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도시와 기후변화 (3) 기후변화가 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
E(Environmental)·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SG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 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도시들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드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도시가 기후변화에 얼마나 영향받고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각 도시는 기후변화로 기온 상승, 해수면 상승, 대기오염, 극단적 기후상황에 의한 재물 손상 등의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기후변화는 도시의 물과 식량 공급 그리고 시민들의 전반적인 건강과 행복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들인 ‘기온상승’과 ‘해수면 상승’, ‘물 부족’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기온 상승
지구 온난화로 지구의 표면온도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의 약 1/3이 한해에 최소 20일 동안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높은 폭염에 노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냉각 산업군은 전 세계 전기의 최대 30%를 소비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에어컨의 수는 현재 설치된 20억 개에서 추가로 60% 이상 늘어날 수 있고, 건물 냉방을 위한 전기 수요도 전 세계적으로 50%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시들은 냉방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추가로 소비해야 할 것입니다.
해수면 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해안 도시의 홍수와 쓰나미 가능성을 높여 각 도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와 북유럽 도시들은 폭우로 쓰나미와 같은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 발간된 HSBC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도시들의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순위는 잠재적 자산 손실을 기준으로 정리됐습니다.
1위 마이애미(미국), 2위 광저우(중국), 3위 뉴욕(미국), 4위 콜카타(인도), 5위 상하이(중국), 6위 뭄바이(인도), 7위 천진(중국), 8위 도쿄(일본), 9위 홍콩(중국), 10위 방콕(태국)
서울은 바닷가에 위치한 연안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위험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지속해서 해수면이 상승한다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물 부족
기후 변화로 인해 날씨가 더 불규칙해지면서 중동, 남미와 같은 지역의 도시들은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UN은 2050년까지 인류의 물 수요가 20~3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기후변화로 인해 도시들이 마주해야 할 물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특히 상파울루, 벵갈루루, 카이로, 베이징과 같은 신흥국들의 도시는 향후 물 부족에 직면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도시들은 수자원을 관리하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쿄, 마이애미, 런던과 같은 선진국 도시들 또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일례로 런던시의 경우, 자체 조사를 통해 2040년 이후 심각한 물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기후변화가 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후 몇 번의 칼럼을 통해 기후변화와 도시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이자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