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다음은? 국내 미지원 애플 서비스와 기능들
[IT동아 권택경 기자] 애플 아이폰은 한때 ‘한국에서는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 미지원 기능과 서비스들이 많았던 탓이다. 다행히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진 데다 많은 이용자들이 고대했던 애플페이 상륙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는 기능과 서비스도 남아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향후 지원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지 살펴봤다.
나의 찾기
‘나의 찾기’는 애플 기기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이폰, 에어팟, 맥 등의 애플 기기의 대략적인 위치를 지도상에서 확인하고, 기기 비활성화나 소리 재생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기기 분실이나 도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 기기 전원이 켜져 있을 때뿐만 아니라 꺼져있을 때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기기 위치 표시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사물위치 추적 기기인 애플태그도 10M 이내 근거리에서 정밀 탐색하는 기능만 이용할 수 있는 사실상 반쪽짜리 상태로 국내에 출시됐다.
애플이 나의 찾기 기능을 국내에서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설명한 바는 없으나, 애플의 기술과 정책이 국내법과 충돌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내 위치정보사업자는 위치정보의 수집, 이용, 제공사실 확인자료가 위치정보시스템에 자동으로 기록되고 보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나의 찾기 기능은 전 세계 수많은 애플 기기가 서로 암호화된 익명 통신을 주고받는 ‘크라우드소싱 네트워크'를 통해 구현되며, 위치 정보를 별도 서버에 저장해두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거나 애플이 기능 구현 방식,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 기능이 지원될 가능성은 작다고 할 수 있다.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
애플이 지난 2020년 처음 선보인 비대면 운동 관리 서비스다. 월 9.99달러(약 1만 2760원), 연 79.99달러(약 10만 2150원)의 구독형 서비스이며, 애플의 통합 구독 멤버십인 ‘애플 원’에도 포함된다. 영상 속 트레이너의 지시에 따라 함께 운동하고, 애플워치로 운동량을 기록할 수 있다. 근력운동, 유산소 등 다양한 운동 콘텐츠를 지원한다. 원래는 애플워치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지만 현재는 아이폰만 있어도 이용할 수 있다.
피트니스 플러스는 출시 첫해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 6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15개, 올해는 21개로 지원 국가를 늘렸다. 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는 모두 빠졌다.
다만 콘텐츠 상당수는 넓은 단독 주택에 특화된 경우가 많아 층간소음을 신경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국내 주거환경과는 맞지 않는다. 만약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철저히 현지화된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위성 SOS
이번 아이폰 14 시리즈부터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다. 기존 통신망에 접속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위성 연결을 통해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낼 수 있다.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의 사고 감지 기능과도 연계하여 통신이 두절되고, 이용자가 의식이 없는 극한 상황에서도 긴급 구조 요청이 이뤄진다. 실제 이달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가 비탈길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으나, 아이폰의 사고 감지 기능과 위성 SOS 덕분에 구조되는 등 실효성을 입증하는 사례들도 보고되는 중이다.
위성 SOS 기능은 아이폰 14 구매자들에게 첫 2년간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되며, 이후에는 유료로 전환된다. 미국, 캐나다 출시를 시작으로 이달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영국에서 지원 국가를 확대했으며 내년에도 지원 국가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지만, 통신망이 촘촘한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그 효용성이 크지 않으므로 출시 가능성도 작게 점치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플케어 플러스 월간 결제와 분실, 도난 보장 플랜
애플케어 플러스는 애플 제품의 무상 보증기간을 늘려주고, 우발적 손상에 대한 수리비도 대폭 감면해주는 유상 서비스다. 현재 국내에서도 애플케어 플러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미국에서는 좀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중 하나가 월별 결제다. 국내 애플케어 플러스는 처음 애플케어 플러스 가입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해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구독 서비스처럼 월별로 내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가격이 조금 더 비싼 대신 분실과 도난을 보장해주는 상위 서비스도 존재한다.
애플이 직접 제공하는 건 아니지만 국내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누릴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이동통신사에서 애플과 제휴해 애플케어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별로 요금을 내는 방식이라, 한 번에 내야 하는 애플케어 플러스 구입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고려할 만하다.
특히 SK텔레콤의 ‘T아이폰 파손’ 상품은 최대 36개월 동안 무제한 파손 보상과 월 1회 분실 보상을 제공하고 있어서, 사실상 애플케어 플러스의 상위 호환이다. 다만 SKT를 통해 개통한 아이폰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반면 KT의 애플케어팩은 자급제 단말기도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SKT와 달리 분실 보상은 제공하지 않고, 파손 보상도 연 2회로 제한된다. 보증 기간도 최대 24개월이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