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 디지털 전환 가속…”보안 취약점 대비해 블랙아웃 막아야”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에너지 산업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발전소 설비 운영과 전력 관리 효율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 커진다. 이 가운데 에너지 산업의 급격한 디지털화로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발전소 해킹으로 인한 정전 발생 가능성과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다. 정부와 기업이 밀착해 에너지 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에너지 디지털 전환 시장 규모 2025년 약 78조 전망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 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 따르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에너지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에너지 디지털 전환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약 640억 달러(약 78조5,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에너지 분야 디지털 전환으로 분산 전력망에서의 전기 생산량과 소비자의 전력 수요, 실시간 전기 사용량을 파악하면, 전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발전소 시스템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고 정비해 고장을 막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설비 운영도 꾀할 수도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EDF. 출처=다쏘시스템
원자력 발전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EDF. 출처=다쏘시스템

일례로 프랑스 국영 에너지 기업 EDF는 원자력 발전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 이 기업은 디지털트윈 기술을 이용해 원자력 발전소의 이상 유무를 사전에 예측해 고장을 예방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의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해 위험을 피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EDF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원전을 제어하는 통합 시뮬레이션 플랫폼 가동 또한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2025년까지 디지털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원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술 개발이 끝나면 가상의 공간에 원자력 발전소 쌍둥이를 구현,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정비하는 방식으로 디지털트윈을 활용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또 월성1호기를 안전하게 해체하는 데에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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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다국적 전력회사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는 실시간 요금제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전력 소비를 스스로 관리하도록 ‘에너지 월렛’을 개발했다.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전력량을 예측해 소비 플랜을 짜는 방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국내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담은 약 407만건의 데이터를 수집, 공개해 업종별 에너지 비용 절감을 돕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7개 지역, 약 10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수집한 결과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각 지자체와 기업 등이 해당 데이터를 통해 세부 업종과 지역, 기업규모, 용도별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 분석한 후 에너지 절감 설비를 도입하거나 사업장 정부정책 이행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디지털화 가속할수록 커지는 보안 취약점 대비해야

에너지 디지털화로 발전소 운영 효율을 높이고 전력 사용량을 예측해 대응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지만, 몇몇 치명적인 부작용도 우려된다. 예컨대 발전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이 끊기는 경우나 각 가정의 에너지 사용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등이다.

김민수 삼정KPMG 전무는 “디지털화가 가속될수록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한다. 디지털화에 따라 국가 기간시설인 발전소도 체계적인 IT 보안 대응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인증과 암호화, 관련 정책 입안으로 선제적인 데이터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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