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루이테크놀로지 “폰으로 관광 가이드와 통역 서비스 동시 구현”
[IT동아 김영우 기자] 경기도 판교 지역은 대한민국 IT 산업의 중추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성장한 신흥 강자들이 다수 자리잡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도 크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중견기업 외에 중소기업도 다수 자리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의 비중도 크다. 그리고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기 위한 기관 및 프로그램 역시 활성화된 것이 판교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산하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인력이나 자금, 공간이 부족한 스타트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이 판교 및 경기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술 및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번에 소개할 ‘루이테크놀로지(대표 이상호)’ 역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발굴된 스타트업 중 하나다. 이들은 단체관광이나 컨퍼런스, 세미나 등에서 정보 전달 및 통역용으로 주로 이용하는 무선 송수신기(리시버)에 주목했으며, 인공지능(이하 AI) 및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한층 진보된 기능을 제공하는 ‘보이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취재진은 루이테크놀로지의 이상호 대표를 만나, 단순히 무선 송수신기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꿈꾼다는 그의 계획을 살펴봤다.
- 루이테크놀로지라는 회사명은 어떤 뜻을 담았나?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경위도 궁금하다
: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에 익숙했고, 25년 간 IT 업계에 있었다. 광통신 장비를 비롯한 네트워크 장비, ATM 장비, 보안 솔루션 등을 연구했으며, 시스템 통합 업무 및 해외 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건 2017년부터인데, 해외사업을 했던 경험을 통해 그 어떤 국가에서도 발음하기 쉬운 기업명을 짓고자 했다. ‘루이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한자로는 정성스러울 루(慺), 이로울 이(利)로 쓰는데, 세상에 없는 제품을 정성스럽게 만든다는 뜻을 담았다. 서양권은 물론, 중국 등의 동양권에서도 ‘루이’라는 이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 루이테크놀로지는 어떤 기업인가? 대표적인 솔루션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
: 설립 초기에 주목한 것이 단체관광이나 컨퍼런스 등에서 주로 쓰는 무선 송수신기다. 업계에서 일하는 동안 국제 회의나 컨퍼런스 등에 종종 참여하곤 했는데,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제품을 구상했다. 무선 송수신기는 매일 충전을 해야 하고 수량 관리도 힘들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상황에선 방역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별도의 무선 송수신기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1대 다수의 동시 통역 여행 가이드나 컨퍼런스를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창업 초기에 선보인 것이 ‘보이스 씽스’라는 하드웨어다. 마치 이동형 와이파이 라우터(일명 에그)와 같이 핫스팟(접속 구역)을 생성하고, 여기에 접속한 스마트폰을 무선 송수신기처럼 쓸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 클라우드 및 모바일 앱 기반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최근 출시한 ‘보이스 클라우드(Voice Ai CLOUD)’다.
- 보이스 클라우드가 기존의 무선 송수신기에 비해 어떤 이점을 가지고 있나?
: 얼핏 보기에 단순히 기존의 무선 송수신기를 대체하는 솔루션 같지만 사실은 ‘줌’과 같은 원격 회의 플랫폼에 가까운 점도 있다. 우선 이벤트를 생성해 카카오톡 같은 문자메시지나 QR 코드를 공유하는 것으로 앱 설치 및 회의 참여가 가능하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이므로 당연히 이용자 간의 거리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고, 단방향 외에 양방향 소통까지 가능하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가지게 되는 또 하나의 이점은 별도의 핫스팟을 생성할 필요도 없고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된다는 것이다. 100~200명 이상의 많은 인원이 참여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최대 1700명이 동시 참여한 상태에서도 원활한 진행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통역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어나 영어, 일본어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생성해 골라 들을 수도 있다.
- 유사한 다른 서비스는 없나? 있다면 보이스 클라우드만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 의외로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줌이나 디스코드 같은 것도 있긴 하지만 이런 것을 단체관광용으로 쓰기는 힘들다. 카카오톡 그룹콜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그건 5명까지만 동시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앞서 말한 것처럼 그것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 가능하다. 보이스 클라우드는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데다, AWS(아마존웹서비스)의 클라우드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에 이것이 가능하다. 그 외에 최적화에도 힘써서 1시간에 배터리를 불과 5% 정도만 소모한다. 오랜 시간 동안 관광이나 세미나를 할 경우 특히 유용하다.
- 보이스 클라우드의 영문 제품명(Voice Ai CLOUD)에는 ‘AI’가 들어간다. AI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했나?
: 음성 AI를 통해 노이즈를 최소화했으며,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더 나아가 AI 및 빅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관광 비즈니스도 가능해진다. 이를테면 명동에 방문한 일본 관광객은 어떤 질문을 자주 하는지, 명동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주로 어느 가게를 방문하는지 등의 빅데이터를 쌓을 수 있고, 이를 분석해 향후 비즈니스의 방향성도 정할 수 있다.
- 출시 초기인데 시장의 반응이 있나?
: 보이스 클라우드를 지난 3월에 출시했는데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주로 관광 업계에서 이용하고 있는데. 서울 경복궁, 부산 벡스코 등의 국내 랜드마크 외에도 중동 사막이나 시베리아와 같은 해외 오지에서도 이용한 기록이 있다. 관광객들이 좀 더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편하게 제공받을 수 있으니 비교적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단순히 깃발을 따라다니며 밥 먹고 사진만 찍는 관광이 아니라 해당 관광지의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관광이 가능하니 여행사 입장에서도 보다 전략적인 여행 상품의 기획이 가능하다.
- 보이스 클라우드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업데이트될 것인가?
: 보이스 클라우드를 이용한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가능하도록 기능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를테면 내가 뉴욕을 방문했다면 매칭 시스템을 통해 적합한 가이드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관광 가이드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외에 주변의 맛집이나 명소를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찾아주는 등의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문자 메신저의 대명사가 카카오톡인 것처럼, 보이스 클라우드가 관광이나 컨퍼런스용 플랫폼의 대명사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시장 규모를 볼 때 국내보다 해외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를 위해 중국인을 비롯한 특정 관광객에 최적화된 디자인과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제공할 것이다. 내년 CES 행사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 만날 예정이라 기대가 크다.
-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자금 문제도 있고, 유용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다. 다만, IT 업계에서 25년 동안 있어보니 기술이나 인력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정성’이었다. 물론 정성을 다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 하여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개발한 보이스 클라우드 역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 여정을 기록하는 솔루션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