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건설 근로자와 숨쉬는 금융, 웍스메이트 '핀테크 개발자' 이야기
[IT동아 차주경 기자] ‘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스타트업人으로 소개할 기업은 온라인 건설인력 중개 플랫폼 ‘웍스메이트’입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도록 돕는 온라인 앱 '가다'를 운영합니다. 웍스메이트 가다를 쓰면 인력중개 사무소에 가지 않고 일하려는 현장에 지원 가능합니다. 이 앱은 건설 현장까지의 거리와 현장 상황 등 정보를 제공하고,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착실히 경력을 쌓도록 돕습니다.
무엇보다, 웍스메이트 가다를 쓰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은 임금을 그날 바로 정산 받습니다. 투명하게 정산된 임금을 그날 바로 받는 매력은 아주 큽니다. 행여 임금을 떼일 우려도, 불합리하게 적은 임금을 받을 우려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편리할뿐만 아니라, 임금을 받은 내역을 토대로 금융 건전성을 증명 가능합니다. 이를 토대로 금융권에 혜택을 요구하는 것도 됩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임금을 당일 정산해서 지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건설사의 현장과 은행 등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서 근로자의 근로 내역, 제세공과금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근로자의 출결 여부와 추가 근로 시간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근로자들의 임금, 즉 돈을 다루기에 365일 24시간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웍스메이트는 위와 같은 일련의 임금 정산·지급 절차를 ‘선정산 서비스’로 만들어 운영합니다. 이 서비스를 구축, 운영하고 유지 보수하는 조현덕 웍스메이트 서비스 개발 그룹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그는 건설 현장의 디지털화 기술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핀테크 영역’을 맡아 쌓은 경력과 느낀 소감을 밝힙니다.
IT동아 : 웍스메이트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요?
조현덕 매니저 : 웍스메이트에서 백엔드 영역의 개발을 맡습니다. 가다 앱 개발과 운영, 근로자와 관리자용 앱의 API(앱 입력 도구),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선정산 서비스의 유지 보수가 주요 업무입니다.
사실, 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했습니다. 프론트엔드란, 앱의 화면이나 버튼 등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보이는 요소를 개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곳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면, 이것을 인식해 데이터를 조합해서 서버 단으로 전송 처리하는 것이 백엔드 업무입니다.
웍스메이트 개발 팀은 최고 개발 책임자를 필두로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담당자가 각각의 영역에서 활동 중이에요. 개발뿐만 아니라 서비스 운영과 데이터 관리도 저희 역할입니다. 앱에서 가장 중요한 서비스를 만들고 유지보수한다는 자부심을 가졌어요.
IT동아 : 핀테크 개발자가 되기로 한 동기, 그리고 일터로 웍스메이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현덕 매니저 :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바로 웍스메이트에 입사했습니다. 일할 기업을 찾던 중, 웍스메이트의 표어 ‘건설 현장의 디지털화를 선도한다’는 문구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제 능력을 발휘해서 플랫폼 앱을 만들고, 이 앱으로 건설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편의까지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웍스메이트에 입사한지 올해로 3년째에요. 재직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임직원끼리 업무를 자연스레 공유하고 오류 점검, 테스트를 모두 함께 하는 기업 문화가 특히 좋았어요. 웍스메이트는 영어 닉네임을 지어서 서로를 부릅니다. 수평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저마다 의견을 쉽게 내는 점, 이를 토대로 함께 발전하는 문화를 만들었어요.
일을 하다가 막히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다른 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되니까요. 저 자신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해서 백엔드 개발자로 직무를 바꾼, 업계에서 드문 사례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방법, 개발 전반의 이론과 지식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웍스메이트 고유의 기업 문화와 역동성 덕분에 이 어려운 일을 결국 해냈어요. 이러한 경험이 결국 핀테크 개발자의 역량으로 자리 잡는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성과를 내니, 웍스메이트도 제가 꾸준히 기회를 주며 성장하도록 이끌었어요.
IT동아 : 핀테크 개발자가 갖출 역량은 무엇인가요?
조현덕 매니저 : 가장 필요한 것은 개발 능력이지요. 웍스메이트 가다의 선정산 서비스처럼, 하루에만 수많은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에요. 데이터베이스를 잘 다루고 관리하는 방법, 수많은 외부 파트너의 개발 도구와 우리 도구를 최적화하는 방법,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설계하고 유지보수하는 방법 모두를 알아야 합니다.
몸 담고 있는 기업의 특성, 그리고 우리 기업과 손 잡은 파트너 기업의 특성도 이해해야 합니다. 웍스메이트는 선정산 서비스를 국민은행, 하나은행과 함께 합니다. 그런데, 은행에 따라 입출금 방식과 구조가 조금씩 달라요. 이런 특성까지 파악해 서비스에 반영하는 융통성도 필수 역량입니다.
꼼꼼하게 서비스를 감시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 소통과 임기응변 능력도 핀테크 개발자가 꼭 가져야 할 역량이에요. 일을 하다보면 은행이나 VAN 등 파트너 기업의 기능이 오류를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돈을 다루는 핀테크 서비스에서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것이 오류에요. 이것을 그냥 보고만 있으면 안됩니다.
오류를 발견하는 즉시 발빠르게 대처하는 능력, 파트너 기업에게 바로 알려 해결책을 논의하고 반영하는 능력도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려면 데이터베이스를 보고 분석하는 역량, 스스로 취약한 곳을 찾아 먼저 대응하고 보완하는 능동성을 갖춰야 해요. 핀테크 개발자의 미덕은 이처럼 다양하다고 하겠습니다.
IT동아 : 핀테크 개발자는 정말 많은 역량을 가져야 하는군요. 이 역량을 발휘해서 만든 웍스메이트의 선정산 서비스를 소개해주세요.
조현덕 매니저 : 지금까지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가 일을 마친 후,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임금을 받았어요. 이 과정이 복잡한데다 대부분 수기로 작성되던 탓에, 간혹 임금 액수가 더 적게 지급되거나 지급일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손해로 이어져요.
웍스메이트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출근 여부와 공수(업무 시간), 임금 계산과 지급 여부를 모두 디지털 관리하는 선정산 서비스를 마련했습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 베이스로 기록되니 빠르고 정확해요. 은행, 건설사와도 디지털 데이터를 주고받으니 신속하게 임금을 계산하고 지급 가능합니다. 임금이 누락될 우려도 없고,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은행의 계좌이체를 쓰듯 바로 지급받도록 돕습니다.
건설 기업도 웍스메이트 가다의 선정산 서비스를 쓰면 여러 편의를 얻습니다. 중간에 누군가를 거칠 필요가 없으니, 임금을 신속하게 일용직 근로자에게 지급 가능해요. 그러니 이 과정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일도, 처리가 미뤄져 자금 담당자가 고생을 할 일도 없습니다. 자연스레 건설 기업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자금 관리를 원활히 하도록 돕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도 좋고요.
표현하기는 쉽지만, 사실 아주 만들기 어려운 서비스였어요. 건설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수 정산금과 은행의 요청 사항을 꼼꼼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건설 현장에서 들어온 금액과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정산된 금액의 비교 분석, 조율을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도 노력한 끝에, 지금은 선정산 서비스의 완성도를 유지하며 원활하게 제공 중입니다.
IT동아 : 웍스메이트에서 선정산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일 혹은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어려운 점이나 도전 과제도 알려주세요.
조현덕 매니저 : 지금까지는 사람이 손으로 적으며 관리했던 탓에 여러 문제를 일으켰던 임금의 정산을 성공리에 디지털화했다는 자부심을 가졌어요. 제가 만든 핀테크 서비스가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고 도움을 준 셈이니까요.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핀테크 개발자가 갖출 자세와 태도를 가르쳐 준 한 사건이 떠오르네요. 앞서 선정산 서비스를 운영하던 중, 한 은행에서 오류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 후 정상 처리됐다는 응답 값을 받게 돼 있어요. 그런데, 임금을 지급했는데도 이 값이 은행으로부터 오지 않은 거예요. 웍스메이트 가다의 데이터베이스에도 ‘처리 중’이라고 나왔고요.
바로 은행과 VAN 기업에 문의했습니다. 담당자들과 신속히 소통하며 은행측의 오류라는 점을 빨리 찾아냈어요. 은행 담당자와 협업해 이 오류를 즉시 해결했습니다. 핀테크 개발자는 꼼꼼하게 서비스를 감시하다가 오류를 사전에 발견, 발빠르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계기였어요.
핀테크 개발자는 늘 고민합니다. 돈을 다루는 일이니 절대 실수하면 안돼요. 예를 들어, 금액을 처리할 때 0을 하나 더 붙이면 그야말로 참사가 일어납니다. 게다가, 은행과 함께 서비스를 만들기에 서로 깊은 유대관계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서비스 감시와 기획, 개발과 테스트까지 해야 해요.
웍스메이트 가다와 선정산 서비스를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늘 안심하고 쓰도록, 실력과 경험을 쌓는 것이 도전 과제에요. 핀테크 서비스는 만들기 어렵지만, 그것은 개발자가 감당할 짐이에요. 핀테크 서비스를 소비자들은 편하게 써야 합니다. 파트너 은행마다 다른 입출금 구조와 API를 분석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손쉽게 은행을 바꿔가며 임금을 정산 받도록 꾸몄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파트너 은행을 맞더라도 바로 적용 가능하도록 서비스도 개선해뒀어요.
IT동아 : 웍스메이트에서, 나아가 핀테크 업계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현덕 매니저 : 우선 웍스메이트 후배들이 믿고 따르면서 언제든 조언을 요청하는, 믿음직한 시니어 개발자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저 자신도 웍스메이트에서 일하는 선임 개발자의 도움을 받아 지금처럼 성장했으니까요.
아직 경력이 길지 않지만,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웍스메이트의 비전을 이루는데 힘을 싣고 싶습니다. 새벽부터 인력중개 사무소에 나가지 않고, 모든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집에서 쉽고 편하고 빠르게 일자리를 찾도록 도울 거예요. 물론, 이 분들이 임금을 적게 받거나 제 때 못 받지 않도록, 늘 안심하고 일한 다음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도울 기술도 연구 개발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