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전 알아야 할 투자 라운드 특징
[IT동아 한만혁 기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수익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필요한 것이 자금이다. 창업 자금을 확보했다 해도 사업을 전개하다 보면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시점이 생긴다. 자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가장 큰 고민으로 자금 문제를 꼽는 이유다.
특히 처음 창업하는 입장에선 자금 유치만큼 막막한 것이 없다. 투자금 규모, 유치 방식 등 궁금한 것 투성이다. 이때 투자 관련 기본적인 용어를 이해하면 자금 유치 준비가 한결 수월해진다. 특히 투자 라운드별 특성을 이해하면 사업 진행 계획과 자금 유치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투자 라운드
투자 관련 뉴스를 보면 시드(Seed), 시리즈 A(Series A) 등 다소 생소한 용어가 나온다. 이들 용어는 투자 라운드, 그러니까 자금 유치 단계를 뜻하는 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사용하던 용어다.
투자자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현금을 지급하고 우선주를 매입한다. 우선주는 이익, 이자 배당, 잔여재산 분배 등에 있어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다. 단 주주총회 의결권은 없다. 스타트업 투자자가 우선주를 배당받는 이유는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덕분에 창업자는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자신의 의지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투자자가 받은 우선주는 발행 시기, 투자 회차에 따라 시드, 프리 A(Pre A), 시리즈 A, B, C 등으로 나뉜다. 각 단계는 스타트업 사업 진행 상황,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정도에 따라 진행된다. 그러니까 투자 라운드별 특성을 이해하면 해당 스타트업의 사업 진행 상태, 성장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투자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자금 규모도 커진다. 단계별로 스타트업 가치, 평가, 성장 및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참고로 투자 라운드별 구분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국내와 해외의 기준이 다르고 사업 분야나 아이템, 투자사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시드
창업 전 또는 창업 직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투자다. 창업자나 팀의 이력과 역량, 수익 모델 잠재력, 사업 아이템 구현 및 수익 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한 마디로 사업 아이템 검증 단계다.
시드 라운드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창업자 자신이나 지인, 엔젤투자자, 크라우드 펀딩, 액셀러레이터 등이다. 창업을 지원하는 국가 창업 지원 사업도 여기에 해당한다. 투자 규모는 보통 10억 원 이하. 투자 라운드 중 가장 적다. 아직 결과물이 없는 사업 초기여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가장 작기 때문이다.
투자금은 주로 아이디어 검증이나 시제품 및 베타 서비스 개발에 사용한다.
프리 A
시드 투자를 받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 론칭까지 자금이 부족한 경우, 프리 A 라운드를 진행한다. 즉 프리 A는 시리즈 A 라운드를 진행하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로 대규모 자금 조달보다는 일시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한다. 투자 라운드 사이의 중간 단계로 ‘브릿지(Bridge)’라고도 한다. 보통 5억~15억 원 규모다.
시리즈 A
시리즈 A 라운드는 시드 투자 유치로 시제품이나 서비스를 완성하고 어느 정도 수익 및 성과를 확보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때 스타트업은 시제품이나 서비스의 시장 검증을 마친 후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단계다.
투자자는 주로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금융 기관 등이다. 특히 벤처캐피탈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단계다. 시리즈 A는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둔 스타트업이 대상인 만큼, 스타트업의 수익 모델, 성장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투자 여부가 결정된다. 규모는 10억~50억 원 선.
시리즈 A 유치를 위해서는 수익, 성과 지표와 함께 성장 가능성이 입증된 수익 모델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시리즈 A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주로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시장 모니터링 등에 활용한다.
시리즈 B
시리즈 B 라운드는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서비스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스타트업 중, 사업 확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진행하는 자금 유치다.
투자자는 주로 벤처캐피탈, 금융기관이며 규모는 50억~100억 원이다. 스타트업 서비스의 사용자 확보, 시장 인지도, 사업 확장 전략 등으로 투자 여부를 판가름한다. 투자금 회수 가능 시점을 따지기도 한다.
사업 확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가 목적이기 때문에 투자금은 인재 채용, 서비스 질적 성장, 마케팅 등에 자금을 투입한다.
시리즈 C
시리즈 C 라운드는 이미 시장 검증을 받은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 관련 사업 확장, 상장을 위한 IPO(기업 공개)나 인수합병(M&A) 등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진행하는 자금 유치 단계다.
수익 모델과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끝나고 IPO나 M&A에 대한 기대가 커져 기업 가치도 상승한다. 투자금 회수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 규모가 크다. 보통 100억~500억 원이며 대형 벤처캐피탈이나 투자은행, 사모펀드 등이 참여한다.
시리즈 C 라운드 이후에도 D, E, F 등 꾸준히 투자를 유치하는 회사도 있다. 참고로 프리 IPO는 IPO 진행 전 향후 몇 년 내 상장한다는 조건으로 투자받는 단계다.
투자 라운드는 단순히 투자 시점이나 회차로 구분하지 않는다. 각 라운드에 어울리는 성장 수준이 있고 투자자가 눈여겨보는 부분도 다르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사업 계획서와 로드맵을 철저히 준비했다면, 이제는 자금 유치 계획도 세워야 한다. 각 단계에 맞는 성장으로 사업 로드맵을 재정비하고 상환 계획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투자 유치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책임감 등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된다면 투자 유치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기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진행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끊이지 않는다. 물론 외부 자금은 적을수록 좋다. 그렇다고 투자 유치 없이 창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왕 투자 유치를 마음먹었다면 철저한 준비로 성공적인 창업을 준비하자.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