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실속형 PC용 보급형 메인보드 칩셋, 'AMD A620' 이모저모
[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AMD코리아(2023년 4월 3일)
제목: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 및 AM5 플랫폼 지원 신규 A620 칩셋 출시
요약: AMD가 라이젠 7000 시리즈(Ryzen 7000 Series)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AM5 플랫폼 기반의 메인보드 칩셋인 ‘AMD A620’의 출시를 발표했다. A620 칩셋은 DDR5 메모리, AMD EXPO 기술, 원클릭 메모리 오버클럭, 최대 32개의 PCIe 4.0 레인 등의 사양을 갖췄다.
해설: 라이젠 7000 시리즈는 작년 9월에 첫 출시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로, ‘라파엘(Raphael)’이라는 코드명으로도 불린다. 라이젠 7000 시리즈는 기존 라이젠 대비 연산능력이 향상된 것 외에 메인보드(주기판)의 소켓 규격도 변경되었다. 기존의 데스크톱용 라이젠 시리즈가 ‘AM4’ 규격의 소켓에 꽂아 이용하는 반면, 라이젠 7000 시리즈는 ‘AM5’ 규격 소켓에만 호환된다.
AM5 규격 소켓을 갖춘 메인보드는 탑재한 칩셋의 종류에 따라 고급형 모델인 X670와 X670E 제품군, 중급형 모델인 B650, B650E 제품군이 있었다. 다만,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칩셋 기반의 AM5 규격 메인보드가 나오지 않아 적당한 사양의 실속형 PC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특히 기존 라이젠 시스템을 이용하던 이용자들은 라이젠 7000 시리즈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메인보드 역시 AM5 플랫폼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경제적 부담이 컸다.
이번에 AMD에서 발표한 A620 칩셋은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만한 보급형 메인보드용 칩셋이다. 주요 사양을 살펴보면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호환되는 AM5 소켓을 갖춘 것 외에 최대 32개의 PCIe 4.0 레인을 갖춘 것이 눈에 띈다. PCIe(PCI-Express)는 컴퓨터 시스템 내부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인터페이스의 일종으로, 주로 주변기기와의 접속에 이용한다.
PCIe의 레인(Lanes)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로의 단위로, 레인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주변기기에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A620 칩셋은 총 32레인을 지원하는데, 이는 B650(36레인), X670(44레인)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하지만 그래픽카드(16레인) 1개에 NVMe 규격 SSD(4레인) 2개 정도를 탑재해 이용하는 정도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만약 그래픽카드 2개 이상을 동시에 탑재하고자 하거나, 그 외의 다양한 주변기기를 더 많이 달고자 하는 마니아나 전문가라면 B650이나 X670등의 상위급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급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A620 메인보드도 충분히 쓸 만하다.
그리고 다른 AM5 소켓 규격의 메인보드와 마찬가지로 A620 칩셋 메인보드 역시 DDR5 규격의 메모리를 이용한다. 메모리의 클럭 속도를 기준치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오버클러킹 기능, 그리고 고급기술인 ‘AMD EXPO’까지 지원한다.
메모리 오버클러킹은 각종 변수(클럭, 타이밍 전압 등)가 많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메모리 자체에 제조사에서 보증하는 적절한 오버클러킹 프로파일을 저장해 두는 기술이 등장했다. 이용자가 이 값을 불러와 메인보드에 적용하면 좀더 쉽고 안정적으로 오버클러킹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은 2007년에 인텔에서 XMP(eXtreme Memory Profiles)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다. 그리고 AMD에서도 작년에 라이젠 7000 시리즈를 출시하며 이와 유사한 기술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AMD EXPO다. XMP나 EXPO 등의 기술은 주로 중급형 이상의 메인보드에서 지원했는데, 보급형인 A620에서도 이를 지원하는 점은 이례적이다.
보급형 메인보드 칩셋으로서는 장점이 많은 A620이지만 상위 제품에 비해 분명 부족한 점도 있다. B650급 이상의 메인보드에서 지원하는 CPU 오버클러킹 기능을 A620에선 지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라이젠5 7600X나 라이젠7 7700X와 같이 오버클러킹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상위급 프로세서와 조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구동 자체는 가능하지만 최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2023년 3월 현재 상황에서는 메인보드가 PCIe 4.0 버전 까지만 지원하더라도 이용에 그다지 문제가 없지만, 향후 PCIe 5.0 지원 그래픽카드나 SSD가 출시된다면 A620 메인보드에서는 온전한 성능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참고로 B650E나 X670, X670E 등의 상위 메인보드에선 PCIe 5.0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모두 상쇄할 만한 A620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AMD는 A620 칩셋의 가격이 85달러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A620 기반 메인보드는 10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보급형 PC나 사무용 PC를 구성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