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엘핀 [1] 세계 유일 '복합 위치인증'으로 시장 이끈다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정보화 시대, 소비자의 신원을 증명하는 ‘인증’ 기술은 꼭 필요하다. 인증 기술이 없다면 범죄자가 다른 사람의 신원을 훔쳐 악용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지금도 개인 정보와 신원을 빼앗아 보이스 피싱, 스미싱 등 금융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이 많다.
정보통신업계는 신원을 증명하는 한편, 위변조와 도용을 막을 각종 인증 기술을 만들었다. 덕분에 지문이나 얼굴 인식, 디지털 신분증과 인증서 등 첨단 인증 기술들이 나왔다. 이들 기술은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에 이식돼 여러 부문에서의 인증에 쓰인다. 성능과 보안도 우수하다.
그럼에도 한계는 있다. 스마트폰의 비밀 번호가 유출되거나 사용자가 기기를 잃어버리면, 그 사용자의 모든 정보가 다른 이에게 고스란히 넘겨진다. 정보통신업계는 기존 인증 기술을 강화해 이 단점을 해결하려 한다. 이 가운데 한 기술 스타트업이 혁신 아이디어를 냈다.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에 외부의 공인 인증을 더해 보안과 인증 모두 우수하게 유지하는 기술, 세계 유일한 ‘복합 위치인증’을 앞세운 스타트업 엘핀(L.Fin)이다.
기존 위치 인증에 이동통신사 기지국 정보 더한 ‘복합 위치인증’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은 사용자가 가진 스마트 기기의 각종 센서와 기능을 활용해서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고, 사용자가 그 위치에 있다는 것까지 공인 인증하는 기술이다. GPS를 기본으로 주변에 있는 Wi-Fi나 블루투스 기기의 정보를 사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정보’로 이를 증명한다.
GPS와 Wi-Fi, 블루투스 기기의 정보는 민간 기술이라서 위변조 가능하다. GPS 위변조 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점이 증거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정보는 몇 겹의 보안이 더해진 공공 기술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즉,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사용자나 기기의 위치를 공신력 있게 보증하는 유일한 서비스다.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정보를 쓰니 보안도 잘 유지하고, 실내나 지하에서도 GPS처럼 신호가 잘못 잡히는 일도 없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만으로 정확한 인증을 하니 편리하다.
엘핀의 창업자 박영경 대표는 우리나라 굴지의 이동통신회사에서 플랫폼과 서비스 기획자로 일했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쓰려면 다양한 신원 인증 기능은 필수다. 하지만, 기존의 신원 인증 기능은 대부분 절차가 복잡해 쓰기 불편하거나 속도가 느렸다. 박영경 대표는 사람들이 늘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독특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신원 인증을 할 기능을 찾다가 복합 위치인증 기술을 발견했다. 이 아이디어로 사내 벤처 대회에서 상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박영경 대표는 함께 전략기획을 연구하던 주은정 공동대표와 엘핀을 창업했다. 주은정 공동대표는 엘핀의 경영 로드맵을 지휘한다. 이동통신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던 CTO도 엘핀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최근에는 마케팅과 프로젝트 매니저, 영업 경력을 다방면으로 갖춘 사업이사도 참여해 복합 위치인증 생태계의 살을 찌운다.
엘핀은 복합 위치인증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안면인식과 사람 인식 등 또다른 인증 기술도 연구 개발한다. 인증 기술 여러 개를 함께 사용하면 그만큼 보안은 강력해진다. 나아가 이는 소비자, 기업의 요구에 따라 인증 기술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기술력이자 차별점으로 이어진다.
복합 위치인증,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편의·신뢰 가져다줘
정확하고 안전한 기술,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 이 기술은 어떤 부문에서 어떤 장점을 보일까? 엘핀이 농협은행과 함께 만든 금융 상품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농협은 관광지를 부흥할 목적으로 ‘관광지 방문 횟수에 따라 가산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만들었다. 이 때 관광지 방문을 증명한 기술이 바로 위변조 불가능한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이다. 덕분에 농협은행은 GPS나 Wi-Fi, 블루투스 정보를 위변조해 관광지에 가지 않았음에도 간 것처럼 속인 소비자가 가산 금리를 받는 도덕적 해이를 원천 차단했다.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은 소비자도 보호한다. 먼저 금융 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막는다. 앞서 한 증권사 직원이 노인에게 전화로 금융 상품을 소개하고, 서명을 위조해 강제 가입한 불완전 판매의 피해가 일어난 적이 있다.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을 쓰면 금융 상품 판매 시 소비자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정보로 인증 받아야 하므로 이런 피해를 막는다. 요양보호사의 방문 여부를 확인하는데에도 엘핀의 기술이 요긴하다.
소비자들이 중고 자동차를 살 때에도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 기술이 도움을 준다. 중고 자동차 사진 등록 시 위치 정보를 함께 등록하는 것이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사려는 중고 자동차가 진짜로 그 곳에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정보로 사용자나 기기의 위치를 인증하므로 선불폰이나 알뜰폰인지의 여부, 나아가 보이스 피싱을 막는 역할도 한다.
최근 엘핀은 복합 위치인증의 활용 범위를 B2B·B2G에서 B2C로까지 넓혔다. 그 중 하나가 빌딩 기반 익명 커뮤니티 앱 ‘노닥노닥’이다. 직장 건물, 아파트 등 특정 지역에 모인 소비자들이 복합 위치인증으로 스스로의 신분을 증명한 후, 특정 지역에 함께 머무는 소비자들과 함께 건물의 층별 시설, 주변 맛집 등 정보를 주고받도록 돕는다.
노닥노닥은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로 만든다는 점에서 하이퍼로컬 서비스로도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엘핀은 노닥노닥에 빌딩 시설 예약, 달력 예보와 공지 기능도 더했다. 상점의 광고도 게재 가능하다.
엘핀은 노닥노닥에 빌딩 운영 관리 기능을 추가한다. 그러면 이 앱은 건물 안에 입주한 기업, 근로자들의 소통의 장이 된다. 기업이 많이 모여 있어 네트워킹이 중요한 공유 오피스나 대규모 소호 사무실, 스타트업 보육 기관, 공장 건물이나 산업 단지 등 다방면에 적용하기 좋다.
엘핀의 도전 과제, 복합 위치인증 고도화와 긍정 효과 전파
항상 가장 앞서 걸어가야 하는 선구자는 고독하다. 인증 기능을 연구 개발하는 기업은 많지만, 복합 위치인증을 다루는 곳은 엘핀 뿐이다. 그래서 사업 구조와 활용 영역도 혼자 만들어야 한다. 시장을 홀로 만들고 이끌고 개선해야 한다. 시장을 만들고 일구는 한편, 스타트업에게 어려운 도전 과제인 ‘수익화’도 이뤄야 한다. 엘핀은 비즈니스모델을 다변화하고 여기에 맞는 최신 인증 기술을 개발, 복합 위치인증에 더해 수익화를 노릴 계획이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가 그 기술을 모르거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엘핀은 복합 위치인증을 ‘더 많은 소비자, 기업에게 알리는’ 과제를 받았다. 금융 상품의 불완전 판매 방지, 믿고 사는 중고차 등 복합 위치인증의 긍정 사례를 많이 발굴해 소비자와 기업에게 다가가는 것이 전략이다. 치열한 고민 끝에 만든 복합 위치인증의 B2C 모델 고도화와 전파도 과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엘핀에게 기회와 위기를 모두 안겼다.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던 때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은 편의와 보안, 정확성 면에서 독보적인 비대면 인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서서히 막을 내리자 복합 위치인증의 장점은 이전보다 희미해졌다. 그 자리를 대기업과 플랫폼이 만든 각종 간편 인증이 대신한다. 엘핀은 인공지능 안면인식, 간편인증 등 복합 위치인증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낳을 ‘신기술 발견과 고도화’라는 과제를 받았다. B2C 기능과 앱을 개발, 배포하는 등 성과도 냈다.
엘핀은 금융 기업과 공기업, 공공기관에 복합 위치인증을 공급해 CV(Corporate Venturing)의 모범 사례를 늘리려 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시장의 규제를 주시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모든 기술은 산업계에 자리 잡기까지 숱한 진통을 겪는다.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도 그렇다. 이 기술이 감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근로의 자유를 침해하고 업무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엘핀의 복합 위치인증은 기능을 쓰는 한순간에만 동작하므로 감시에 악용되지 않는다. 근로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업무 강도가 아니라 효율을 높인다. 하지만, 아무리 성과와 긍정 효과를 알려도 이 오해를 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위의 네 가지 도전 과제를 해결할 열쇠는 단연 ‘홍보 전략’이다. 엘핀은 복합 위치인증의 장점, 다른 인증과 어우러졌을 때의 상승 효과와 긍정 사례, GPS와 같은 위치 확인 기술보다 우월한 점 등을 쉽고 재미있게 알릴 홍보 전문가와 전략을 원한다. 나아가 엘핀의 기술을 더욱 다양한 산업계에 이식하도록 도울 ‘업무 프로세스 최적화 전문가’, B2B 영업 전략과 B2C 앱 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프로세스 전문가’도 만나려 한다.
엘핀 “사업 범위 확장, 기술 고도화로 인증 시장 이끈다”
엘핀의 목표는 ‘위치를 활용하는 모든 앱과 서비스에 복합 위치인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알리고 검증하기 위해 2023년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선보인다. 먼저 앞서 공개한 건물 B2C 커뮤니티 서비스 노닥노닥과 건물 특화 심부름 중개 서비스 캐시부름, 복합 위치인증을 활용한 친구찾기 앱의 완성도를 높인다.
부산광역시와는 CCTV로 사각 지대에 있는 사람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리는 ‘교통 세이프티 존’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엘핀의 인공지능 안면인식 비즈니스모델을 고도화할 사업이다.
‘초소형 위치 단말기(가칭)’도 돋보인다. 애플 에어태그처럼, 단말기를 붙인 사람이나 물품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기기다. 다른 기기는 스마트폰과 연계해서 써야 하지만, 엘핀의 그것은 단독 활용 가능하므로 활용 범위가 훨씬 넓다. 물론, 복합 위치인증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만큼 위치 포착과 추적 능력도 우수하다.
엘핀의 기술력과 성과를 본 SBA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 입주 공간을 시작으로 CV를 주선하고 투자 데모데이를 포함한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법률이나 규제 검토 등 스타트업이 하기 까다로운 정책 분석도 도왔다. 이 지원을 토대로 엘핀은 인증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또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도약을 노린다.
박영경 엘핀 대표는 “스타트업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엘핀의 도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