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한민국 소부장 자립의 교두보 역할 ‘톡톡’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지난 몇 년 사이 우리 산업의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자립이다. 2019년 일본과의 무역 분쟁을 계기로 특정 국가에 소부장 공급을 의존하는 산업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경쟁 심화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소부장 자립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 정부는 2020년 소부장 기업 육성, 특화단지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소부장 2.0’ 전략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 정부 또한 100개였던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150개로 확장하며 소부장 사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또한 이러한 국가 전략에 맞춰 지난 2020년부터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이하 소부장 스타트업 100)’이란 이름으로 소부장 기업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혁신 창업 허브인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 ‘소부장 스타트업 100’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더불어 유이하게 주관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관이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출처=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전경. 출처=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에서 성장까지 적극적인 동반자로’를 비전으로 내걸고 있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이디어 발굴부터 글로벌 진출에 이르기까지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총 621개사에 대한 육성 및 사업 지원을 진행했으며, 자체 투자를 포함해 총 47개 사에 662억 6800만 원 투자를 유치하고, 신규 채용 1206명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중 ‘소부장 스타트업 100’ 사업은 스마트엔지니어링, 복합소재, 융합바이오,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친환경 분야의 예비 창업기업 혹은 창업 7년 이내의 유망 기업을 대기업·중견기업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 스타트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전국 20개 선정기업 중 복합소재 분야 4개 사, 산업용 IoT 분야 3개 사, 친환경 분야 3개 사 등 총 10개 사를 배정받아 집중 지원하는 중책을 맡았다.

선정된 기업들에는 시제품 제작·고도화, 마케팅 등에 소요되는 사업화 자금을 기업 최대 2억 원까지 제공했으며, 이외에도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상시 매칭 및 멘토링, 투자 유치 강화 프로그램, 후속 연계지원 등 다양한 성장촉진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선배-창업기업 간 교류회인 ‘SOS(SObujang-Startup) 네트워킹 데이' 행사 장면. 출처=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선배-창업기업 간 교류회인 ‘SOS(SObujang-Startup) 네트워킹 데이' 행사 장면. 출처=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또한 선배-창업기업 간 교류회인 ‘SOS(SObujang-Startup)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해 수요기업과 창업기업을 매칭하고, 창업기업 간 애로사항을 공유하는 등 현장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창업기업의 애로사항을 1:1 멘토링 하기 위한 원스톱 상담창구 또한 개설해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지원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7월 SK에코플랜트, 동반성장위원회, 유안타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K그라운드파트너스 등 6개 기관과 함께 기술사업화 ,투자 유치 및 마케팅 지원을 위한 ‘밸류업 플랫폼(Value Up Platform)’을 구축하는 협약을 맺으며 지원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 밸류업 플랫폼을 통해 우수 스타트업 시상식인 ‘테크 오픈 콜라보레이션(Tech Open Collaboration)’과 개방형 기술 공모전 ‘콘테크 미트업 데이(ConTech Meet-Up Day)’ 등이 진행됐으며, 이중 콘테크 미트업 데이에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해 ‘소부장 스타트업 100’ 사업으로 지원한 위드엠텍이 최종 선정되는 쾌거도 거뒀다. 위드엠텍은 산업 부산물에서 친환경 저비용 재생흑연을 분리정제하고, 이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밸류업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테크 오픈 콜라보레이션' 시상식. 출처=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밸류업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테크 오픈 콜라보레이션' 시상식. 출처=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번 성과로 위드엠텍은 중기부, 한국무역협회 등으로부터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고, SK에코플랜트와는 공동 연구개발 진행과 더불어 향후 사업 적용, 투자 등 연계 지원 혜택을 받게 됐다.

위드엠텍 이외에도 선정 기업들은 우수기업 수상 및 투자 유치, 매출 신장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먼저 링크솔루션은 벤처 및 기술개발 관련 대통령·국무총리·장관상을 수상하였으며,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하여 다양한 방식의 3D프린터(SLA PEEK)를 개발하여 고객 희망 솔루션을 제공하며 누적 31억 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하였다.

링크솔루션의 3D 프린터 제품 모습. 출처=링크솔루션
링크솔루션의 3D 프린터 제품 모습. 출처=링크솔루션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수질을 분석하는 IoT 솔루션을 보유한 파이퀀트는 한국 최초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의 협업을 성사했으며,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로도 등록됐다. 이외에도 한국수자원공사, 로레알, 유니세프UNICEF,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다양한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인 리튬금속전지를 연구개발·제조하는 비이아이랩은 원자층 증착기 기반의 특수기술 코팅 장비를 개발하여 국내 주요 대학에 연구용으로 납품한데 이어 4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보스턴에 연구법인을 설립하여 글로벌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딥인사이트는 인공지능 기술과 3D 센싱 기술, 계산 광학 기술을 결합하여 고부가가치 모빌리티·로보틱스 분야에 활용되는 비전 시스템을 개발하여 43억원을 투자받았다. 현재 미국 배달로봇 업체의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소프엔티는 선택적 여과-투과 성능을 보유한 나노멤브레인 복합소재를 활용한 유해물질 차단 소재와 개인용 보호구 및 의료복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최근 자체 브랜드를 통한 사업화를 시작했으며, 약 3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신보창업경진대회인 ‘유커넥트 파이널’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재료기술연구소가 국내 및 해외 3개국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 출자하고, 한국과학기술지주가 5억 원을 투자해 공동설립한 약 16억 5000만 원 규모의 연구소 기업인 소울머티리얼은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저밀도 절연 방열 필러 소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 그룹에 공급되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인 엔드플레이트를 제작하는 오리엔트정공의 수주를 확보해, 현대차 측에 기술을 소개하고 공급 가능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소울머티리얼은 향후 경산 연구특구 화장품 특화 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부문 유망 기업인 소울머티리얼. 출처=소울머티리얼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부문 유망 기업인 소울머티리얼. 출처=소울머티리얼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난 2021년 분사한 라이다 센서 전문 업체 오토엘도 110억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를 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라이다 센서는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으로, 오토엘은 고감도 라이다 센서를 소형화, 저가화해 공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프레임웍스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1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정밀도로 가공할 수 있는 초정밀 가공기를 개발했다. 프레임웍스의 초정밀 가공기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인 마이크로 LED 패널과 차세대 OLED 패널 등을 활용한 초고선명 TV 제조에 적용될 전망이다.

엘엔디전자는 차세대 화합물반도체용 소재인 GaN 소자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 수입 의존도 50% 이상인 GaN 소자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창조경제센터는 이번 ‘소부장 스타트업 100’ 사업 종료 후에도 창업기업들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해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확인서’ 취득을 위한 멘토링을 후속지원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케이비엘러먼트, 에이런 2개 사가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문락 센터장은 “다양한 전문기관과 창업기업의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 및 인프라 구축으로 혁신기술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도 소부장 창업기업의 대형 투자유치 및 글로벌 네트워크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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