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WS의 교육 프로그램, 현업·실무자들이 진행해본 소감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이 발표한 클라우드 사업자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아마존웹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은 32~34%에 달한다. 23%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11% 점유율의 구글 클라우드를 합친 수준의 점유율이다. AWS가 꾸준히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광활한 클라우드 생태계와 기업 사례, 그리고 전 세계에 배치된 리전(Region,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에서 비롯되는 신뢰성 등이 꼽힌다. AWS 서밋이나 리인벤트 등의 개발자 행사와 커뮤니티, 교육 프로그램 등도 AWS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AWS코리아가 지난해 5월 3일부터 8월 30일까지 17주간 진행한 엔터프라이즈 부스트 프로그램(이하 ENT 부스트 프로그램)도 AWS의 영향력과 산업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과정이었다. ENT 부스트 프로그램은 기업이 직접 AWS 상에 작업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ML), 앱 현대화(App Modernization), 사물인터넷, 로우 코드 AL/ML 네 개 과정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총 61개 고객사에서 283명의 고객과 8개의 파트너사에서 6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이중 134명의 고객과 27명의 파트너사 참여자가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현재 90개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PoC)이 진행 및 완료 단계에 있으며,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한 39개 기업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농심, 동화기업, 포스코의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프로젝트 결과를 들어보았다.
AWS ENT 부스트 프로그램, 기초부터 심화 교육 거쳐 실무 도입
인터뷰는 농심 디지털인프라팀의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Lead Data Scientist)와 동화기업 데이터랩 정우람, 강도영 대리,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의 김재현, 이민성, 복현호 수석연구원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농심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팜유 가격을 예측하는 ‘원자재 가격 AI 예측모델 자동화 파이프라인 구축’ 과제를 진행했다. 실습 과정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불러온 다음, 정제하고 모델 학습을 거쳐 배포가 자동화되는 단계까지 달성했는데,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원자재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한 다음 향후 1달간 팜유 가격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동화기업은 공장 설비와 품질, 생산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생산 라인의 속도를 최적화하는 ‘제조 생산 라인 최적화 예측 모델 구현’에 나섰다. 이를 통해 생산 제품의 품질 실험값을 예측하는 모델, 그리고 이 모델을 활용해 상위 30%의 점수를 토대로 최적의 생산 레시피를 도출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즉, 공장이 가동될 때 발생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을 예측하고, 생산 라인 최적화를 달성하기 위해 부스트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최적 설계 시스템을 웹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축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시트를 만든다고 했을 때 부품의 강도나 두께, 안정성, 중량, 단가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부품들의 강도와 두께에 대한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과정이 필요하다. 철강솔루션연구소는 이 과정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10분 안에 최적값을 확인할 수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시범적으로 개발했다. 이번 인터뷰는 프로젝트 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농심, 동화기업, 포스코 순서대로 대답했다.
IT동아 : 현재 기업에서 각각 어떤 부서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농심은 21년부터 올해까지 농심의 인프라를 온프레미스(자체 보유 인프라)에서 AWS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중 디지털인프라 팀은 농심의 인프라 및 보안, 네트워크 등의 디지털 자산을 도입 및 개선 검토하는 부서다. 특히. 본인은 현업부서가 마주한 다양한 문제를 머신러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부터 인공지능 모델까지 배포하는 전체 과정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동화기업 강도영 대리 : 동화기업은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은 글로벌 소재, 화학 기업으로, 회사에서는 데이터랩 팀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를 하고 있다. 주로 스마트 팩토리로 구현된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분석 및 활용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포스코 김재현 수석연구원 : 우리 팀은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 소속이다. 포스코는 실물인 철강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여러 고객 기업을 대상으로 철강 관련 솔루션들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동차 소재를 더 가볍게 하거나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방안들을 연구 및 개발한다.
IT동아 : 소속된 기업에서 클라우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부분에 AWS의 클라우드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지?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AWS 도입 이전에는 신규 인프라를 구축할 때마다 작업 규모에 맞는 성능을 가늠하고 견적 받고 납품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 반면 AWS를 도입하면서 신규 서비스도 클릭 몇 번으로 도입하게 됐으며, 인프라가 필요한 경우에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해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서버 성능을 잘못 측정했다고 하더라도 즉시 바꿀 수 있어 IT인프라에 유연성 및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AWS를 선택한 이유였다.
동화기업 정우람 대리 : 제조업 특성상 공장이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하다. 이를 고려한 결과가 AWS 클라우드다. 클라우드 덕분에 한국, 베트남, 핀란드 등 국외에 있는 공장에도 스마트 팩토리의 개선점 등을 원격으로 배포할 수 있다. 또한 소재부터 수집, 분석은 물론 중단 없는 작업과 고 가용성을 위한 개발 환경, 폭넓은 확장 등에도 종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포스코 김재현 수석연구원 : 포스코가 관여하고 있는 분야와 영역이 다양한 만큼, 온프레미스로 구축된 부분도 있고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철강솔루션연구소의 경우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연구 개발하는 부문이고, AWS의 다양한 인공지능 및 웹 관련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어서 AWS 서비스를 시도해 보았다. 사용하는 데 있어서 교육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IT동아 : AWS 엔터프라이즈 부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올해 초 농심은 SK C&C와 손을 잡고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있었고, AWS 상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작업을 구축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AWS ENT 부스트 프로그램이 인공지능 교육은 물론 실무적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알게 돼 참여했다.
동화기업 강도영 대리 :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기업 전체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고, 또 분석 과정에서 원활하게 소통하고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라서 지원했다. 업무적으로도 기계학습을 활용한 운영 자동화(MLOps)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교육 과정에 포함돼 있어서 적용점을 찾을 수 있었다.
포스코 김재현 수석연구원 : 포스코는 2020년부터 업무 개선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뉴 칼라(New Collar) 레벨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뉴칼라는 직원의 IT 역량을 네 개 등급으로 구분해 각자의 영역에서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우리 팀은 내부적인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는 물론 각자의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부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IT동아 : AWS 엔터프라이즈 부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달성한 목표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기존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 중계 서버를 거쳐 크롤링(데이터 수집 과정)을 했다면,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서버리스 방식으로 데이터 수집과 접근이 용이한 환경을 구현했다. 이에 따라 기존 데이터 수집 스크립트를 실행하고 잘 적재가 되었는지 확인하는데, 최대 5일이 걸리던 작업을 이틀로 줄였다.
또한,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모델링 배포, 시각화까지 구성된 AI 프로젝트의 사이클에 AWS 종합 관리형 머신러닝 서비스인 세이지메이커(SageMake)와 서버리스 방식의 AWS 시각화 서비스인 퀵사이트(Quicksight)를 활용하면서 한 달 이상 소요되던 환경 구성 기간도 15일로 줄었다.
동화기업 강도영 대리 : 동화기업이 앞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나올 예상 과제를 선정해, 가능성 및 방향성을 검토해 보는 걸 목표로 삼았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AWS 다양한 분석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검토하고,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분석서비스를 실무에 활용하여,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포스코 김재현 수석연구원 : 이번에 개발한 프로젝트는 열간성형 분야 실무에 적용한 상황이다. AWS 환경을 활용하여 열간성형 부품 제조에서 열처리 조건을 최적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IT동아 : AWS 엔터프라이즈 부스트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본 소감, 그리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한 말씀씩 부탁한다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AWS ENT 부스트 프로그램은 실무 기업에게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구축하는 과정까지 짜임새가 잘 갖춰져 있다. AWS 서비스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과 기술 교육, 그리고 실습까지 진행하면서 기술적 성숙도는 물론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 가치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최근에는 농심처럼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부스트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면 교육과 실무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반드시 성공에 목적을 두는 게 아니라,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으니 비슷한 조건이라면 첫 시도로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동화기업 정우람 대리 :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AWS보다 더 넓은 세계가 있는 걸 깨달았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실제 회사 데이터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온라인으로는 부족했던 것들을 실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었다.
또한 클라우드가 비용도 비싸고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ENT 부스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접하게 된다면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진입 장벽을 넘는 과정으로 보고 도전하길 바란다.
동화기업 강도영 대리 : 2018년부터 클라우드 관련 교육을 수강해 왔는데, AWS의 교육은 세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프로젝트 등과 다르게, 부스트 프로그램은 기초부터 분석, 실무까지 실제로 진행한 점이 흥미로웠다. 클라우드에 처음 발을 디디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보기를 추천하며, 또 업무와도 엮을 수 있으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포스코 이민성 수석연구원 : 교육 기간이 짧으면 이후에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반면 AWS ENT 부스트 프로그램은 이론부터 실습까지 진행하고, 또 기간이 길어서 매주 복습을 하며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실제로 구축할 수 있어서 뿌듯함을 느꼈다. 우리뿐만 아니라 기계공학 업계 종사자 전반이 관심을 가지고 업무 효율화를 이루길 바란다.
IT동아 : 마지막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대표로 프로그램에 대한 소회를 밝혀달라
농심 정광진 리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 이번 프로그램에 총 346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줄 몰랐다. 3~4주 간의 실무 과정에서 끊임없이 다시 시도하고 도전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듯하고 나 혼자만의 결실이 아니라, 믿고 응원해준 지호근 팀장님과 이유동 AWS 시니어 AI/ML 스페셜리스트의 도움 덕분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AWS ENT 부스트 프로그램과 같은 기회가 있다면 또다시 도전할 생각이며, 디지털 인프라 팀이라는 자리에서 더 나은 농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