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UAM·드론·전장·전기 이륜차 한 자리에'··· '서울모빌리티쇼'의 또 다른 볼 거리는?
[IT동아 남시현 기자] 국내 최대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Seoul Mobility Show 2023)가 3월 31일부터 오는 4월 9일까지 열흘의 일정을 달린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 전시장 1~5홀에서 개최되는 서울모빌리티쇼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에서 12개국 163개 기관이 참여하며, 세계 최초 공개 8종과 아시아 최초 공개 4종, 한국 최초 공개 9종 등 총 21종의 신차가 출품된다.
한편 서울모빌리티쇼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자동차지만, 지난 2021년부터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확산 추세에 발맞춰 참가 범주를 ‘모빌리티’로 늘렸다.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퍼스널 모빌리티(PM) 등으로 다원화하면서 모터쇼라는 이름 대신 모빌리티쇼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모빌리티쇼로 개초되는 것은 지난 2021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2023 서울모빌리티쇼의 주제는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로 나뉜다. 하드웨어 부문은 뉴모빌리티 분야에서 총 9개 기업이 참가해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 개인용 비행체 등 미래 모빌리티를 선보이고, 오토파츠 분야에서는 모빌리티 플랫폼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선보인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총 50개 기관 및 기업이 모빌리티 테크, 모빌리티 인스티튜션, 모빌리티 인큐베이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선보인다. 서비스 분야는 모빌리티 플랫폼, 모빌리티 케어, 라이프 등 부가적인 부분에 대해 25개 기업이 참가한다.
‘모빌리티’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도심항공교통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처음으로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및 AMM (Advanced Air Mobility, 선진항공교통) 전문관이 설립돼 눈길을 끈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및 항공기, 이착륙 및 관제 시스템 전체를 포함하는 교통 체계를 말하며, 선진항공교통은 도심을 넘어 도서·산간 지역 등으로 접근성을 확대하는 체계를 뜻한다.
이중 UAM은 우리 정부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UAM의 경우 기존 여객 시스템과 다르게 공항으로 갈 필요 없이 도심을 이동할 수 있으며, 밀집된 도심에서도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인 데다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물론 국내 대기업들 역시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UAM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올해 모빌리티쇼에서 가장 UAM에 힘을 싣는 기업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하고 있는 ‘K-UAM 드림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UAM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과 손을 잡고 UAM 기체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등 UAM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도 500㎡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UAM과 자동차 전용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 오토(NUGO auto)’를 선보인다. 행사장에서는 실물 크기의 UAM 모형 로봇팔에 탑승해 2030년의 서울을 비행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T맵이 탑재된 볼보 XC90, S90, C40 리차지 차량에 탑승해 음성만으로 차량의 기능을 제어해볼 수 있다.
UAM 및 AMM 전문관에는 ▲ 항공기용 배터리 전문 기업 브이스페이스 ▲ 위성항법 시스템(GPS) 기반 초정밀 위치 정보 제공 장치 제조사 시너렉스 ▲ 국내 최초 민간개발 양산 항공기 제조사 베셀 에어로스페이스 ▲ MaaS(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형 모빌리티) 기반 UAM 예약 서비스 본에어(VONAER) ▲ 광섬유 센서 및 관성항법시스템 제조사 파이버프로 ▲우주항공 분야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 코리아 ▲모빌리티용 부품 및 장치 제조사 에이치쓰리알 등이 자리잡고 있다. UAM/AMM 공동관의 경우 4번 입구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어서 차량 관람 전에 가볍게 둘러보기 좋다.
전기 이륜차, 당당히 서울모빌리티쇼에 서다
자동차 및 내연기관 전문 박람회였던 서울모터쇼가 모빌리티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서울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게 된 계기는 전기 이륜차 덕분이다. 전기 이륜차는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대중화하고 있다. 이에 2021년 개최 예정인 서울모터쇼에 블루샤크코리아가 문을 두드렸고, 블루샤크코리아의 참가를 계기로 서울모터쇼가 서울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블루샤크코리아는 2021년 전기 이륜차 브랜드 최초로 단독 참가한데 이어 올해도 부스를 마련하고, 새로운 전기 이륜차 세 종을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블루샤크코리아가 선보이는 신차는 내연기관 50cc급 1인용 모패드 ‘솔로에라’와 80cc급 경형 전기 스쿠터 H1, 전후방 블랙박스 및 ADAS 초음파 센서 등 안전 시스템을 갖춘 고급형 전기 스쿠터 블랙샤크 R1이다. 행사장을 방문하면 직접 신제품 전기 스쿠터 및 색상을 확인할 수 있고, 전용 충전 스테이션에 대한 설명도 들어볼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전기 이륜차 기업은 디엔에이모터스다. 디엔에이모터스는 2021년 대림오토바이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꾸고, 내연기관은 물론 퍼스널 모빌리티에서 전기 이륜차를 아우르는 전문 제조사로 발돋움했다. 디엔에이모터스는 공전의 히트를 친 ‘시티’ 시리즈와 ‘데이스타’를 제조한 바 있으며, 올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시티의 계보를 잇는 125cc급 전기 이륜차 ‘E시티(E CITI)를 선보인다.
E시티는 적재중량 80kg 이상을 싣고도 30도 경사에서 시속 23km 이상으로 등판할 수 있으며, 우체국 등에서 제시하는 까다로운 사용 기준도 만족한다. 충전 방식은 서울 및 경기도, 제주도 등에 산개된 디스테이션(D-Station)에서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개별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
라이다, 카메라, 연료전지 등 첨단 차량용 부품도 등장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분야는 자동차 전장 및 부품이다. 특히 이미 완성 단계에 접어든 내연기관용 부품보다는 차세대 모빌리티 및 미래 기술과 관련된 부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기반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엠비전 TO, 레저 및 휴식 목적에 맞춰 개발된 엠비전 HI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또한 수소 차량 등에 사용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이나 전기차 등 차세대 차량용 구동 시스템인 직접구동 인휠 시스템, 뇌파를 측정해 차량 주행 및 안전을 확보하는 엠브레인 등 독특한 미래 기술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자동차 기술에서 또 주목할만한 기업이 있다. 차량용 라이다(LiDAR) 전문 제조사 오토엘(AutoL)이다. 오토엘은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제로원 엑셀러레이터(ZER01NE ACCELERATOR)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재작년 4월에 분사한 이후 현재 시리즈 A 투자를 달성한 상황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최대 250m 탐시 성능을 갖춘 G32 라이다 및 150m 성능의 M32 라이다를 출품했다.
오토엘 관계에 따르면 “오토엘 G32는 양산 단계에 있으며, M32는 테스트 마무리 단계에 있다”라면서, “현대 제네시스의 자율주행 기술에 프랑스 발레오 라이다가 사용되고 있지만, 3~4년 안에는 오토엘의 기술력으로 국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및 인공지능과 관련된 차량용 하드웨어 기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으므로, 관심이 있다면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듣도록 하자.
미래 모빌리티 꿈꾸는 스타트업 위한 공간도 마련돼
서울모빌리티쇼 중심부에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이 마련돼 있다. 인큐베이팅 존은 2021 년 처음 도입된 공동관으로, 우리나라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참가기업은 ▲ EV 모빌리티 제조사 드라이브텍 ▲ AI기반 3D 센서 기업 딥인사이트 ▲ 생산 및 물류로봇 전문 기업 로아스 ▲전기차 충전소 등 소형 공간 관련 부동산 스타트업 마이크로스페이스 ▲ 자율주행 라이다 전문 기업 에스오에스랩 ▲ 모빌리티 동선 등의 최적화 솔루션 개발 기업 위밋모빌리티 ▲ 특장 전문 제조사면서 세계 최초 허브리스(무축) 전기 자전거를 개발한 코리아모빌리티 ▲ 개인간 차량 공유 서비스 타운즈 ▲ 로봇 운영관제 솔루션 기업 테이슨 ▲ 병원앱 및 의료 모빌리티 플랫폼 플라이닥터 ▲ 전기차 배터리 서비스 플랫폼 피엠그로우 등 12개 기업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디바인 테크놀로지의 솔루션을 들어봤다. 디바인 테크놀로지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앤시스(Ansys)의 솔루션을 활용해 물리 속성이 부여된 가상의 환경을 만들어 자율주행차량의 각종 기술을 시험 평가한다. 기존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직접 차량에 달고 자체 테스트를 거친 뒤에 공도로 나서지만, 이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여러 과제들을 가상 환경에서 진행할 수 있다.
디바인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을 가상 환경으로 구축해 실제와 흡사하게 시험할 수 있으며, 필드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조건도 대입해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답했다.
차량용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드론 관련 솔루션도 눈에 띄었다. 테이슨(TEIXON)은 드론 활용 현장에서 각 드론의 실시간 위치 정보 및 관제 정보를 수집해 드론을 운영하는 관제 솔루션 ‘드론워크(DRONWORK)’를 선보인다. 현재 기관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드론은 녹화 장면과 실시간 위치 등을 전파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드론워크를 활용하면 연결된 드론의 화상 및 위치 정보를 중앙 관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산림청에서는 작년 12월부터 시범 도입한 뒤 올해 2월 정식 도입한 상태다. 그 결과 산불대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소방청 및 경찰 등 타 기관과도 신속하게 영상을 공유하는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다.
분산되는 미래 모빌리티, 서울모빌리티쇼가 방향성 잡을까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는 ‘모빌리티’ 행사다. 기존에 내연기관 및 차량 중심 박람회에서 전동화 및 모빌리티 트렌드로의 전환은 자연스럽게 성공한 듯하다.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의 비중이 상당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나 기아의 경우 전기차의 비중이 높았고, BMW 역시 초고성능 전기차는 물론 수소 콘셉트 차량 등을 공개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美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와 알파모터스가 참가한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전기차 부문은 EV 트렌드 코리아가 있고, 드론 등 비행체 부문은 드론쇼 코리아와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 등도 이목을 끌고 있다.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를 표방하게 된 만큼 차량은 물론 전반적인 모빌리티 분야를 포용하고, 전반적인 완성도를 상향 평준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