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 업계 상생 이끌까
[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 주요 스톡 이미지(임대 혹은 판매하는 공용 사진) 기업 셔터스톡(Shutterstock)이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를 정식 제공한다. 사진 촬영자 혹은 저작권 보유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관계자들과 대가를 공유할 방법도 함께 내놨다. 지금까지 스톡 이미지 기업은 대부분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를 배척했다. 업계는 셔터스톡의 방법이 인공지능과 사진의 조화로운 발전을 이끌 발판으로 평가한다.
셔터스톡은 앞서 2022년 10월, 인공지능 그림 생성 도구로 널리 알려진 DALL-E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DALL–E는 기존 그림이나 사진을 분석해 데이터로 삼고, 이를 토대로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 혹은 그림을 토대로 새로운 그림을 만든다. 셔터스톡이 DALL-E에게 분석할 사진을 제공하면, DALL-E는 고성능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를 만들어 셔터스톡에 제공하는 것이 양사의 협력 내용이다.
이 때 셔터스톡은 DALL-E에게 제공한 사진의 촬영자 혹은 저작권 보유자에게 줄 보상 기금을 마련했다. 이후 DALL-E의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가 수익을 내면, 이를 사진의 촬영자 혹은 저작권 보유자와 공유하는 수익 모델도 만들었다.
앞서 셔터스톡을 포함한 스톡 이미지 기업들은 인공지능으로 만들거나 합성한 그림 혹은 사진을 다루는 것을 거부했다. 권리와 저작권 여부가 모호한 탓에, 콘텐츠를 만들면 추후 분쟁이 일어날 우려가 있어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셔터스톡은 ‘인공지능이 보고 배울 그림이나 사진을 사람이 만든 것으로만 활용, 권리와 저작권을 확보하고 관계자 모두와 수익을 공유하는 것’을 제시했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 사진에도 권리와 저작권이 주어진다. 수익을 공유 받으므로 그림, 사진을 제공하는 예술가들도 늘어날 것으로 추측 가능하다.
인공지능 개발 기업도 부담을 던다. 예술가들이 스스로 제공한 그림이나 사진을 쓰면 권리와 저작권 침해 우려 없이, 품질 좋은 데이터를 얻어 인공지능을 고도화한다. 일반 소비자들도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한다. 이렇게 만든 수익을 모두가 공유한다.
셔터스톡은 DALL-E와 협력 관계를 맺고 사진의 권리, 저작권 확보 방안을 마련한 후 2023년 1월부터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를 정식 지원한다. 셔터스톡은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수억 개 이상의 그림과 사진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구는 셔터스톡의 창작 도구 키트인 ‘크리에이티브 플로우(Creative Flow)’에서 사용 가능하다.
셔터스톡이 인공지능과 사진 업계 사이의 갈등을 모두 해결한 것은 아니다. 관계자 사이에서 일어날 갈등을 줄이려면 수익 배분 공식을 꾸준히 다듬어야 한다. 딥페이크와 음란물 제작 등 인공지능 사진 생성의 어두운 면을 없앨 방법을 고안하면서, 사람이 창작한 것에만 가치를 두고 인정하는 기존 예술 업계와 타협도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양 업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던 권리와 저작권, 수익 문제를 해결한 점에서 큰 진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폴 헤네시 셔터스톡 최고경영자는 “창의성을 표현하는 방법은 꾸준히 진화한다. 스톡 이미지 기업은 이 진화를 수용하고 혁신을 이끌면서도, 이 과정이 어디까지나 윤리 관행 아래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할 책임을 가졌다.”며 “DALL-E, LG AI 연구원 등 여러 인공지능 기업과 협업, 책임감 있게 만들어진 인공지능 사진 생성 도구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