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래 성능 지금 누리는 워크스테이션, 델 프리시전 7865 타워
[IT동아 김영우 기자] 일반인들은 단순 업무를 보기 위해, 혹은 게임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고성능 컴퓨터를 사곤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서 살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란 여러가지 한계가 분명하다. 제조사들 역시 일반인들이 살 수 있는 가격 내에서 여러가지 성능적인 타협을 거친 제품을 ‘고성능’이라고 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워크스테이션은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콘텐츠 제작이나 엔지니어링, 건축, 제조, 과학 등의 분야에서 최대한의 생산성을 내야 하는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워크스테이션의 경우, 지금 시대의 기술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능과 기능, 그리고 확장성을 발휘하는 것이 미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워크스테이션의 경우는 일반인들이 10여년 후에나 접할 수 있는 성능을 지금 당장 발휘하기도 한다.
델의 프리시전 7865 타워(Dell Precision 7865 Tower, 통칭 7865T)는 이러한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의 최전선에 선 제품이다. 최대 64코어 128쓰레드 지원의 2세대 AMD 라이젠 쓰레드리퍼 프로 5000 WX(AMD Ryzen Threadripper PRO 5000 WX) 시리즈를 CPU로 탑재하고, 전문가들만의 특권인 AMD 라데온 프로 및 엔비디아 RTX 그래픽카드를 듀얼 구성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최대 1TB의 ECC 시스템 메모리를 지원하는 등, 그야말로 깜짝 놀랄 정도의 사양을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안정성과 보안성 측면에서도 최상위권의 설계를 갖추고 있는 등, 여러모로 강력함을 뽐내는 제품이다.
비교적 아담한 본체를 꽉 채운 고성능 부품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이라면 본체 크기가 ‘한 덩치’ 하는 경우가 많지만 델 프리시전 7865 타워 본체는 의외로 아담하다. 414(높이)x172.6(가로)x429.6(세로)mm 사이즈로, 가정용 미니타워 시스템보다는 약간 크고 미들타워 시스템보다는 약간 작은 수준이다. 기본 제공되는 키보드와 마우스 역시 슬림한 제품이라 본체가 더 작아보인다.
덕분에 기대 이상의 공간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는데, 본체를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 이상으로 묵직하다. 무게가 16kg 정도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새시 내부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 두꺼운 철판을 이용한데다,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성능의 부품 및 다양한 기능을 꽉 채워 넣었기 때문이다.
정비성이나 확장성도 좋다. 측면 커버는 잠금 레버를 90도 정도 살짝 돌린 뒤 커버를 당기면 바로 열린다. 그리고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2.5인치나 3.5인치 드라이브를 추가할 수 있는 2개의 드라이브 베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커버를 열거나 드라이브를 추가할 때 나사를 풀거나 조일 필요도 없다.
그리고 본체 새시 내부의 빈공간을 거의 덮듯이 탑재된 가이드가 있는데, 이를 통해 내부 부품을 보호하고 공기의 순환을 돕는다. 가이드 내부에는 별도의 냉각팬도 달려있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 이용한 모델은 엔비디아 RTX A6000 그래픽카드 2개를 탑재한 듀얼 구성의 제품인데, 델 프리시전 7865 타워 내부에는 이런 대형 그래픽카드 2개를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고정 스탠드도 탑재했다. 여러모로 안정감을 주는 구성이다.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외부 인터페이스 구성
외부 구성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 많다. 제품 전면 상단에는 2.5인치나 3.5인치 드라이브를 추가할 수 있는 2개의 드라이브 베이가 있다. 2개의 내부 드라이브 베이와 함께 활용하면 총 4개의 드라이브를 확장할 수 있으며, 별도의 공구 없이 탈착이 가능해 편리하다.
그리 전면 드라이브 베이 하단에는 슬림 ODD가 달려있다. 최근 CD나 DVD의 광 디스크를 쓸 일이 줄어들어 일반 컴퓨터에선 ODD가 사라지는 추세지만, 기업에서는 별도로 관리되는 데이터를 백업하거나 설치하고자 할 때 아직도 종종 광 디스크를 이용하기도 하므로 ODD가 의외로 요긴하다.
그 외에도 본체 전면에는 USB 3.0(5Gbps) 타입-A 포트 2개 및 USB 3.1(10Gbps) 타입-C 포트 2개, 그리고 SD카드 리더 및 오디오 포트가 달려있다. 특히 최근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고속 USB 타입-C 포트를 전면에 갖춘 점이 반갑다.
그리고 본체 상단 전면에는 본체를 옮길 때 손잡이로 사용할 수 있는 핸들이 마련되어있다. 필요에 따라 액세서리 수납 공간을 겸하기 때문에, 여기에 각종 공구나 USB 메모리, 젠더 등의 자잘한 액세서리를 보관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사용자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확장 가능한 후면 구성
본체 후면의 기본 구성은 비교적 간결하지만 주문 시의 구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확장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각각 3개씩의 USB 3.0(5Gbps) 타입-A 포트 및 USB 3.1(10Gbps) 타입-C 포트, 그리고 1개씩의 기가비트(1Gbps) 이더넷 포트 및 10Gbps 이더넷 포트 그리고 오디오 포트가 달렸다. 고속 USB 타입-C포트와 10Gbps 이더넷 포트는 기업 환경에서 특히 유용할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썬더볼트 포트는 기본 사양이 아니다.
그 외에도 추가 카드의 구성에 따라 다양한 포트가 탑재될 수 있는데, 리뷰에 이용한 제품의 경우, 엔비디아 RTX A6000 그래픽카드 2개를 탑재하고 있어 후면에 총 8개의 DP(디스플레이포트)가 달려있다. 다수의 모니터를 동시에 이용해야 하는 기업에 최적이다.
그리고 그 외에 2개의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를 탑재한 네트워크 카드를 달고 있다. 이 외에도 제품 주문 시 썬더볼트 카드나 와이파이용 무선랜 카드, USB4 카드와 같은 옵션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이용 환경에 맞는 구성을 선택하자.
상위 0.1%를 위한 초고성능 하드웨어
제품 외부 구성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그 이상으로 이목을 끄는 것은 역시 내부 구성이다. 델 프리시전 7865 타워는 주문 시 다양한 사양을 선택할 수 있으며 CPU의 경우, 최대 AMD 라이젠 쓰레드리퍼 프로 5995WX(64코어 128 쓰레드)의 선택이 가능한데, 이는 2022년 12월 현재 데스크톱 시스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최고 성능의 CPU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라이젠 쓰레드리퍼 프로 5995WX의 바로 아래 등급 모델인 라이젠 쓰레드리퍼 프로 5975WX(32코어 64 쓰레드) CPU를 탑재했다. 이 역시 현재 팔리는 데스크톱용 CPU 중 상위 0.1%에 포함되는 것임은 분명하다.
시스템 메모리와 관련, 총 8개의 DDR4 메모리 슬롯을 탑재하고 있으며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용 시스템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ECC(오류정정부호) 기능도 지원한다. 슬롯 1개당 최대 128GB, 총 1TB의 시스템 메모리를 구성할 수 있으며 이번 리뷰에 이용한 모델은 총 512GB(64GB x 8)의 ECC 지원 DDR4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8채널 구성). 기본 탑재 메모리의 사양은 물론 최대 지원 메모리의 사양 역시 일반 데스크톱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픽카드의 사양 역시 호화롭다. 전문가용 그래픽카드인 엔비디아 RTX 시리즈와 AMD 라데온 프로 시리즈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번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최고 사양 그래픽카드인 엔비디아 RTX A6000(48GB)를, 그것도 2개나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2022년 12월 현재 데스크톱 시스템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상위급의 성능으로 렌더링이나 AI를 비롯한 다양한 컴퓨팅 작업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PCIe 4.0 지원 2TB의 NVMe M.2 SSD를 1개 탑재했다. 델 프리시전 7865 타워의 메인보드는 2개의 M.2 슬롯을 갖추고 있어 M.2 SSD의 추가를 통한 용량 확장도 가능하다.
하드웨어 기반으로 구현한 높은 안정성과 보안성
이와 같은 최상위급의 성능과 더불어 델 프리시전 7865 타워는 워크스테이션이라면 필수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ISV(Independent Software Vender) 인증도 받았다. 이는 시스템의 구성 및 성능이 전문가용 소프트웨어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능 및 확장성뿐만 아니라 기업용 시스템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안정성과 보안성 관련 사양도 충실하다. 단순히 보안용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드웨어 기반의 보안 기능을 다수 갖춘 것에 주목할 만하다.
메인보드의 기본 펌웨어인 바이오스(BIOS) 수준에서 메모리 오류 및 충돌을 막아 블루스크린을 방지하는 Reliable Memory Technology (RMT) Pro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델의 특허 기술 중 하나로, 시스템에 탑재된 ECC 메모리와 연동해 메모리가 고장 났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미리 이 사실을 알린다.
제3자가 멋대로 새시 커버를 여는 상황에 대비하는 침입 탐지 기능도 있다. 이는 바이오스가 본체 내부에 탑재된 침입 스위치와 연동해 작동하는 기능으로, 바이오스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시킨 상태에서 누군가 무단으로 새시 커버를 연 기록이 남으면 부팅 차단 상태가 되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다. 바이오스 메뉴로 들어가 이를 해제해야 정상적으로 시스템 이용이 가능해지는데, 바이오스 접근 암호를 걸어 둔 경우, 이를 아는 관리자만 기능 해제가 가능하다.
저장장치에 저장된 데이터를 지키기 위한 자체 암호화 드라이브(Self-Encrypting Drive, SED) 기술도 갖췄다. 이는 저장장치 자체를 암호화하는 기술로, 누군가 저장장치를 가져가더라도 정해 둔 암호를 모른다면 저장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 외에 델 제품 특유의 AI 기반 시스템 최적화 도구인 ‘델 옵티마이저’의 프리시전 버전 (Dell Optimizer for Precision)을 지원한다.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자주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시스템 자원을 몰아줘 체감 성능을 높이는 애플리케이션 최적화 기능, 배경 소음을 감지하고 전반적인 오디오 환경을 미세조종해 한층 원활한 회의가 가능한 오디오 최적화 기능, 그리고 소음이나 소비 전력 수준을 조절해 쾌적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전원 최적화 기능이 대표적인 지원 기능이다. 그 외에 무선랜 탑재 모델은 위해 와이파이 접속 최적화 기능도 이용 가능하다.
측정 성능은 사상 최고점
시스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브이레이(V-Ray)5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도 구동해 봤다. CPU의 성능을 가늠하는 브이레이 기본 테스트에선 37,560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IT동아 리뷰 사상 최고점이다. 일반 데스크톱용 CPU 중에서 가장 강력한 모델 중 하나인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K가 17,000~18,000점 사이를 기록할 정도였으니 성능의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GPU 연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브이레이 GPU CUDA 테스트도 구동해봤는데, 이 역시 IT동아 리뷰 사상 최고점인 3,309점을 기록했다. 일반 그래픽카드 중 최상위권이라는 지포스 RTX 3090 TI가 2,000점 남짓을 기록한 바 있는데, 델 프리시전 7865 타워는 전문가용 그래픽카드 중에 가장 강력한 모델인 엔비디아 RTX A6000를 2개나 탑재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미래의 컴퓨팅 성능을 지금 당장 누리기 위한 수단
주문 시의 사양 구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델 프리시전 7865 타워를 구매하려면 일반적인 컴퓨터 시스템 대비 몇 배, 혹은 10배 이상의 비용이 들 수도 있다. 일반인이라면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이겠지만, 최고의 품질과 가장 높은 효율로 상업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건축 설계, 과학 연구를 하려는 전문가 입장에선 충분히 납득할 만큼의 비용으로 합당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델 프리시전 7865 타워다. 미래의 컴퓨팅 성능을 지금 당장 이용하기 위한 대가는 당연히 싸지 않다.
또한, 극히 높은 컴퓨팅 성능을 발휘하는 것 외에도 안정성이나 보안성, 그리고 확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부가적인 기술 역시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기업용 및 전문가용 컴퓨팅 시장에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은 델의 제품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