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직접 체험하며 소통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쉐어박스 밋업
[IT동아 권명관 기자] 콘텐츠(contents). 유무선 전기 통신망에서 사용하기 위해 문자, 부호, 음성, 음향, 이미지, 영상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해 처리하고 유통하는 각종 정보 또는 그 내용물을 통틀어 이르는 개념이다. 본래 문서, 연설 등의 내용이나 목차, 요지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각종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나 내용물 등을 총칭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된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콘텐츠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정보량과 유통 방식이다. 책을 예로 들어 보자. 과거 책을 읽기 위해서는 서점에 방문해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쉽게 내려받는다. 서점을 방문할 필요도 없고, 무서운 책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사진, 영상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개봉일을 기다리며 티켓을 구매해 영화관에 직접 가서 봤던 영화를, 이제는 다양한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주목하는 콘텐츠는 실감미디어 콘텐츠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홀로그램 등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보다 실감 나는 현장감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글을 눈으로 보며 그저 상상해야 했었다면, 이제는 HUD를 착용해 마치 직접 체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람과 소통하는 미디어 아트, 쉐어박스 밋업
확장현실(이하 XR) 스타트업 쉐어박스는 지난 2022년 12월,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성북미디어문화마루 정문 앞에 기둥형 대형 LED 구조물 ‘밋업(Meet Up!)을 설치했다. 밋업의 의미는 구조물과 시민의 meet-up, 시민들과 시민의 meet-up을 강조하는 이름이다. 다양한 ‘만남’을 통한 경험적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 LED 전광판과 같은 모습의 밋업은 사람들이 XR 콘텐츠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LED 아래 설치한 키넥트를 통해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고, LED 구조물에서 실행되는 다양한 콘텐츠와 연동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작성한 글을 밋업에 메시지를 송출하는 등 밋업을 활용한 XR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LED 구조물은 사람들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쳤다. 대부분 기업의 광고나 간단한 주요 정보 등을 노출하는 데 사용됐다. 밋업은 여기에 상호작용을 더했다. 길 위를 지나가는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게임에 참여하고, 메시지를 남겨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했다.
밋업을 막 설치한 지난 2022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트리를 장식했다. LED에 표현한 커다란 트리에 노출하고, 캐럴 음악을 스피커로 송출해 연말연시의 따듯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또한, 반대편 LED에는 연말연시 시즌에 맞춰 QR 코드를 통해 연하장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최근 쉐어박스는 밋업에 새로운 콘텐츠를 업데이트했다. 사람의 동작을 인식해 좌우로 움직이는 귀여운 토끼를 조절해 떨어지는 폭탄을 피하고, 복주머니를 획득하는 게임이다.
쉐어박스 신연식 대표(이하 신 대표)는 “지난 2년간 전 세계는 코로나19를 겪으며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단절된 시간을 견뎌야 했다. 몸과 마음이 지치는 시간으로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블루라고 불리는 우울감, 무기력증을 겪기도 했다”라며, “미술 작품 힐링 전시회, 예술 치료 프로그램 등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심리 치료 콘텐츠는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 된다. 밋업으로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XR 미디어 아트 콘텐츠를 통해 보행자의 발걸음을 붙잡아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미디어 아트 관람 및 체험을 통해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밋업을 활용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모집합니다
밋업은 서울산업진흥원의 서울시 산학연 협력사업(테스트베드 서울 실증 지원 사업)으로 수행해 설치했으며, 오는 2023년 7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쉐어박스는 밋업을 사용한 다양한 활용방안을 고민 중이다. 단순한 LED 구조물이 아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신 대표는 “서울 성북구 인근에는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한성대, 한예종 등 9개 대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이들 대학교와 연계해 학생들의 작품을 발표하거나, 프로젝트 등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며, “공연 무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밋업을 중심으로 주변에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을 통해 현실을 확장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일 수 예정이다. 즉, 실감 미디어 공연으로 확장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LED 구조물을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준비했다. 밋업 사용을 원하는 공연팀, 업체 등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있다. 쉐어박스는 밋업을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입장이다. 콘텐츠는 일반적인 PC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으면 크게 문제없다. 기술적 작업이 필요하다면 쉐어박스와 협업할 수도 있다.
신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 완화하고 있다. 일상에서 즐기는 거리 공연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 열리는 버스킹 등에 밋업을 활용한다면 더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밋업을 알릴 수 있는 홈페이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등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션 XR 밋업을 활용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을 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밋업에 올리는 콘텐츠에 특정한 양식은 없다. 마치 PC 화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면을 전부 활용할 수도 있고, 특정 면을 1/2, 1/4로 나눠 송출할 수도 있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쉐어박스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출퇴근길 성북미디어마루 앞을 지나는 시민들을 위해 날씨나 뉴스와 같은 정보성 콘텐츠도 송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신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소통 공간으로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원형 광장의 가운데 밋업을 설치한다면 어떨까? ‘ㄷ’ 모양으로 접혀 있는 LED를 일자로 펼 수 있다면 어떨까?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대화하는 구조물로 발전시킬 수는 없을까? 등 여러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며, “밋업은 구조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밋업과 주변을 연결한다면 새로운 인터랙션 XR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우리는 하나의 작은 틀을 소개했을 뿐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XR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