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이어폰, 한쪽만 들어도 되나요?
[IT동아 한만혁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및 서비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는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부에서 케이블이 끊어졌거나 부품, 단자가 손상되어 소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죠. 무선 이어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케이블이 없으니 끊어질 염려는 없지만 회로나 칩셋에 이상이 생기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A/S 기간이 지났는데, 한쪽이 고장 났을 때입니다. 무선 이어폰도 한쪽만 잃어버리는 난감한 상황이 있죠. 다른 쪽은 제대로 작동해서 버리기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이어폰은 한쪽만 써도 될까요? 마침 dosXXX 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학기 초다 보니 모임이 많습니다. 늦게까지 밖에 있을 때도 많은데요. 오늘 아침에 보니 이어폰 한쪽이 안 보입니다. 주머니랑 가방을 다 뒤져도 안 나오네요. 어제 급하게 나오다가 떨어트렸나 봅니다. 한쪽만 남은 이어폰, 그냥 들어도 되나요? (일부 내용 편집)
이어폰이 두 개로 나뉘는 이유
이어폰은 소리 나오는 부분이 두 개입니다. 물론 한쪽만 있는 제품도 있지만 이는 전화 통화에 집중한 모델입니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 할 때 사용하는 이어폰은 두 개로 나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귀가 두 개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용해 입체적이고 현실감 있는 사운드를 구현합니다.
사운드는 크게 모노(mono)와 스테레오(stereo)로 나뉩니다. 모노는 하나의 마이크로 녹음한 사운드를 말합니다. 두 개 이상의 스피커로 들어도 각 스피커가 같은 소리를 재생합니다.
스테레오는 두 개 이상의 마이크로 녹음한 사운드입니다. 같은 소리를 녹음해도 마이크 위치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소리를 담아냅니다. 스테레오 사운드를 두 개 이상의 스피커로 재생하면 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데요. 이를 이용해 물체 이동이나 소리가 나오는 방향, 공간을 구현합니다. 좀 더 현실적인 소리가 되죠.
이어폰은 좌우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하기 좋습니다. 여러 악기로 녹음한 클래식이나 재즈를 들을 때는 악기 위치까지 느껴져 마치 녹음 현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버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갈 때, 소리도 같이 움직이니 현실감이 더 커집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총이나 발소리가 나는 쪽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어폰을 한쪽만 사용하면 다른 쪽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사운드를 재생하는 기기는 스테레오 사운드를 재생할 때, 좌우 이어폰이 모두 있다고 생각하고 각각 다른 소리를 내보냅니다. 그러니까 소리를 반만 듣게 되는 셈이죠.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영화에서 두 사람이 대화할 때 한 사람 소리만 또렷이 들립니다.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죠. 또한 한쪽만 계속 듣게 되면 귀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이어폰 좌우를 바꿔 들으면 안 되나요?
귀 안쪽에 깊숙이 넣는 커널형 이어폰은 좌우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좌우를 바꿔 착용하는 일이 드뭅니다. 하지만 귀가 크거나 이어팁이 너무 작으면 좌우가 바뀌어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오픈형 이어폰은 좌우가 헷갈리기도 하죠.
모노 사운드라면 상관없습니다. 좌우가 바뀌어도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테레오 사운드는 소리가 반대로 들립니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 할 때 헷갈릴 수 있죠. 차가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영상과 소리가 뒤바뀝니다. 차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는데 소리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들립니다. 게임에서도 소리는 왼쪽에서 나는데 적은 오른쪽에서 나타납니다.
음악 들을 때는 헷갈릴 염려가 없습니다. 다만 가수나 연주자가 의도한 대로 들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원곡자는 기타 소리를 왼쪽에서 녹음했는데 이를 오른쪽에서 나오게 하면 원곡자 의도를 헤치는 일이죠. 오디오 기기는 가수나 연주자 의도를 최대한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가급적이면 좌우를 바꾸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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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