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그덕 소리 잦아진 트위터, 정리해고 여파 나타나나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트위터가 최근 잇따른 서비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외신들은 일론 머스크의 대량 해고로 인해 트위터가 직원 한 명의 실수로도 망가질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트위터에 이미지가 뜨지 않거나 링크가 연결되지 않는 장애가 일어나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비스 장애 집계 사이트 다운디텍터에는 1만 건 이상의 장애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에 “이 플랫폼은 너무 불안정하다. 곧 수정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위터가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건 이달에만 두 번째다. 지난 1일에도 접속 후 타임라인에 아무런 트윗도 뜨지 않는 장애가 일어났다. IT 전문 매체 플랫포머에 따르면 올해 들어 트위터에 눈에 띌만한 서비스 장애가 일어난 것만 벌써 여섯 번째다. 새 트윗이 표시되지 않거나, 답변이 사라지는 등 장애 유형도 다양했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외신들은 최근 들어 급증한 트위터 서비스 장애가 머스크의 트위터 대수술과 대량 해고로 인한 인력 부족이 겹치며 일어난 결과로 여기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트위터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유료화 정책이다. 트위터는 앞서 지난달 9일부터 트위터 API를 유료로 전환했다. API는 외부 웹사이트나 앱에서 트위터 데이터를 연동할 때 사용된다. 트위터 공식 앱이 아닌 제3자 앱으로 트위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트위터 계정으로 모바일 게임에 가입하고 로그인하는 일도 API를 통해 이뤄진다. API 유료화는 이처럼 API를 통해 트위터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다른 앱 사업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의미다.

플랫포머는 트위터 측이 API 무료 지원을 종료하고 유료 API를 구축하는 과정에 관련 엔지니어를 단 한 명만 배치했고, 이 엔지니어가 설정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API가 망가졌다고 전했다. 이는 그만큼 트위터가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머스크도 트위터가 “작은 API 변경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트위터의 코딩 구조는 아무 이유 없이 매우 불안정하다. 궁극적으로는 완전한 재작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내부에도 머스크와 같은 인식을 공유하는 직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트위터가 너무 많은 기술 부채를 지니고 있어 작은 변화에도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 부채는 생산성과 마감을 중시해 마구잡이 땜질식으로 개발했을 때 결과적으로 시스템이 점점 더 복잡해지며 비효율적 구조를 갖게 되는 걸 의미한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문제는 머스크의 대량 해고로 인해 트위터에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엔지니어 인력이 충분히 남아있지 않다는 데 있다. 최소한의 인원으로만 운영되다 보니 각 직원들에게 업무가 과중되면서 실수를 하기 쉬운 구조가 되고, 상호 검증으로 이를 바로 잡을 가능성도 작아지는 셈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직 트위터 엔지니어는 “코딩과 운영에서의 모든 실수는 이제 매우 치명적”이라며 “과로로 인해 실수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또한 머스크 인수 전에는 트위터 내에 제품 변경으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를 조사하는 위험 평가 팀이 있었으나 머스크가 이 팀을 정리해고했다고 전했다.

플랫포머는 트위터의 한 직원이 최근의 서비스 장애로 인한 트위터 내부 혼란상을 놓고 “이것이 회사 직원의 90%를 해고했을 때 생기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인수 후 대규모 감축으로 한때 7500명에 달했던 직원을 약 1300명 수준으로 줄였으며, 그중 정규직 엔지니어 인력은 55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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