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용 지마켓, 11번가도 있어? ‘역직구’ 사업 이모저모[K비즈니스 가이드]

김영우 pengo@itdonga.com

80억 인구가 기다리는 글로벌 시장은 무한한 기회의 땅입니다. 본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KOTRA)는 K팝, K뷰티, K푸드 등의 뒤를 이은 새로운 K트렌드의 등장을 응원하기 위한 공동기획, ‘K비즈니스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KOTRA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경제 정보 포탈인 ‘KOTRA 해외시장뉴스’에 최근 올라온 소식 중, 주목할 만한 것을 소개합니다. 이와 더불어 각종 용어에 대한 해설,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분석을 덧붙여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자 합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참고: 2022년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수출동향 (2023. 02. 22, KOTRA)

요약: 2022년 전자상거래 수출(역직구)은 9.1억 달러로 전년대비 6.1% 증가, 5년 연속 최고실적 경신, 세계 소매판매액 중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며 향후 전자상거래 수출 중요성이 대두될 전망

[IT동아 김영우 기자]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해외의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직접 주문해 구매하는 ‘해외직구’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이른바 ‘역직구’가 바로 그것이지요.

해외의 ‘역직구’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지마켓과 11번가의 외국인용 페이지 (출처=지마켓, 11번가)
해외의 ‘역직구’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지마켓과 11번가의 외국인용 페이지 (출처=지마켓, 11번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지마켓’, ‘11번가’와 같은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의 한 켠에 있는 ‘글로벌’ 메뉴를 눌러보세요. 영어 및 중국어 페이지로 전환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글로벌 페이지는 단순히 국내 쇼핑몰을 외국어로 번역한 것이 아닙니다. 역직구를 하고자 하는 해외 소비자를 위한 페이지라 해외 배송이 가능한 상품만 취급하고 있으며, 각 상품의 소개 페이지 역시 해외용으로 마련되었죠.

(출처=한국무역통계진흥원)
(출처=한국무역통계진흥원)

실제 역직구의 규모도 만만치 않습니다. KOTRA에서 발표한 ‘2022년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수출동향’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수출(역직구)가 9.1억 달러로, 5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진정되며 증가폭은 전년도, 전전년도에 비하면 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전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비중 확대에 힘입어 역직구의 규모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한국무역통계진흥원)
(출처=한국무역통계진흥원)

그렇다면 역직구 사업을 생각하는 분이라면 어떤 나라를 대상으로 어떤 상품을 팔아야 할까요? 위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금액 기준으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그리고 싱가포르의 소비자들이 역직구 TOP5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미, 일, 중 3개국은 나머지 4~10위국에 비하면 수출액의 단위수가 다를 정도로 비중이 컸죠. 다만, 증감률까지 살펴본다면, 독일과 일본, 중국은 전년도 대비 역직구 금액이 줄어들었으며, 말레이시아, 캐나다, 미국은 눈에 띄게 금액이 커졌습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경우는 주력 역직구 품목이었던 뷰티제품, 의류의 매출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한국 브랜드의 컨셉을 차용한 현지 브랜드의 전략, 그리고 중국 특유의 애국소비 열풍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미국은 포토프린터와 보건용 마스크 등의 역직구가 크게 늘어났으며, 말레이시아는 뷰티제품 및 보건용 마스크의 수요가 높아져 매출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당장 미국 소비자 대상으로 포토프린터를, 말레이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팔아야겠다”라고 성급하게 접근하는 건 다소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출처=한국무역통계진흥원)
(출처=한국무역통계진흥원)

한국에서 미국으로 역직구된 포토프린터의 경우, 코닥(kodak) 브랜드의 생산을 담당하는 ‘프리닉스’의 제품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좋은 제품이긴 하지만 한국 고유의 제품이라는 이미지는 약하죠. 그리고 보건용 마스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고 있는 최근의 추세를 볼 때, 향후 추가적인 수요 증가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지역을 막론하고 고르게 성장세를 이어간 역직구 품목도 있습니다. 바로 기록용 매체(음반 등)와 인쇄물(포스터 등)입니다. 특히 중국에선 전년도 대비 인쇄물의 역직구가 229% 폭증하기도 했습니다.

(출처=11번가 글로벌)
(출처=11번가 글로벌)

모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아날로그’ 느낌이 물씬 나는 음반이나 인쇄물은 요즘 세상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K팝의 인기 덕분입니다. 앨범 및 포스터, 포토카드 등을 비롯한 ‘굿즈’를 원하는 해외 팬들이 많기 때문이죠. 특히 상당수 K팝 팬들은 각국에 현지화 되어 출시된 제품 보다는, K팝의 본고장인 한국에서 실제로 팔리는 ‘진짜’ 굿즈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소장가치’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중시하는 것이 바로 대중문화 소비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역직구 사업은 중소기업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도 특징입니다. KOTRA 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중소기업은 7억 1,4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해 7,900만 달러를 기록한 대기업, 1억 1,700만 달러를 기록한 중견기업보다도 훨씬 적극적으로 역직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직구 사업, 차별화 방안은? ‘가장 한국적인 것’

정리하자면, 한국 상품을 역직구 하는 해외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중소기업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일시적인 유행,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하므로, 역직구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업자라면 시장 전체의 흐름을 세심하게 살피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교훈입니다. 역직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이 시장은 소비자들은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에 열광합니다. K팝, K뷰티, K푸드 등으로 대표되는 차별화 상품의 적극적인 개발 및 확보에 나서는 것이 꾸준하게 역직구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KOTRA에선 역직구 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업자를 돕기 위한 ‘KOTRA 디지털 해외마케팅 수출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 파워셀러 육성사업’ 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존(Amazon), 큐텐재팬(Qoo10 Japan), 쇼피(Shopee) 등의 해외 유력 온라인 마켓에 입점하기 위한 교육, 그리고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KOTRA 무역투자24’의 사업 소개 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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