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독주 노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1에 '코파일럿' 도입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현지 시각으로 9월 21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뉴욕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Microsoft Copilot)’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코파일럿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1 운영체제와 문서 편집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브라우저인 엣지 등 여러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능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약 150여 개 이상의 신규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통합 인공지능 서비스인 코파일럿을 출시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가 통합 인공지능 서비스인 코파일럿을 출시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챗GPT가 등장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웠다. 작업에 새로운 흐름을 잡은 개발자나, 창의성을 촉발한 아티스트 등등 인공지능은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재구상, 단순화 최적화하고 있고, 그것을 집대성한 결과가 코파일럿이다”라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MS 코파일럿, 9월 26일 윈도우 11 업데이트로 시작

코파일럿은 윈도우 11 운영체제의 22H2 업데이트에 포함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윈도우 11 운영체제의 22H2 업데이트에 포함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윈도우 11 운영체제에 탑재된 기본 기능, 그리고 그간 추가됐던 인공지능 기능을 통합한 체제로, 오는 26일부터 업데이트되는 윈도우 11 22H2에서부터 쓸 수 있다. 코파일럿에는 새로운 윈도우용 아웃룩,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그림판 및 이미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클립챔프, 노트패드, 새로운 구성을 갖춘 파일 탐색기, 자연스러운 음성을 지원하는 내레이터 등이 포함된다. 다만 내레이터의 경우 예전 버전인 ‘코타나’가 한국에서 지원되지 않았으므로 국내 서비스는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빠르게 체감되는 부분은 검색엔진 빙과 엣지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지원하는 부분이다. 우선 빙AI를 활용한 채팅은 그대로 활용하며, 오픈AI의 DALL.E 3 모델 기반의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가 본격 도입된다. 기존에도 빙AI는 DALL.E 기반의 이미지 처리 기능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모델이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DALL.E 3는 지난 21일 공개된 최신 버전이며, 프롬프트를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알고리즘 편향을 줄이는 새로운 기능이 탑재돼 있다. 또한 사용자가 저작권 문제가 없는 데이터를 쓰거나, 활동하고 있는 작가, 유명 인물 등의 사용을 피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윈도우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오피스 기능에도 결합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은 윈도우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오피스 기능에도 결합된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365(前 오피스 365)도 인공지능 기능으로 강화된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코파일럿은 오는 11월 1일부터 제공되며, 마이크로소프트 365 챗을 통해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적용하게 된다. 사용자는 챗을 통해 ‘누구누구로부터 받은 마지막 이메일에 포함된 링크로 지라(Jira, 협업 툴의 한 브랜드) 클라우드 링크를 만들어줘. 유효 기간은 유지보수 기간 동안만’같이 복잡한 명령을 내리는가 하면, ‘행사 일정이 기재된 특정 워드 파일과 이메일 첨부 내용을 바탕으로 이벤트 일정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 해’같은 명령도 내릴 수 있다.

하드웨어 한계 명백… NPU 탑재 노트북 주목받을 것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인공지능 기술을 편리하게 응용하는 사용자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기능이다. 여전히 가짜 정보를 사실인양 제공하는 할루시네이션이나 논리 오류로 인한 잘못된 결과물 제공 등의 한계는 있겠으나, 복잡한 작업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최신 기능이 그러하듯, 구형 제품에서는 문명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되긴 하지만, 컴퓨터의 성능도 충분해야 쓸 수 있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되긴 하지만, 컴퓨터의 성능도 충분해야 쓸 수 있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이번 발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서피스 랩탑 스튜디오 2와 서피스 랩탑 고 3, 서피스 고 4, 서비스 허브 3 등 다양한 노트북 및 데스크톱 제품군도 함께 공개했는데, 인공지능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성능이 충분한 프로세서가 필요하다는 의미도 된다. 구형 제품에서는 업데이트는 물론 업그레이드까지 하더라도 제대로 호환되지 않을 수 있다. 어도비처럼 클라우드에서 연산을 처리한 뒤 되돌려주는 방식을 사용하면 컴퓨터의 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만, 네트워크가 없으면 쓰기 어려우며 속도 자체에도 한계가 있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들었지만, 혜택은 프로세서 제조사가 가져가는 형국이 될 수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AMD 라이젠 7040HS, 그리고 오는 연말 출시 예정인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는 모두 인공지능 연산 처리를 위한 전용 처리 장치가 탑재된다. AMD 라이젠 7040HS가 출시된 시점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서 화상회의를 할 때 주변부를 블러 처리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지원하지 못하면서 활용도를 찾을 수 없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에 활용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활용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AMD는 지난 6월 AMD 라이젠 AI 엔진이라는 이름의 하드웨어를 공개했고, 인텔 역시 올 연말에 인텔 코어 울트라라는 이름의 CPU에 NPU를 탑재한다 / 출처=AMD
AMD는 지난 6월 AMD 라이젠 AI 엔진이라는 이름의 하드웨어를 공개했고, 인텔 역시 올 연말에 인텔 코어 울트라라는 이름의 CPU에 NPU를 탑재한다 / 출처=AMD

인텔 역시 시각 처리 유닛(VPU)라는 이름을 인공 신경망 유닛(NPU)라는 이름으로 변경하면서까지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하고 나섰는데, 연말에 제품이 출시되는 시점이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기능을 제대로 지원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즉 인공지능 기능의 활용도가 높다면 해당 제품들 역시 주목받을 것이고, 의외로 속빈 강정이라면 큰 활약을 보여주진 못할 것이다.

코파일럿 성공 여부가 AI PC 시대 성패 가를 것

결과적으로 인공지능 기능은 여전히 과도기에 있다. 대형 언어 모델이 조금씩 상업적인 활용도를 갖추고 있지만, 대중의 활용도가 더딘 게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에 주력하는 이유는 운영체제나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 이상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나 코파일럿은 그간 출시된 인공지능 기능을 모두 엮은 기능이고, 또 이를 플랫폼으로 밀기 시작했다는 점은 AI가 시장의 중심부가 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의 성공 여부가 아마도 인공지능의 대중화를 결정짓는 여부가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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