AMD, 젠4 기반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 출시, HEDT용 제품군도 부활
[IT동아 남시현 기자] 현지 시각 10월 19일, AMD가 고성능 컴퓨팅 라인업 ‘라이젠 스레드리퍼(Threadripper) 프로 7000 WX’ 시리즈 프로세서를 정식 공개했다. 스레드리퍼 7000 WX 시리즈는 AMD 젠4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전작 대비 클럭당 속도(IPC)를 13% 늘렸고, 최대 96코어 192스레드를 갖춰 전반적인 성능 폭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5000 시리즈에서는 제외되었던 일반 사용자용 HEDT(하이엔드 데스크톱) 라인업이 부활해 일반 사용자도 스레드리퍼를 다시 활용할 길이 열렸다.
OEM 선택지로 접하는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 시리즈
이번 발표의 핵심인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 시리즈는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델 테크놀로지스, HP,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등 OEM 워크스테이션으로 제공된다. 즉 브랜드 제품으로만 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제품 라인업은 코어 수에 따라 총 여섯 개로 출시되며, 가장 상위에 최대 96코어 192스레드에 최대 5.1GHz로 동작하는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프로 7995WX가 있다. 여기서 코어 수가 절반씩 줄어 64코어 128스레드인 7985WX, 32코어 64스레드의 7875WX 등등이 라인업에 있고, 가장 최소 등급에 12코어 24스레드인 7945WX가 있다.
아키텍처 및 코어 수 향상과 더불어 인터페이스, 메모리 지원, 캐시 용량 등도 전반적으로 변경됐다. 이전 세대에서 PCIe 4.0이었던 인터페이스 규격은 대역폭이 더 넓은 PCIe 5.0으로 변경됐고, 더 많은 그래픽 카드를 꽂을 수 있도록 128레인까지 지원한다. 메모리 역시 DDR4 옥타 채널(8채널)에서 DDR5 5200MT/s 옥타채널을 지원해 최대 메모리 효율이 향상됐다.
시스템 작업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캐시 메모리의 전체 용량은 최소 76MB에서 최대 480MB까지 지원한다. 열설계전력(TDP)은 전 라인업이 350W로 전작의 280W에서 상당히 올랐지만 OEM에서 쿨링 솔루션을 장착하고 나오므로 신경 쓸 사안은 아니다. 오버클록은 전체 라인업이 지원하지만, OEM 시스템으로는 제공되지 않는다.
동일하게 64코어 128스레드 구성의 스레드리퍼 프로 5995WX와 7985WX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및 과학 분야에서는 20~30% 성능이 향상됐고, 사진 편집이나 3D 렌더링 등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는 12~43%까지 올랐다. 캐드 등 산업 분야 디자인 성능도 27~46% 빨라졌고, 아키텍처 및 엔지니어링 분야 성능도 17~43%까지 올랐다. 코어 수가 동일하더라도 메모리 지원 및 캐시 용량, IPC 향상 등으로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올랐다. 최대 96코어 제품군과 비교하면 50% 이상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AMD 관계자는 “AMD 스레드리퍼 프로는 다양한 산업분야와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제공한다. 성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파트너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애플리케이션을 최적화하고 있다. 따라서 최종 사용자는 스레드리퍼 프로를 구매하는 것만으로 즉시 업계 최고의 성능을 얻을 수 있고,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그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시 등장한 일반 소비자용 스레드리퍼 라인업
AMD는 지난 스레드리퍼 5000 시리즈에서 일반 소비자용 HEDT 제품군을 출시하지 않았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군의 최상급 프로세서 성능이 과거보다 크게 향상됐고, 반대로 고가의 HEDT 시장 규모는 줄었기 때문이다. 당시 반도체 공급 부족과도 무관하지 않다. 다행히 이번 세대에서는 다시 일반 사용자용 HEDT 제품군이 출시된다.
AMD 라이젠 스레드리퍼 7000은 TRX 50 칩셋을 바탕으로 최대 64코어 128스레드인 7980X, 32코어 64스레드의 7970X, 24코어 32스레드인 7960X 세 라인업으로 출시된다. 프로 라인업과 달리 메모리 채널은 쿼드 채널만 지원하며, PCIe 5.0은 48레인으로 지원한다. 열설계 전력은 350W으로 프로 시리즈와 동일하다. 성능은 56코어 구성의 인텔 제온 W9-3495X와 비교해 최소 4~50%이상 높고, 마야, 솔리드웍스 디자인, 메타셰이프(포토스캔) 측면에서는 69~94%까지 성능이 높다.
프로 7000 WX와의 차이는 코어 수, 칩셋 차이다. 프로 7000 WX 시리즈는 AMD WRX90 칩셋을 사용해 최대 8채널 2TB DDR5까지 장착할 수 있고, 최대 128개의 PCIe 5.0 레인을 포함해 전체 148레인 구성이다. 또 AMD 프로 관리, 비즈니스 레디, 보안 절차, 메모리 가드 등의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HEDT용인 AMD TRX 50 칩셋은 4채널 1TB DDR5 메모리를 지원하며, 48개의 PCIe 5.0 레인을 포함해 전체 92레인 구성이다. 별도 기능은 지원되지 않고 오버클록만 쓸 수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메인보드와 쿨링 시스템을 갖춰야 하므로 스레드리퍼 전용 공랭, 수랭 쿨러도 필요하다.
반도체 수급 해소로 출시, 시장 경쟁 목적 커
AMD는 지난 2022년 9월 말에 젠4 아키텍처 기반의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꼬박 1년이 지나서야 고성능 라인업인 스레드리퍼 프로 시리즈가 나온 셈이다. 물론 AMD가 지금 시점에 스레드리퍼를 공개하는 이유는 적절한 시점을 기다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시장이 대두되면서 기업, 연구소 등을 위한 워크스테이션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 시장을 겨냥한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좋지 못했다. 그래서 인텔이 빠르게 코드명 에메랄드 래피즈 기반의 차기 제품을 준비하는 사이에 스레드리퍼를 공개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텔의 차기작에 거는 기대가 남아있다. 비록 사파이어 래피즈 자체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더라도, 5세대 제품에서는 비교적 문제가 수정되어 기대했던 성능을 낼 수 있으리라는 분위기 때문이다. 제품 출시 자체는 11월 21일부터 시작되고, OEM 제품은 올해 연말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따라서 스레드리퍼 프로 7000 WX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와 맞붙는 12월이 될 전망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