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되던 영상통화, VoLTE 힘입어 부흥할까?

김영우 pengo@itdonga.com

19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상대방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전화 통화를 한다는 것은 아득한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곤 했다. 실제로 당시 어린이들 상대로 팔리는 과학 교양지에 종종 실리던 ‘미래의 모습’에서 이러한 영상통화는 꿈 같은 첨단 기술로 소개되던 단골 손님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에 이르러 3G(제3세대 이동통신)가 시작되면서 이는 현실이 되었다. 당시 이동통신사들 및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가장 강조하던 새로운 기능이 바로 영상통화였다. 기존의 2G 환경에선 음성통화만 가능했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가 향상된 3G에선 영상 전송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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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대중들에게 있어 여전히 전화기는 음성통화를 하기 위해 쓰는 물건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다, 영상통화 시에 출력되는 화면도 선명하지 않은 편이라 사용 만족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굳이 영상통화를 하기 위해 3G 방식의 이동전화를 구매하는 사용자들은 많지 않았다.

3G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오히려 스마트폰의 역할이 더 컸다. 인터넷 기반의 스마트폰 기능을 원활히 이용하려면 빠른 통신 속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2010년을 즈음해 국내 시장에서 3G 기반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3G 방식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져도 영상통화는 여전히 ‘찬밥’이었다. 이젠 ‘3G=영상통화’라는 등식은 의미가 없고, 상당수 스마트폰은 3G 기반이면서도 영상통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애플 아이폰의 ‘페이스타임’을 비롯한 특정 단말기나 특정 앱을 이용한 영상통화 기능이 등장하면서 기존 영상통화는 존재감이 더욱 희미해졌다.

VoLTE 활성화되면 영상통화도 HD급으로?

이동통신사들은 이렇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이른 영상통화 서비스를 되살리기 위한 묘책으로 VoLTE(Voice over Long Term Evolution)에 희망을 걸고 있다. VoLTE란, 쉽게 말해 고속 4G 통신인 LTE망을 이용한 통화 기술이다. 기존의 LTE는 데이터 통신 시에만 적용되었으나 VoLTE는 음성 및 영상 통화 시에도 LTE의 고속망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음성 및 영상 통화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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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8일부터 VoLTE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서비스를 체험해 본 이용자들의 소감에 따르면 기존의 통화와 달리 원음에 가까운 선명한 음질로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론상 VoLTE 서비스가 영상통화에 적용되면 기존 영상통화의 10배에 가까운 HD급 해상도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아직 갈 길 먼 VoLTE, 고화질 영상통화는 더욱 ‘아득’

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VoLTE 서비스 실시를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은 음성통화만 지원하며, 이마저도 같은 통신사의 가입자끼리만 할 수 있다. 게다가 아직 확정된 요금제도 나오지 않아 당분간은 프로모션 형식으로 일정량의 무료 통화량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반쪽’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VoLTE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불과 2종에 불과하다. 더욱이 KT는 빨라야 10월에나 VoLTE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VoLTE가 영상통화 서비스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는 고사하고 VoLTE 자체가 제대로 자리 잡을지 조차도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사 상태에 이른 영상통화 서비스를 되살리기 위해선 VoLTE 서비스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제대로 된 표준마련 및 단말기 제조사들의 지원 단말기 공급확대, 그리고 정부의 원활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2012년 8월의 현 상황으로서는 미래를 전망하기 어렵다. 수십 년 전에 ‘꿈 같은 미래’라고 동경하던 영상통화의 대중화가 이번에야말로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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