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靑 주변 달리는 자율주행버스 타보니…”무료 운행 유용·편의 개선은 과제”
[IT동아 김동진 기자]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청와대 주변(경복궁 순환) 약 2.6km 일대를 달리는 자율주행버스 ‘A01’을 2대 운영하고 있다. 소형 버스가 일부 지역에서 시험 운행된 적은 있지만, 대형 버스가 자율주행으로 정기 운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복궁역(효자로입구)과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국립민속박물관 등 5개의 정류소에서 무료로 타고 내릴 수 있는 자율주행버스 A01을 직접 이용해봤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누구나 무료 탑승 가능
청와대 주변, 경복궁을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A01의 운행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12시부터 13시까지는 휴게 시간이며, 배차 간격은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30분, 10시 이후로는 15분이다. 토요일과 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국립고궁박물관 정거장에서 자율주행버스를 기다렸다. 현장에는 자율주행버스의 노선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있었고, 현장 요원이 안전한 승하차를 유도했다.
버스에 승차한 후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했다. 현재 무료 운행 중이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태그해도 요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운영사 측은 승하차 인원을 파악하기 위해서 교통카드 태그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버스 내부의 모습은 여느 차량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기들이 한쪽 면에 배치돼 있고, 안전한 운행을 돕는 엔지니어가 탑승해 주행 경로를 체크하는 점이 일반 차량과 달랐다.
버스 내부에는 혹시 모를 돌발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운전기사가 상주한다. 운영사인 에스유엠 관계자는 “정거장에 진입하고 벗어날 때는 안전을 위해 자율주행 모드를 끄고 기사가 직접 운전하며 출입문을 여닫는다”며 “승객이 내릴 때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달려오는 경우도 있어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개 차량 좌석에는 모두 안전벨트가 설치됐다. 규정상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혹시라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이 있으면, 운영사 직원이 착용을 안내했다.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한 승객들은 버스 한쪽 면에 설치된 자율주행 기기들에 시선을 고정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이라 불안했는데 운전기사가 상주해 있어 안심된다는 승객도 있었다.
주행 코스 곳곳에 변수…탑승 편의도 개선해야
이날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문제없이 정해진 구간을 달렸다. 버스 곳곳에 탑재한 라이다 센서가 장애물을 탐지하며 차량이 정해진 경로로 달리도록 도왔다.
라이다는 빛 탐지 및 거리 측정(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자율주행 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레이저의 빛을 발사해 그 빛이 물체와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감지한다. 이후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깜깜한 밤이나 기상 악화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도 운전자에게 사람이나 사물의 존재를 감지해 알리는 역할을 한다.
A01 차량에 배치한 라이다 센서가 장애물 회피를 돕고 있지만, 주행 코스 곳곳에 존재하는 변수가 운영사를 긴장케 한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에스유엠 관계자는 “경복궁역 주변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곳곳에 펜스가 있고 공사의 진척 정도에 따라 펜스의 위치가 수시로 바뀌기도 한다”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 이런 변수들을 매일 체크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 편의를 위해 개선할 사항도 보였다. 예컨대 차량 점검을 위해 운행하지 않는 날도 있는데, 이 사실을 알릴 창구가 많지 않은 점이다.
실제로 오는 23일과 24일, 차량 점검을 위해 자율주행버스의 운행을 중단하지만, 이 사실을 승객이 미리 파악할 방법이 많지 않았다. 현장에 있는 정거장 안내판에 운행 중단을 알리는 종이 안내문이 부착됐지만, 해당 안내문을 보지 못한 승객은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에스유엠 관계자는 “현재 자율 차 전용 앱인 TAP!의 공지 기능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앱 운영사와 청와대 자율주행버스 운영사가 다르다 보니, 일부 제약이 있다”며 “향후 승객들이 더욱 편하게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