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M 경쟁 본격화, 실증 사업 통해 안전기준 마련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8월 21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 1단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실증사업 1단계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 진행하며, 크게 ‘연구개발(R&D) 단일 분야’와 ‘통합운용 분야’로 구분해 추진한다.

주요 실증범위는 ‘버티포트 운영 및 UAM 교통관리 서비스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안전성 통합점검’, ‘통신, 항법, 감시, 정보 공유·교환을 통한 이해관계자간 역할’, ‘악천후, 기기고장 등 상황별 비정상상황에 대비한 대응계획’ 등이다.

출처=국토교통부
출처=국토교통부

연구개발 단일 분야는 교통관리와 기체·운항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총 11개 기업이 5개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며, 로비고스와 파인브인티는 교통관리 부문 주관기관으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플라나, 볼트라인은 기체·운항 주관기관으로 참여한다.

통합운용 분야는 2024년 1월부터 총 35개 기업이 7개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포함해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카카오모빌리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대기업이 2024년 1월부터 UAM 기체를 이용해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등 통합운용 실증과 비행단계별 소음측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 주요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는 도심항공교통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이하 UAM)은 친환경 자동차, 자율자동차 등과 함께 떠오른 미래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 인구 증가와 대도시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도로교통 혼잡 문제와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할 미래 교통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시화율(도시 거주 인구 비중)이 2018년 55.3%에서 2035년 62.5%, 2050년 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2019년 기준, 국내 도시화율은 91%로 이미 포화 상태로, 수도권 인구 밀집도는 전 세계 5위에 이른다. 이처럼 도시에 몰리는 인구는 해당 지역의 여러 교통 및 이동 문제를 야기해 대체 교통 수단을 찾아야만 한다.

때문에 UAM에서 활용하는 기체는 마치 드론을 크게 만든 듯한, 전기동력 수직이착륙 항공기(electric Vertical Take Off & Landing, 이하 eVTOL)가 대부분이다. 활주로 없이 수직이착륙할 수 있으며, 기존 비행기와 헬리콥터 대비 소음도 적다. 또한,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탄소 배출 등 여러 측면에서 친환경적인 특징을 지닌다.

eVTol / 출처=셔터스톡
eVTol / 출처=셔터스톡

전 세계는 UAM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 중이다. 기체 개발 및 양산부터 버티포트(UAM 전용 이착륙장, Vertiport)와 같은 인프라 구축, 인력 관리, 운송 서비스 및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연결하는 모빌리티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경제 가치는 매우 크다. 미국의 글로벌 투자사인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를 2020년 70억 달러(한화 약 9조 2680억 원)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40년 1조 5000억 달러(한화 약 1986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연평균 18.9% 성장률을 예상하는 전기자동차 시장보다 더 빠른 성장세다.

eVTol을 개발하고 있는 전 세계 기업은 항공업계부터 자동차업계 등 250개 이상이다.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이 주요 투자사인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Vertical Aerospace)’, 미국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이 투자한 ‘아처(Archer)’, 중국 텐센트 등이 투자한 독일의 ‘릴리움(Lilium)’, 우버의 우버 엘리베이트를 인수한 eVTOL 업체 ‘조비(Joby)’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시스가 지난 2022년 미국의 UAM 기술 기업 오버에어(Overair)의 시리즈B 추가 투자 유치 단계에 각각 5000만 달러(한화 약 643억원)와 6500만 달러(한화 약 836억원)를 투자하며 eVTol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참고로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에 2019년 시리즈A 25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한화 약 298억 원), 2021년 시리즈B 3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한화 약 346억 5000만 원)를 투자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 출처=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 출처=한화시스템

또한, SKT도 지난 2023년 6월 조비에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 원)를 투자하며 지분 약 2%를 확보, 조비가 개발한 eVTOL을 국내에서 독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출처=SK텔레콤
출처=SK텔레콤

국내 UAM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기업들

오는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K-UAM 그랜드챌린지를 통해 1년간 시행하는 실증사업 통합운용 부문에 나서는 7개 컨소시엄은 서로의 정보를 감추며 치열한 물밑 경쟁 중이다. 2024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 ‘UAMita’, ‘현대자동차·KT’, ‘K-UAM 드림팀’, ‘UAM Future팀’, ‘롯데’, ‘대우·제주’ 등이 실증사업 통합운용 부문에 나서며, 기체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운영, 시스템 등을 실증한다.

2024년 1월부터 진행하는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 1단계 통합운용 부문 참여 컨소시엄 / 출처=국토교통부
2024년 1월부터 진행하는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 1단계 통합운용 부문 참여 컨소시엄 / 출처=국토교통부

대한항공·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현대자동차·KT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자율주행개인형비행체(OPPAV)’를, UAMita는 오토플라잇의 ‘프로스퍼리티’를, K-UAM 드림팀은 조비의 ‘S4’를, UAM Future팀은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의 ‘VX4’를, 롯데는 욘트의 ‘저니’를, 대우·제주는 베타테크놀로지스의 ‘알리아250’을 UAM 기체로 사용한다.

국토부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기체 안전성과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등의 통합운용 능력을 확인하고 이착륙 비행 단계별 소음 측정 등을 통해 국내 UAM 운용에 필요한 안전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성을 검증하고 기술 성숙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기업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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