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IT] 로맨시브 이수현 대표, “코자아, 당신의 내일을 위한 오늘의 숙면을 드립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입니다.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이 보유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1,000만 명 규모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농식품 분야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전통과 첨단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입주 스타트업의 의견을 반영해 실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는데 집중하는 '네트워크'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해 판로개척을 다각화했고(유통 대기업 협업 및 크라우드펀딩 지원 등), 식품 디자인, 홍보 영상 촬영, 특허 출원 등 이종 기업을 연계해 지원하죠. 센터와 입주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에 IT동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경험을 전달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은 당신의 편안한 내일을 위해 오늘의 숙면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로맨시브(RomanSive)입니다.
당신의 편안한 내일을 위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로맨시브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이수현 대표(이하 이 대표): 로맨시브는 ‘잠이 오지 않는 날, 가장 먼저 시도하고 싶은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 성인 10명 중 6명은 만족하는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 바쁜 현대 사회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입시 등으로 편안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수면 장애를 의학적 분류만 해도 8가지 이상이다. 단순히 수면제와 같은 약에 기대서는 만족할 수 있는 잠을 자기 어려운 사회 아닌가(웃음).
로맨시브가 추구하는 목표는 밤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수면 브랜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IT동아: 확실히 일과 공부 등에 치여 마음 편하게 잠을 자는 일은 많지 않다. 숙면에 좋은 차, 숙면에 좋은 음식, 숙면에 좋은 향초 등… 꽤 많은 것에 기댔던 것 같다.
이 대표: 사실 숙면을 단순히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면제를 예로 들어 보자. 수면제는 숙면을 위한 약이라기 보다, ‘빨리 잠드는 것’에 집중한 의약품이다. 그마저도 내성이 생기면 한 알, 두 알 섭취만으로 잠도 잘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많은 양을 섭취했다가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의학의 힘을 빌리는 것도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 의학적 처방도 달라진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나 이를 심하게 가는 사람이 같은 처방으로 숙면을 취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식품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숙면은 개인마다, 사람마다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이에 로맨시브는 개인 맞춤형 제품,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IT동아: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로맨시브의 목표는 무엇인지 이해했다. 다만, 쉽지 않아 보이는데.
이 대표: 맞다. 쉽지 않다. 한 단계씩, 한 걸음씩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 먼저 선보인 것은 수면 음료다. 심리적 장벽을 낮춰 많은 사람이 쉽고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식품으로 접근했다.
와디즈 푸드 펀딩 1위를 달성한 로맨시브의 수면 음료
IT동아: 수면 음료… 확실히 효과는 있는지 궁금하다.
이 대표: 음료를 선택한 것은, 개인적인 선택이었다. 음…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음료는 ‘예술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묻자)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기 전부터 음료를 참 좋아했다. 편의점에 신상 음료가 나오면 꼭 가서 마셔보고,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지 이유를 찾곤 했다. 어릴 때부터 가게에서 음료를 구경하던 게 취미였다. 정말이지 음료만 계속 마시는 것 같다.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항상 이렇게 답한다.
‘음료는 식품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범위가 넓은 음식’이라고. 음료는 대부분 크기가 똑같지 않나. 담겨 있는 병의 모양이 다를 뿐, 용량은 대부분 비슷하다. 캔, 병, 페트병에 따라 용량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맛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크기의 캔에 담긴 음료라도 질감이나 향, 맛 등은 모두 다르다.
IT동아: 하하. 그… 정말 음료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 대표: 맞다. 좋아한다(웃음). 음료가 너무 좋아 수업을 뒤로하고 바텐더로 약 2년 동안 일했을 정도다. 알코올과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음료의 차이점을 연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IT동아: 그래봐야 다 같은 음료 아닌가.
이 대표: (단호한 표정으로) 아니다. 다르다. 신기하지 않나? 같은 크기의 음료인데, 마셔보면 모든 것이 다르다. 같은 크기의 음식 중 표현할 수 있는 맛의 표현이 가장 다채롭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부피 안에서, 수많은 표현을 구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생의 매 순간에 음료가 있었던 것 같다(웃음).
입시 준비를 하며 불면증을 겪고 있을 때, 이를 해소할 수 있었던 것도 음료였다. 이후 액체 형태의 음식을 섭취하면, 가장 흡수율이 좋다는 것을 파악했고,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국에는 수면을 돕는 음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이때였다.
그렇게 찾은 것이 ‘리체라(lichera)’다. 식약처가 인증한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원료 ‘L-테아닌’과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을 합성하는 원료인 ‘트립토판’, ‘비타민B’, ‘마그네슘’을 담았다. 그리고 잠이 안 올 때 종종 사용하는 한약 중 하나인 ‘산조인’도 추가했다. 그렇게 2021년 12월 리체라를 와디즈를 통해 선보였고, 약 3주 동안 판매하며 5,914만 8,577원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2021년 12월 기준 와디즈 푸드 펀딩 중 1위 기록이다.
로맨시브는 단순히 외주를 맡기고 브랜드를 입히는 다른 업체와 달리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고 제품 생산과 판매 채널까지 관리했다. ‘진짜 날 생각해서 맞는 제품이 맞나?’라는 의물을 스스로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제품 출시 이후 약 3개월 동안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았고, 가장 가까이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다. 소비자 개인의 불면증 고민에 맞는 해결책을 기능적으로 담고, 숙면을 시도하는 소비자의 상황과 심리를 파악하기 위한 감정적인 접근도 병행했다.
IT동아: 고객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은, 곧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는 시장성 테스트와 같은 의미다.
이 대표: 녹차 31잔 분량의 ‘L-테아닌’, 맥주 10잔 분량의 홉(Hob)을 담았다. 자유를 뜻하는 ‘libre’, 음료를 뜻하는 ‘cicera’를 더한 리체라라는 상품명에는 숙면을 취한 뒤 얻을 수 있는 내일의 자유를 위한 음료라는 의미를 담았다.
더 빛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 밤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IT동아: 수면 음료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 대표: 2021년 6월 로맨시브를 설립했고, 당해 12월 리체라를 출시했다. 실제 준비는 서울대학교 창업지원단에서 사업 선정된 3월부터 시작했고, 서울대 기능성식품학 연구실에서 연구하던 최주희 연구원과 함께 레시피를 개발했다(참고로 최주희 연구원은 현재 로맨시브 CTO로 일하고 있다). 이후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시제품 공동 개발 와디즈로 처음 선을 보였고, 지난 1년간 리체라를 판매하며 단일 제품으로 거둔 매출은 6억 원 규모다. 와디즈 펀딩 이후 공식 판매는 다른 유통채널 입점 없이 자사몰에서만 진행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듣기 위한 선택이었다.
IT동아: 단일 제품으로 6억 원 매출…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이 대표: 다만, 리체라를 판매하며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객을 위한 더 좋은 수면 음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다짐이었다. 이후 스스로 기술을 더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요 출원인 및 연구기관 조사를 통한 기술이전 대상자를 찾아 유의미한 수면 관련 특허맵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신제품 개발에 방향성을 정립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고객이 많이 문의했던 이전부터 복용하고 있던 약과의 상호작용 여부를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기웅 교수님 자문을 통한 불면증 발병 비율이 높은 질환(고혈압, 우울성 질환 등)의 주요 약물 성분과 상호작용하는 성분을 분석하고 제품 설계 과정에 반영했다.
리체라라는 상품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향수 같다’, ‘이름이 어렵다’는 의견을 들었고, 내년 3월 아마존 입점을 기획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 리체라라는 상품명은 좋은 호평을 듣지 못했다. 이에 오는 12월, 리체라를 보다 개선하고, 자몽 맛에서 체리 맛으로 변경한 뒤 새로운 상품명 ‘코자아(COZA)’를 신제품을 선보였다.
IT동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제품의 상품명, 브랜드를 아예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이 대표: 많이 고민했다. 인지도도 어느 정도 쌓았고, 고객 반응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만, 이름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 무엇보다 로맨시브는 단순히 하나의 수면 음료만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 각 개인에게 맞춘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찾았고, 미국 시장까지 공략하고자 ‘코자아’로 변경을 결정했다.
코자아는 지난 6월부터 기획한 브랜드다. 기존 수면 브랜드는 대부분 편안하고 잔잔한 이미지가 강했는데, 우리는 수면 브랜드라도 반짝이고 튀는 이미지를 담고 싶었다. 불면증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 목표가 확실한 사람이 불면증을 많이 겪는다. 이에 소극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더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담고 싶었다. 숙면의 가치는 내일이 변하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오늘 밤은 꿈에 빠지고, 내일 하루는 꿈을 꾸라는 이미지를 코자아 브랜드에 녹였다.
IT동아: 어렸을 때부터 음료 사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창업이라는 것은 생각과 다짐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위기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이 대표: 와디즈로 첫 제품을 선보이고, 어느 정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시점이 가장 위기였다(웃음). 6,000만 원에 가까운 펀딩 실적을 모았지만, 제품 개발에 모든 비용을 소모해 당시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할 여력은 전무했다. 다음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인력, 자금 등도 필요했고… 그저 도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사업은, 창업은 꿈이었다. 한 스타트업 대표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당시 그 대표님도 지금의 성공은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고생하며, 본인이 제시한 목표를 향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 얘기하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고생이 재밌어 보였다(웃음). ‘나도 저렇게 고생해 보겠다’, ‘저렇게 하면 빨리 성장할 수 있겠구나’, ‘경험을 남들보다 빠르게 쌓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IT동아: 미국 시장 진출은 어떻게 결심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이 대표: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에서 아마존 MD를 만나며 결심했다. 미국 수면 식품은 불면증에 효과를 주는 성분으로 알려진 ‘멜라토닌’ 위주 제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코자아는 멜라토닌이 아닌 성분으로 불면증을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제품이다. 관련해 많은 조언을 얻었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아마존 입점 및 진출을 결심했다. 미국 지사도 준비하고 있다(웃음).
로맨시브의 시작은 수면 음료지만, 소비자의 내일을 위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내일을 편하게 보내기 위한 수면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향후 우리가 직접 개발한 제품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진정 돕는 제품, 서비스 등을 모아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수면은, 숙면은 반신반의하는 영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술 개발에 주력했고, 특허맵을 보며 계획을 세웠다. 산조인의 유효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속했고, 관련 데이터를 쌓아가며 특허를 준비 중이다. ‘더 빛나는 내일을 위해 오늘 밤 행복하시기 바라는’ 로맨시브의 바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우리 로맨시브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