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초고성능 SSD, PS5에 장착해도 그만큼 빠를까요?
[IT동아 권택경 기자] 낸드플래시(NAND Flash) 메모리 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이에 기반한 저장 장치인 SSD 가격도 계속해서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업계 입장에서는 괴로운 시기지만, 반대로 SSD 구매나 교체를 노리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그리 나쁜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부터 PCIe 4.0 NVMe SSD를 추가로 장착해 용량을 증설할 수 있게 하면서, PS5 이용자들이 용량 증설용 SSD를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소니는 SSD를 구매해 장착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순차 읽기 속도 5500MB/s 이상인 제품을 권장한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권장 사양을 훨씬 웃도는 고성능 제품도 많이 출시되다 보니 이런 의문도 듭니다. 속도가 더 빠른 제품을 쓰면 PS5에서도 로딩 속도나 게임 성능 개선 효과도 그만큼 나타날까요? oigXXXX님이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이전에 콘솔 게임 용량 확장법에 대한 기사를 보고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PS5에는 요구 사양만 충족하면 아무 SSD나 자유롭게 달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속도가 요구사양보다 빠르면 빠를수록 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최소 사양에 턱걸이하는 제품을 살 지, 최신 제품을 살 지 고민이 돼서요.” (일부 내용 편집)
기준치 이상 성능은 콘솔에선 의미 없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구 사양에 턱걸이하는 제품을 구매하셔도 무방합니다. 소니에서 권장 사양으로 요구하는 5500MB/s만 충족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내장 SSD와 동일한 게임 경험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수치 또한 권장 사양이라 실제로는 이에 미달하는 제품들도 큰 문제 없이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기술 매체들의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3000MB/s 중반대 순차 읽기 속도를 지닌 SSD라도 PCI-e 4.0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제품이기만 하면 큰 문제 없이 작동한 건데요. 로딩 속도에서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1~2초 정도의 미세한 차이에 불과했고, 게임 성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5500MB/s를 훌쩍 앞지르는 SSD 제품을 썼을 때 내장 SSD 속도보다 로딩 속도가 미세하게 빨리지기도 했지만, 게임 성능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이는 이용자마다 사양 및 환경이 달라 그에 맞춰 게임 성능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PC와 달리, 콘솔 게임기는 사양을 획일화한 제품으로 동일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설계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확장 슬롯에 아무리 빠른 SSD를 달아도 딱 필요한 성능만큼만 활용하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PS5 자체가 PCIe 4.0 인터페이스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PCIe 5.0 기반 SSD를 설치하더라도 그만큼 하향된 속도로 작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PCIe 4.0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SSD 중 순차 읽기 속도 5500MB/s를 충족하고, PS5 호환성이 확인된 제품이기만 하면 굳이 더 비싼 제품을 쓰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고사양 SSD는 PS5보다는 PC에 설치하는 게 제품을 훨씬 잘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만약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속도보다는 차라리 용량에 투자하는 걸 권합니다.
사실 3000MB/s대 수치를 기록한 제품들도 문제 없이 작동한 걸 보면 소니에서 권장사양으로 제시한 5500MB/s도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설정한 값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권장사양에 미달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건 추천하기 힘듭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게임들에서는 문제가 없더라도 추후 하드웨어 최대 성능이 필요한 게임이 나온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이나 서비스의 선택, 혹은 이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pengo@itdonga.com으로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