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포츠카 외모에 패밀리카 실용성 갖춘 ‘폭스바겐 신형 아테온’
[IT동아 김동진 기자] 폭스바겐은 아테온을 자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세단으로 규정한다. 실제 살펴본 아테온의 외관은 흠잡을 데 없었다. 첫인상은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는 날렵한 느낌이지만, 넉넉한 실내 공간과 연비 효율 덕분에 패밀리카 용도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세련된 외모에 비해 평범한 실내 디자인에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폭스바겐 ‘신형 아테온 R-라인 4모션’을 약 73km 주행하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패스트백 디자인 적용해 날렵한 인상의 외관 형성
폭스바겐은 신형 아테온에 패트스백 디자인을 적용, 스포티한 외관을 설계했다. 클래식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한다. 전면부 보닛이 헤드라이트와 크롬으로 장식한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까지 내려온 하단 크롬바, 휠 아치까지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옆모습을 살펴보면, 패스트백 디자인이 더욱 도드라진다. 신형 아테온 R라인 4모션 차체는 전장(자동차 길이) 4,865㎜, 전폭(자동차 폭) 1,870㎜, 전고(자동차 높이) 1,440㎜,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 2,840㎜이며, 공차중량은 1,766kg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엔진을 전면부에 가로로 배치하는 폭스바겐 MQB 플랫폼을 적용한 덕분에 전장에 비해 넉넉한 축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체에 비해 낮은 전고로 더욱 역동적인 이미지인 신형 아테온의 공기저항계수는 0.23Cd에 불과하다. 20인치 내슈빌 알로이(Nashvill Alloy) 휠 역시 세단보다는 스포츠카에 가까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창문을 감싸는 틀을 없앤 프레임리스 도어 역시 아테온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하는 요소다. 날렵한 느낌을 주는 외관 디자인을 도어까지 유지했다.
후면부 중앙에 배치한 큼지막한 폭스바겐 로고와 아테온 레터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날카롭고 날렵한 전면부에 비해 후면부 디자인은 다소 평범했다.
신형 아테온의 트렁크 용량은 575리터이고, 2열을 접을 시 1,557리터까지 늘어난다.
세련된 외관에 비해 아쉬운 실내
차량에 탑승했다. 실내는 세련된 외관을 보며 상상했던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폭스바겐 SUV인 티구안 실내와 거의 유사한 모습으로, 외관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을 실내에서 느끼기는 어려웠다. 외관이 스포츠카의 형상이었다면, 실내는 정숙한 세단의 모습이었다.
센터패시아에는 9.2인치 ‘MIB3 디스커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 제스처 컨트롤과 터치, 음성 인식 등으로 원하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꾸렸다. 계기판으로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를 탑재해 스티어링 휠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조작으로 나타나는 내비게이션과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주행 데이터, 미디어 디스플레이 등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편의성도 높였다.
2열 공간은 매우 넉넉했다. 축거를 길게 뺀 덕분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는 공간감을 자랑했다. 폭스바겐이 공개한 2열 레그룸 수치는 1,016㎜로 패밀리카 용도로도 무리가 없다. 다만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한 탓에 헤드룸 공간이 여유롭지는 않았다.
다소 답답한 초반 가속력…1회 주유 시 1,000km 안팎을 넘나드는 뛰어난 경제성
시승을 시작했다. 서울과 경기도 시흥 구간을 왕복하며, 3시간 54분간 73km 거리를 주행했다.
신형 아테온의 초반 가속력은 다소 떨어졌다. 이 차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9초에 도달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하지만 탄력이 붙으면 최고 출력 20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차세대 EA288 evo2.0 TDI 디젤 엔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사륜구동 모델답게 코너링 시에도 안정감이 느껴졌으며, 디젤 엔진을 창작했지만 엔진 소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7단 DSG 변속기와 맞물린 차세대 EA288 evo2.0 TDI 엔진은 전작에 비해 10마력 더 높아진 힘을 발휘하며, 유럽의 최신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d를 충족한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차세대 엔진에 선택적 환원 촉매(SCR) 변환기를 두 개 장착해 전 세대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NOx)을 약 80%까지 저감했다”며 “엔진 하단에 설치한 SCR 변환기는 질소산화물을 변환하는 역할을, 엔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또 하나의 SCR 변환기는 높은 부하와 배기가스 온도에서 질소산화물을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유로6d 배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테온에 탑재한 폭스바겐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는 주행 피로를 덜어줬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차선 이탈을 방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기능으로 시선 분산을 막으며,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360도 에어리어 뷰로 주차 시 주변 환경을 살필 수 있어 유용했다.
에코, 컴포트, 노멀, 스포츠, 인디비주얼 등의 드라이브 모드는 주행 재미를 더했다. 특히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기술을 통해 서스펜션 댐퍼 세팅을 컴포트부터 스포츠까지 총 15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점은 안락한 승차감과 역동적인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 취향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요소였다.
이 차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경제성이다. 1회 주유 시 주행가능 거리 1,000km 안팎을 확보할 수 있으며, 복합 공인 연비는 13.8㎞/ℓ(도심 12.4㎞/ℓ, 고속 16.2㎞/ℓ)다. 실제로 시승 시 73km를 주행하며 연비 10.1㎞/ℓ를 기록해 공인 연비에 미치지 못했지만, 정체가 심한 시내 주행과 공조 시스템을 강하게 가동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카 외모에 세단의 안락함과 경제성 모두를 잡고 싶은 소비자에 충분히 어필할 만한 차량이었다.
폭스바겐 신형 아테온 R라인 4모션의 판매 가격(개소세 인하분 3.5% 적용, 부가세 포함)은 6,258만1,000원이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