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스마트폰 2막, 판매량 3,000만 고지 밟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2023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효시를 쏘아올린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세계 모바일 기술·기기 전시회 MWC2023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여러 개를 공개했다. 이들은 큰 부피와 어색한 앞면 화면 비율, 두드러진 화면 주름과 비싼 가격 등 폴더블 스마트폰의 단점도 개선한다. 이에 업계는 이미 1,400만 대 고지를 넘은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올해 3,000만 대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화면을 옆으로 접는 갤럭시Z폴드,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 시리즈를 앞세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프리 스톱 힌지(화면을 접을 때, 원하는 각도로 경첩을 고정하는 기술)와 방수, 입력용 S펜 등 차별화된 성능을 앞세워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굳혔다. 시장조사기업 캐널리스(Canaly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1,420만 대다. 이 가운데 약 1,200만 대가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이어 화웨이(Huawei)와 샤오미(Xiaomi), 아너(Honor)와 오포(Oppo), 비보(Vivo)와 모토롤라(Motorola)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연이어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했다. 화웨이 메이트 X와 샤오미 미 믹스 폴드, 아너 매직 Vs와 오포 파인드 N 등은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와 유형이 같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화웨이 P50 포켓, 오포 파인드 N2 플립, 모토롤라 레이저 등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과 같은 플립형 폴더블 스마트폰도 나왔다.
2023년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2023에서도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과 제조사가 등장했다. 이 전시회에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테크노(Tecno)는 폴더블 스마트폰 팬텀 V 폴드를 공개했다. 이어 중국 리얼미(Realme)와 원플러스(Oneplus)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인 구글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꾸준히 들린다. 삼성전자 혼자 일구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열 곳 남짓이 참가한 셈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기계 완성도를 높이고 불편을 해결할 기술도 꾸준히 발전한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화면을 보호하는 UTG(Ultra Thin Glass, 초박형 강화유리)와 힌지(폴더블 화면을 접는 경첩), 프리 스톱 힌지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구성이 강하고 먼지와 습기 유입을 막는 힌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완성도를 높일 주요 기술로 꼽힌다. 덕분에 지금도 방수를 지원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가 유일하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평소 화면을 접은 채로 사용한다. 그래서 제조사는 제품을 휴대하기 편하도록, 본체 위아래 길이를 길게 만든다. 이 경우 바깥 화면의 비율도 위아래로 길어져 쓰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포는 파인드 N2의 화면 비율을 옆으로 넓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내외부 화면을 한결 편리하게 쓰도록 배려했다. 힌지 구조도 개선해 화면 주름도 줄였다. 화면을 접을 때의 각도를 완만하게 하는 원리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막는 큰 단점 가운데 하나로 최고급 스마트폰보다 비싼 가격이 꼽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격을 고급 스마트폰 수준으로 낮췄다.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을 중국 시장 위주로 팔던 정책도 바꿨다. 이들은 2023년부터는 유럽과 북미 동남아시아 등 세계 시장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적극 공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갤럭시Z 시리즈 출시 이후, 가격을 조금씩 낮추거나 동결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이 발전하고 기기의 가격은 조금씩 싸진다. 여러 제조사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을 가진 제품을 선보이는 덕분에, 소비자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이전보다 부담 없는 가격에 산다. 이에 업계는 2023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한다.
변수는 세계 경제 불황과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다. 하지만, 최고급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견조한 점,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제품군이라는 점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전망을 밝게 보는 의견이 많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는 시장조사기업 캐널리스의 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2023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을 약 3,000만 대, 2022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