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위한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 덕에 과감한 혁신 가능했죠”
[IT동아 권택경 기자] 지난 25일 경기 수원 장안구의 한 스크린골프장, 골프 삼매경 중이던 손님들이 잠시 목을 축이기 위해 방에서 테이블오더로 음료를 주문하자 카운터에 ‘딩동’ 소리가 울린다. 화면에 뜬 주문 내용을 확인한 사장님이 음료를 서빙 로봇에 실은 뒤 버튼을 누르자 로봇이 방 앞까지 음료를 날랐다. 경기 수원 장안구의 스크린골프장 ‘골프존 파크 송죽 텐스크린점’은 최근 골프 손님들의 요기를 위한 주류 및 식음료 판매를 준비하면서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 상점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곳을 운영하는 권영훈 대표는 “스크린골프 업종이 코로나19 기간 반짝 호황을 누리긴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한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 불특정다수가 한 공간을 공유하는 실내연습장의 대안으로, 개별 객실을 이용하는 스크린골프가 인기를 끈 덕분에 손님이 몰렸지만, 호황을 틈타 창업이 이어지며 포화 상태가 됐다는 설명이다. 스크린골프경영자 협회장이기도 한 권영훈 대표에게도 창업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권영훈 대표는 주류와 식음료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끼니와 술까지 매장 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골프장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계산이다. 문제는 이를 위한 조리와 서빙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스마트 상점 솔루션 덕분에 인건비 걱정 없이 업종 확장이 가능했다.
권 대표는 “오픈부터 마감까지 제가 직원과 번갈아 가며 매장을 보는데, 서빙 때문에 한 명을 더 고용하자니 부담이 컸다. 1명이 아니라 딱 0.5명분의 노동력만 더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 상점 솔루션이 이런 상황에서 제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물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스마트 상점 솔루션을 100% 자비로 도입하는 건 소상공인 입장에서 부담되는 일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권영훈 대표가 선택한 게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올해부터 시행하는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은 국내를 대표하는 스마트 상점 솔루션 기업들이 주관 기관으로 참여해 직접 스마트 상점 솔루션 도입을 위한 상담과 기술 보급을 제공한다. 최대 70%까지 국비 지원이 되던 기존 사업들과 달리 정부와 주관기관이 비용을 나눠 분담해 최소 80%로 지원 폭을 넓혔다.
권 대표가 주관기관으로 스타트업인 넥스트페이먼츠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넥스트페이먼츠가 주관기관 중 유일하게 비용을 5% 추가 부담해 소상공인 부담을 15%까지 낮춘 점 때문이다. 약 2500만 원 상당의 솔루션 비용 중 15%에 해당하는 약 375만 원만 부담하면 매장을 스마트 상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셈이다. 비용은 카드 할부 결제도 가능해 한 달 약 30만 원으로 부담을 나눌 수도 있다.
권영훈 대표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디지털 전환에 큰돈을 투자하기가 힘든 게 현실인데,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 덕분에 비용 부담 없이 과감한 혁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주류 및 조리 음식 판매를 위한 일반음식점 허가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 실제 판매가 아닌 서비스 음료를 제공하는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지만 운영 효율 개선 효과를 벌써 체감 중이다. 권 대표는 “인터폰으로 주문받을 때는 다른 일을 하다가도 벨이 울리면 일을 그만두고 인터폰을 받아야 했지만, 테이블오더를 도입한 이후에는 일을 끝내고 주문 관리 화면에서 내용을 확인하면 되니 업무 흐름이 끊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시 장기동의 ‘중식당 온’도 비슷한 이유로 이달 초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상점 솔루션을 도입했다. 요식업 특성상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바쁜 정도가 널뛰기를 하지만 선뜻 추가 고용은 하지 못하는 상황에 스마트상점 솔루션이 완벽한 해법이 됐다. 김한솔 중식당 온 대표는 “주말에는 손님이 몰려 인력이 부족한데, 한 명을 추가로 고용하자니 인건비가 부담돼 고민 중인 상황이었다”며 “마침 상생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을 알게 돼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한솔 대표는 스마트상점 도입 이후 무엇보다도 복잡했던 업무 동선이 간소화됐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메뉴판을 가져다주고, 주문을 받은 뒤 이를 포스(POS)에 직접 입력해야 했지만 이제는 테이블오더 덕분에 손님 인원수를 확인하고 세팅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문을 직접 받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주문 실수나 누락도 사라졌다. 서빙 로봇은 서빙 때뿐만 아니라 테이블 치우고, 기물 옮기는 일에도 활용할 수 있어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테이블오더를 활용하면서 지면이 한정된 종이 메뉴판과 달리 모든 메뉴 사진을 넣게 됐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메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니 ‘이게 뭐냐’며 물어오는 손님도 줄어 응대 부담이 줄었다. 김한솔 대표는 “기다리다가도 심심하니, 테이블오더로 메뉴를 살펴보다 추가 주문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넥스트페이먼츠의 상생형 스마트상점 기술 패키지에 포함된 유동인구 분석 솔루션에 대한 두 대표의 기대도 컸다. 유동인구 분석 솔루션은 매장 입구에 달린 센서로 고객들의 인구통계학적 분석 데이터를 모아 주기적으로 보고서 형태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현재는 도입 초기라 아직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정이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이미 세웠다.
김한솔 대표는 “최근 요식업은 블로그 홍보 등 마케팅도 중요한데, 객층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마케팅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유동인구 분석 솔루션으로 매장에 주로 찾는 고객층을 파악한 뒤 이에 맞는 맞춤형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존 파크 송죽 텐스크린점 권영훈 대표도 “유동인구 분석 솔루션으로 주요 고객층이나 시간대별 만석률을 파악해 이를 메뉴 구성에 반영한다든지, 취약 시간대를 보완하는 영업 전략을 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두 대표들은 충실한 사후 지원 또한 넥스트페이먼츠 기술 패키지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한솔 대표는 “별도의 월 사용료가 없는 데다 원하는 기능을 요청하면 이를 추가 비용 없이 개발해 추가해준다”며 “마침 이번에 지역화폐 결제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막 개발이 완료되어 추가된 참”이라고 귀띔했다. 권영훈 대표도 “손님들끼리 음료수 등을 걸고 내기 골프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기능 개발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상민 넥스트페이먼츠 스마트 상점 총괄 매니저는 “소상공인들의 매장은 형태도 상황도 천차만별이라 일괄적인 솔루션이 아닌, 그들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소상공인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보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