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인터넷에서 파는 윈도, 아무거나 사도 되나요?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조립 PC를 사거나,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은 저렴한 노트북을 샀을 경우 윈도를 개인이 별도로 구매해 설치해야 하는데요. 인터넷에 윈도를 검색해보면 종류도 많고, 가격대도 다양해서 도무지 어떤 걸 사야 할지 몰라 헤매는 분들이 꽤 계실 겁니다. 게다가 버젓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샀는데 알고 보니 비정상적 제품이어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도 종종 나오고요. 그렇다면 정상적인 윈도는 어떻게 알아보고,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는 걸까요? lopXXXX님 사연입니다.

“이번에 프리도스 노트북을 사서 윈도를 하나 사려고 하는데 윈도도 종류가 많아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사용자용은 뭐고, DSP는 또 뭔지… 그리고 가격도 어떤 건 십만 원이 넘는데 어떤 건 몇 만 원대에다 몇 천 원짜리도 있는데 이렇게 저렴한 것도 정품 맞나요?” (일부 내용 편집)

개인 이용자라면 '처음사용자용' 구매해야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윈도를 이용자가 PC나 노트북에 직접 설치하려는 목적으로 구매하려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인증 판매점에서 ‘처음사용자용’을 구매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버전을 구매하는 게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윈도 라이선스는 크게 FPP(Full Packaged Product),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COEM(Commercial Original Equipemnt Manufacturer)로 나뉩니다. 이중 FPP가 처음 사용자용입니다. 시중에 DSP라고도 표기되어 판매되는 윈도는 COEM에 해당하는데요. 둘은 라이선스가 이용자에게 귀속되는지, 기기에 귀속되는지에 따라 구분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인증 판매점에서 판매하는 '처음사용자용' 패키지를 구매해야 안전하다. 출처=온라인 쇼핑몰 캡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인증 판매점에서 판매하는 '처음사용자용' 패키지를 구매해야 안전하다. 출처=온라인 쇼핑몰 캡처

FPP의 경우 라이선스가 이용자에게 귀속되는데요. 이 말은 즉, FPP를 한 번 구매하면 내가 새 PC나 노트북으로 교체해도 계속 그 라이선스를 쓸 수 있다는 겁니다. 대신 추가로 PC나 노트북을 구매해서 동시에 두 대 이상을 쓰고자 하면 라이선스를 추가로 구입해야 합니다. FPP 라이선스 하나당 1대의 PC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COEM 라이선스도 1대당 하나의 PC에 쓸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라이선스가 이용자가 아니라 기기에 귀속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만약 PC를 바꾸면 그 PC로 라이선스를 옮겨서 쓸 수는 없다는 뜻이지요. 이때 PC의 교체 여부는 메인보드가 기준입니다. 메인보드만 그대로라면 CPU, 램 등 다른 부품은 얼마든지 교체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메인보드에 귀속되는 라이선스인 셈입니다.

이렇게 보면 FPP를 놔두고 COEM을 구매할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그만큼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됩니다. 다만 COEM은 원래 개별 판매를 위해 나오는 라이선스가 아니라 조립 PC 판매 업체들이 PC와 함께 판매하는 용도로 나오는 라이선스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COEM 라이선스만 따로 판매하는 건 정상적 판매는 아닌 겁니다. 물론 라이선스 키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므로 당장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엄밀히 말하면 라이선스 이용 계약 위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향후 윈도 관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기술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COEM 혹은 DSP 라이선스는 원친적으로는 PC와 함께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라이선스만 따로 판매하는 건 정상적인 판매 형태는 아니다. 출처=네이버 쇼핑 캡처
COEM 혹은 DSP 라이선스는 원친적으로는 PC와 함께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라이선스만 따로 판매하는 건 정상적인 판매 형태는 아니다. 출처=네이버 쇼핑 캡처

OEM도 PC에 귀속되는 라이선스라는 점에서는 COEM과 같은 라이선스인데요. 개인 이용자가 PC와 함께 구매할 수 있는 COEM 라이선스와 달리 PC나 노트북 제조사가 제품에 설치해놓은 상태로 제공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이나 LG 등의 제조사로부터 노트북을 구매했을 때 미리 설치된 윈도가 바로 이 OEM 라이선스죠.

저렴한 ESD 제품은 특히 주의 필요…MS 스토어만 공식 판매처

시중에는 ESD(Electric Software Distribution)라는 이름으로 아주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라이선스도 있습니다. 이 ESD 라이선스는 기본적으로 FPP와 동일한 라이선스지만 윈도 설치 파일이 담긴 USB 저장장치 등이 포함된 물리적 상품인 FPP와 달리 이메일로 라이선스 키만 보내주는 형태입니다. 구매에 가장 유의해야 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픈마켓 등에서 수천 원 수준의 비정상적 가격에 ESD 라이선스를 판매하고 있다면, 이는 비정상적인 경로로 유출된 라이선스 키를 판매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정품 인증이 되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큽니다. ESD 버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가 유일한 공식 판매처이므로, 다른 경로로는 구매하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ESD 버전 윈도. 일반 오픈마켓에 판매되는 저렴한 ESD 제품은 대부분 비정상 판매이므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ESD 버전 윈도. 일반 오픈마켓에 판매되는 저렴한 ESD 제품은 대부분 비정상 판매이므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참고로 라이선스 종류와 별개로 윈도는 홈과 프로 에디션으로 버전이 나뉘어 있는데요. 프로 버전은 기업 고객 등 좀 더 전문적인 용도로 PC를 활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버전입니다. 이 때문에 보안 관련 고급 기능이나 원격 접속 기능 등의 추가 기능이 포함되며 가격도 조금 더 비쌉니다. 사실 대부분의 일반 이용자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므로 저렴한 홈 에디션을 구매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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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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