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오핑 “3D 콘텐츠 제작을 돕고 싶어요”

정연호 hoho@itdonga.com

※ 동국대학교의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의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현재 스타트업 30곳에 창업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IT동아 정연호 기자] 사람들은 대부분의 일상을 인터넷에서 보낸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게임이나 영화 등의 여가를 즐기거나,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회사 업무를 할 때도 인터넷을 활용한다.

이렇게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사람들은 텍스트 혹은 2D 이미지, 영상 등 콘텐츠를 주로 접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인터넷 콘텐츠의 형태가 평면적인 2D에서 입체적인 3D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금까지 2D 형태였던 인터넷의 게임, 영상, 쇼핑몰 상품 이미지가 미래에는 3D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다만,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내 기업은 아직 수요를 감당할만큼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국내에는 3D 제작에 능한 전문가가 많지 않아서, 많은 기업들이 3D 콘텐츠 전문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오핑은 이러한 기업들을 위해서 3D 콘텐츠를 제작한다.

오핑의 고병국 대표, 출처=오핑
오핑의 고병국 대표, 출처=오핑

고병국 오핑 대표는 “3D 콘텐츠는 여러 인물이나 배경 등의 구성요소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해요. 3D 콘텐츠를 만들려면 구성 요소들 각각의 소스코드를 콘텐츠에 맞춰서 수정해야 해요. 3D 제작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예요. 2D와 3D는 제작 툴이 달라서, 2D 제작 전문가가 3D 제작까지 잘하지는 못해요.”라고 말했다.

최근 오핑은 로봇팔 제작 업체의 주문을 받아, 로봇팔이 도입된 공장의 공간과 각종 설비를 3D 콘텐츠로 구현했다. 현실의 공장을 그대로 본뜬 ‘디지털 공장’인 셈이다.

이러한 디지털 공장에선 여러 설비들을 제어해 볼 수 있다. 디지털 공장의 로봇팔이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현실 공장의 로봇팔도 마찬가지로 오작동한다. 이를 통해 문제가 있는 로봇팔을 발견하고, 이에 대응하는 실제 공장의 로봇팔을 정비하면 된다.

고병국 대표는 동국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의 동기들과 함께 오핑을 창업했다. 그는 대학교 전공 수업에서 3D 모델링을 처음 배웠다. 이를 계기로 3D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고병국 대표와 오핑 직원들, 출처=오핑
고병국 대표와 오핑 직원들, 출처=오핑

창업을 하기 전, 고병국 대표는 앞으로 인터넷 콘텐츠의 형태가 2D에서 3D로 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제는 ‘전환의 속도’였다. 그는 국내에 3D 콘텐츠 전문 창작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을 돕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사업을 시작했을 때 넘기 힘든 난관이 있었다.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오핑의 임직원을 믿고 일을 맡길 기업이 많지 않았다. 고병국 대표는 여러 기업의 문을 두드리면서, 무보수로라도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오핑은 여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무사히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인연을 맺은 기업이 오핑에게 일을 다시 맡기고, 다른 기업을 소개해 주기도 했다.

오핑의 임직원들에게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들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러한 도전 과정에서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오핑과 같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사무실 임대료다. 고병국 대표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은 입주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정부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준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스타트업으로서 계속 도전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현재 오핑은 B2C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서 ‘메디치’라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메디치는 3D 콘텐츠를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이자, 이용자와 3D 창작자를 연결하는 커미션 플랫폼이다. 메디치를 통해서 이용자는 3D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대부분의 3D 제작 툴은 고사양이기 때문에, 오핑은 메디치 플랫폼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경량화한 제작 툴을 만든다.

이용자들은 메디치 플랫폼에서 3D 전문 창작자에게 창작을 의뢰할 수 있다, 출처=오핑
이용자들은 메디치 플랫폼에서 3D 전문 창작자에게 창작을 의뢰할 수 있다, 출처=오핑

오핑이 메디치를 만드는 이유는 사람들이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인터넷에서 알게 된 3D 전문 창작자에게 개인적으로 제작을 요청하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만든 3D 콘텐츠를 상업적으로 쓰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창작자들은 3D 콘텐츠를 만들 때 인터넷에 공개된 무료 콘텐츠를 주로 활용하는데, 이러한 무료 콘텐츠는 상업적 활용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저작권 침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오핑은 3D 콘텐츠의 원저작자에게 상업적 이용에 대한 허락을 먼저 받는다. 그리고, 상업적 이용 허락을 받은 3D 콘텐츠를 메디치에 등록한다. 그렇게 되면, 이용자들은 메디치로 만든 3D 콘텐츠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병국 대표는 “3D 콘텐츠에서 중요한 건 모션(움직임)이에요. 3D 아바타가 이동할 때 관절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구현해야 해요. 이러한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한, 3D 콘텐츠를 만들 땐, 중간에 작업물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해요.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만들 때 중간 과정을 보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병국 대표는 “’아직 3D 콘텐츠를 어디에 써?’와 같은 인식을 가진 사람이 많아요. 메디치 플랫폼을 통해서 사람들이 3D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3D 콘텐츠 제작도 활발해질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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