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인 취향 존중하는 무선 이어폰, 오디오테크니카 ATH-TWX9
[IT동아 한만혁 기자] 무선 이어폰이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무선의 자유로움을 넘어 음질, 편의성, 부가기능, 가격 등 저마다 차별점을 내세운다. 특히 전통 음향기기 제조사들은 자사 고유의 음색을 제공하며 소비자의 귀를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해 60주년을 맞이한 오디오테크니카가 무선 이어폰 ATH-TWX9(이하 TWX9)을 내놨다. TWX9의 차별점은 개인 최적화 기능이다. 개인의 신체조건과 청음 환경을 분석해 노이즈 캔슬링을 최적화한다. 이어폰 설정이나 부가기능은 다양한 옵션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한 마디로 개인 취향을 존중하는 무선 이어폰이다. 물론 음질은 기본이다.
고급스러운 바 타입 디자인
우선 이어폰과 케이스를 살펴보자. TWX9는 오디오테크니카 프리미엄 라인업답게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지닌다. 무광 블랙과 유광 다크 브론즈를 조합했고 인체공학 기반의 유선형 디자인으로 그립감도 좋다.
이어폰은 애플 에어팟과 같은 바 타입이다. 단 귀 안에 밀어 넣는 커널형이다. 아래로 뻗은 기둥이 손잡이 역할을 하니 착용하기도 편하다. 겉에는 터치패널과 버튼을 모두 달았다. 덕분에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버튼의 경우 아래로 뻗은 기둥 부분에 달았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생기는 압박감이 없어 편하다.
케이스는 이어폰 보관과 보조 배터리 역할을 한다. 앞에는 작동 상태를 알려주는 LED 인디케이터가 자리한다. 초록색은 케이스 충전 상태, 흰색은 배터리 잔량, 보라색은 살균 시스템 작동 상태, 파란색은 전원 켜짐 상태다.
배터리 충전은 USB 타입C 단자나 Qi 규격 무선 충전을 이용하면 된다. 이어폰은 완전 충전 시 최대 6시간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를 이용하면 18시간 30분으로 늘어난다. 배터리 수명만 보면 동급 무선 이어폰 대비 다소 짧은 편이다. 물론 살균 시스템을 지원하지만 배터리 수명이 20시간에 못 미친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만큼 자주 충전해야 한다.
이어팁의 경우 12쌍을 기본 제공한다. 이어폰에 끼우는 기둥 길이에 따라 숏(Short), 스탠더드(Standard), 롱(Long)으로 나누고, 각각 4가지 크기(XS, S, M, L)가 들어있다. 대부분의 이어폰은 크기별로 3~4쌍을 제공한다.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사용자 귀에 좀 더 최적화된 이어팁을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기둥 길이에 따라 착용감과 성능이 달라진다. 숏은 길이가 짧아 착용감이 좋지만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다소 약하다. 음질 측면에서는 저음이 줄고 고음이 강해진다. 롱은 귀 깊숙이 들어가기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향상되고 저음이 부각된다. 스탠더드는 그 중간이다.
다양한 개인 최적화 기능
오디오테크니카가 TWX9를 선보이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개인 최적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다. 처음 이어폰을 착용하고 전용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 귀 내부를 측정하고 그에 맞춰 최적화한다. 주위 환경에 따라 최적화하는 기능도 담았다. 오른쪽 터치패널을 길게 누르거나 앱의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 메뉴를 누르면, 2개의 마이크로 주변 소음을 측정하고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조절한다. 이 기능은 원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한 번 설정한 후 장소를 옮기면 다시 최적화하는 것이 좋다.
최적화가 번거롭다면 집, 사무실, 이동 중, 기차, 비행기 등 5가지 프리셋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도 된다. 이는 오디오테크니카가 각 환경을 측정해 미리 세팅해 놓은 모드다. 모드마다 차단하는 음역대나 강도가 미세하게 다르다. 물론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최적화 모드가 가장 효과적이다.
TWX9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강력하진 않다. 귀를 완전히 밀폐하지 않는 이어폰의 특성상 외부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저음역대의 자동차 엔진소리나 커피머신 소음, 주변 사람 대화는 충분히 상쇄한다. 어디서든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음악에 집중하기에는 충분하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히어스루의 경우 외부 소리 유입 정도를 5단계로 나누고 개인 취향에 맞게 선택하도록 했다. 각 단계에 따라 외부 소리의 볼륨이 달라진다. 이때 음악 볼륨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급하게 외부 소리를 들어야 할 때는 퀵 히어스루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히어스루와 비슷하지만 해당 메뉴에 빠르게 진입한다는 점과 재생 중이던 음악을 음소거 상태로 바꾼다는 점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노이즈 캔슬링이나 히어스루 성능은 만족할 만하다. 단 각 모드의 전환 속도가 느리다. 버튼을 누르고 1초 정도 시간이 지나야 반영된다.
개인 최적화를 강조하는 TWX9의 성향은 전용 앱 ‘오디오테크니카 커넥트(Audio-Technica Connect)’에서도 드러난다. 오디오 코덱, 이퀄라이저, 노이즈 캔슬링, 히어스루, 볼륨 단계, 안내음 등 이어폰 세부 설정을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다. 터치패널과 버튼의 기능도 마찬가지다. 버튼 위치, 누르는 횟수에 따라 전혀 다른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제품으로 다시 세팅할 수 있다. TWX9를 제대로 쓰려면 앱 설치는 필수다.
부가기능으로 편의성 강화
음질을 강조하는 무선 이어폰은 대부분 불친절하다. 음질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편의성을 높이는 부가기능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TWX9는 다르다. 다양한 부가기능을 담았다.
대표적인 것이 살균 시스템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방출하는 심자외선 LED로 이어폰을 소독한다. 귀지 등 오염물질을 털어내지는 못하지만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세균은 제거한다. 덕분에 습기가 많은 계절에도 염증 걱정을 덜 수 있다.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고 그대로 두면 약 70초 동안 소독한다.
두 개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멀티포인트 페어링도 지원한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함께 연결해 놓으면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다가 스마트폰으로 바로 통화할 수 있다. 다시 페어링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편하다. 참고로 음악은 동시에 재생해도 먼저 재생한 기기의 음악만 들을 수 있다.
이외에도 블루투스 5.2를 기반으로 이어폰을 케이스에서 꺼내면 바로 페어링하는 오토페어링, 이어폰을 귀에서 빼면 음악이 멈추는 오토플레이, 영상과 소리의 시차를 줄이는 저지연 모드, 비나 땀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하는 IPX4 등급 방수, 모든 방향에서 소리가 나는 소니 360 입체 음향 기술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원한다.
대중성 위해 저음도 강화
TWX9는 자체 설계한 5.8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기반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한다. 오디오테크니카 고유의 깔끔한 음색에 단단한 저음을 더했다. 대중성을 의식한 튜닝이다. 게다가 aptX 어댑티브, aptX HD 코덱을 지원해 고음질 음원도 재생한다. 웬만한 유선 이어폰 못지않다.
인상적인 것은 저음이다. 울림이나 잔향이 적어 단단하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기초를 견고하게 다지니 음악이 한층 풍부해진다. TWX9 저음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다면 카니예 웨스트 <러브 록다운(Love Lockdown)>이나 지수 <꽃>을 들어보길 권한다.
전반적으로 각 음역대의 소리가 서로를 섞이지 않고 명확하게 구분된다. 영화 <위대한 쇼맨>과 <위플래쉬> OST에서는 깔끔한 고음, 중음이 단단한 저음과 조화를 이뤄 음악을 한층 깔끔하게 만든다. 치찰음이 덜하니 귀의 피로감도 적다.
보컬은 한 걸음 나와 있어 집중하기 좋다. 가사도 잘 들린다. 아이유 <가을 아침>의 경우 반주, 코러스와 조화를 이루는 보컬이 노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특히 무반주로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입을 떼는 소리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TWX9는 6월 16일 현재 32만 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음질 측면에서 견줄만한 무선 이어폰 소니 WF-1000XM4, 바워스앤윌킨스(B&W) Pi7, 뱅앤올룹슨(B&O) 베오플레이 EX보다 저렴하다.
게다가 노이즈 캔슬링, 히어스루, 살균 시스템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음질 및 노이즈 캔슬링, 이어팁, 이어폰 세부 설정 등 개인 취향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배터리 수명이나 모드 전환 속도 등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값어치는 충분하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