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이노디테크 [1] “치아교정 20년, 아프지 않은 투명교정기기를 개발했습니다”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세계 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충치는 질병 순위 10위 안에 들 정도이며, 치통은 고통의 순위에서도 5위 내에 있다.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치통은 예로부터 무서운 통증 중 하나로 꼽힌다. 충치, 사랑니 발치 등으로 한 번이라도 치통을 겪은 사람이라면, 밤잠 설치게 만드는 지독한 아픔을 잊을 수 없을 테다.
사람은 유치가 자란 뒤, 6세 이후부터 영구치 맹출을 경험한다. 그렇게 한번 자라난 영구치는 평생을 관리하고 살아야 한다. 한번 손상되면 다시 재생하지 않거니와, 조기 탈락하면 복구할 방법은 없다. 임플란트, 틀니 등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무리 임플란트 시술 등이 발달해도, 자연 치아 기능을 100% 충족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자연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바른 상태로 말이다.
사람마다 다른 생김새처럼, 치아 배열과 구강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치아의 교합이 정상적이지 못한 부정교합으로 인해 치열이 고르지 못할 경우, 음식을 섭취할 때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낄 수 있어 관리하기가 어렵다. 심한 덧니, 틀어져 있는 치아 때문에 타인 앞에 서는 것을 피하는 일도 있다. 이럴 때 선택하는 방법이 치아교정이다. 불규칙한 치아를 가지런하게 맞춰주는 치아교정은, 단순히 심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치아 관리에도 용이하다.
지난 2019년 3월 설립한 이노디테크는 인공지능 딥러닝 영상처리 기술과 체계적 투명교정 치료법을 바탕으로 치아교정 치료 계획을 자동으로 세워주는 인공지능형 임상의사결정 지원시스템과 투명 치아 교정장치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노디테크의 주보훈 대표는 “흔히 ‘철길’이라 불리는 브라켓 장치와 철사를 이용한 기존 메탈교정의 단점을 보완했다”라며, “메탈교정은 눈에 띄는 교정장치, 철사 때문에 간혹 입안에 상처가 나는 등 불편한 점이 많다. 교정 과정에서 느끼는 통증도 무시할 수 없으며, 세척 및 위생 관리도 쉽지 않다.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 투명교정기기다. 이노디테크는 기존 투명교정기기를 더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치아교정, 이제는 아프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이노디테크 소개를 부탁한다.
주보훈 대표(이하 주 대표): 이노디테크는 기존 치아교정의 불편함을 개선한, 새로운 치아교정 치료를 연구개발해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초기 치아교정 장치는 대부분 메탈, 철사를 사용했다. 치아 중간을 가로지르는 교정장치 때문에 철길이라고 많이 말한다(웃음). 그런데, 사실 이 교정장치는 환자에게 많이 불편하다. 겪어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환자보다 의사를 위한 편의에 가깝기 때문이다. 환자가 불편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 학문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데만 집중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환자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기술이 그렇지 않나. 사용하면서 불편한 것을 해결하고,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도록 말이다.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혹독해도 괜찮을까? 결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혹독한 과정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떨까?
IT동아: 동의한다. IT 기술의 발전 역시 사용자에게 보다 더 좋은 편의를,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네트워크,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두 마찬가지다. 사용자 일상의 편의를 높이는데 집중한다.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
주 대표: 치아교정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교정장치 때문에 입안에 상처를 입지 않아도 되고, 잇몸과 이빨이 얼얼한 통증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밥을 먹을 때마다 ‘혹시 또 철사에 나물 반찬이 끼는 것 아냐?’라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어렵게 뺐다 끼지 않아도 된다.
사실 반성해야 한다. 환자에게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지만, 기존 치료 방법을 그대로 고수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결과만 좋으면 끝’이라는 생각보다는, 과정에 대한 부분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기존 치아교정 결과가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1명의 의사가 10명의 환자 대상으로 치아교정했을 때, 100점 만점에 환자 8~9명의 점수는 30점이고 나머지 1명만 90점을 정도를 줄 수 있었다.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주관적인 경험 위주의 치료철학이 아닌 객관적 근거 위주의 치료를 추구하며 새로운 치아교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환자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의사 입장보다 환자의 입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치아교정 후 결과에 대한 평균값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방법이 투명교정기기를 사용한 치아교정이다. 투명교정기기는 권투처럼 격렬한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이 입속에 착용하는 마우스피스처럼 생겼다. 환자 치아 배열을 3D 이미지로 스캔한 뒤, 각 환자에게 맞는 투명교정기기를 치아에 끼워 넣는 방식이다. 투명교정기기를 단계별로 조금씩 치아가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조정한다.
IT동아: 초중고 시절, 학교에서 철사를 사용해 치아교정을 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었다. 기자는 해보지 않아 잘 모르는데, 그렇게 많이 아프고 불편한가?
주 대표: 하하. 그렇게 얘기하면 1년, 길게는 2~3년 동안 치아교정한 사람들의 눈치를 받을 수 있다. 아프다. 정말 괴롭히는 아픔이다. 어쩌다 한번 크게 아픈 것도 아니고, 지글지글 계속 괴롭힌다. 음… 입병 나면 평소에 자주 마시던 오렌즈 주스를 마셔도 맛이 이상하고 이빨이 시릴 때가 있지 않나. 찌릿찌릿하고, 따갑고… 그런 자극을 계속 받는다. 무엇보다 보기도 안 좋다. 초등학생들이 치아교정하고 치아에 보이는 철사 때문에 거절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IT동아: 그리고 뭐랄까… 투명교정기기는 철사처럼 단단하게 고정하지 않아 효과가 덜 할 것만 같다. 금속은 단단하고 튼튼한 느낌이 있지 않나.
주 대표: 맞다. 투명교정기기 초기에는 그랬다. 완성도가 떨어졌다. 사실 투명교정기기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을 때 삼성병원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아이와 동행한 부모님들이 많이 물어 본 질문이다. 이게 정말 되는 것이냐고 말이다. 철이 단단하고 꽉 고정해 줘서 치아가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보조하지 않냐고, 그렇게 많이 의심했다.
현재에 이르러 투명교정기기도 충분한 효과를 보이도록 발전했다.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KTX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갈 때, 입석으로 서서 갈 것인지, 편안하게 좌석에 앉아서 갈 것인지 묻고 싶다. 부산에 도착하는 결과는 같다. 가는 동안 서서 가는 것이 편할까, 앉아서 가는 것이 편할까? 당연히 앉아서 가는 것이 편하다. 투명교정기기는 좌석을 타고 가는 것과 같다. 도착하는 지점은 똑같고 말이다.
치아교정 효과를 꾸준하게 개선했다. 오히려 치아교정은 너무 과한 힘을 주는 것보다 필요한 방향으로 적절한 힘을 얼마나 자주 주느냐에 달려 있다. 과한 힘을 주면 초자양 변성이라고 그래서 그대로 뼈는 굳어 버린다. 변형에 대한 저항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적절한 힘을 가해야 서서히 변화한다. 이론적으로는 손으로도 치아를 교정할 수 있다. 적절한 방향으로 계속 같은 힘을 준다면 말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족이다. 과거 중국에서 발이 작고 부드러운 여자를 아름다운 여인으로 생각해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하기 위해 천으로 묶지 않았나. 아프리카에서는 긴 목을 위해 링을 끼워 인위적으로 늘리기도 했고. 꾸준하게 같은 힘을 가했을 때 변형한다. 치아도 마찬가지다.
IT동아: 철사를 사용한 치아교정은 과한 힘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나.
주 대표: 아무리 얇은 철사를 사용한다고 해도, 아프다. 불필요하게 아프다. 그 정도 힘을 줄 필요가 없어도 힘을 준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단계별 투명교정기기를 만듭니다
IT동아: 치아교정 효과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전한 것인가.
주 대표: 맞다. 환자의 치열을 파악하는 기술, 파악한 치열을 바탕으로 표본이 되는 치아 모형을 만드는 기술, 모형을 바탕으로 올바른 치열로 배열하기 위한 교정 예측 데이터, 데이터를 통한 투명교정기기 제조 기술 등이 발전했다. 3D 이미지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이다.
치아 구조는 사람마다 다르다. 때문에 어떤 정형화된 방식으로 똑같이 처방할 수 없다. 가지런한 치열로 교정하기 위해 사람마다 다른 교정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다양한 치아 모형과 이에 맞는 투명교정기기를 만들 수 있다.
데이터도 쌓였다. 사실 가지런한 치열에 대한 결과값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치아교정 전 부정교합의 형태도 마찬가지고. 치아교정하며 쌓아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각 개인에게 맞는 투명교정기기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학습용 치아배열 데이터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치과 데이터 전용 비식별화 기술을 개발했으며, 학습용 데이터 표준화 시스템도 구축했다.
정부 과제를 진행하며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었고, 알고리즘을 완성시켰다. 개발한 인공지능 솔루션은 IBM사의 왓슨(Watson)처럼 임상의사결정(clinical decision making)을 지원하는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프로그램이다. 부정교합 형태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치료 프로세스에 맞춰 최적의 치아배열과 단계별 결과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편하게 착용해서 교정할 수 있는 투명교정기기를 만든다.
IT동아: 치아교정 데이터를 완성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주 대표: 이노디테크 설립 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 1위 투명교정기기 판매사인 미국의 ‘인비절라인(invisalign)’ 제품을 국내에 독점 수입해 판매했다. 당시 전국에 인비절라인 투명교정기기를 판매하던 치과는 800개 이상이었으며, 임상 세미나 300회 이상, 임상 멘토링 1,500회 이상, 누적 판매 2만 개 이상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투명교정기기를 활용한 치아교정 치료, 컨설팅, 사례 등의 경험을 쌓았다.
인비절라인의 투명교정기기를 독점 수입해 판매할 당시에도 아프지 않고 교정 효과는 철사 교정과 같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노디테크는 이를 더 발전시키고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인비절라인의 투명교정기기를 통해 전 세계에서 치료받은 사람만 약 20만 명이다. 20만 명이라는 수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치아교정을 받은 누적 환자 수보다 많은 수치다. 그렇게 많은 데이터를 쌓았다. 이렇게 구축한 데이터를 통해 계속 투명교정기기의 품질을 높였고, 임상 데이터를 통해 완성도를 쌓았다. 그 경험을 현장에서 함께 했다.
이제는 철사 교정과 투명교정의 치료 결과는 거의 같다. 국내 대학교수들로부터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확인도 받았다. 교정장치로서의 유용성을 인증받은 셈이다.
IT동아: 주 대표님이 쌓은 경험이 이노디테크에 녹아 있다는 뜻인가.
주 대표: 맞다. 인비절라인 제품을 처음 국내에 들여올 때, 국내 시장에 맞도록 전환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본사에서 우리에게 부탁했었다. 이에 당시 의사들을 찾아가 투명교정기기를 설명하고, 어떻게 결과가 나오는지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사실 당시 경험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한다. 의사의 경험, 실력에 따라서 교정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건 투명교정뿐만 아니라 철사 교정도 마찬가지다. 의사의 진단, 경험, 교정장치 선택에 따라 결과는 좋을 수도 그저 그럴 수도 있었다. 이에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 결과값을 제공하고, 각 단계별 투명교정기기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20년 치아교정의 경험을 담았습니다
IT동아: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한데.
주 대표: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치아교정 시장은 약 4,000억 원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이중 투명교정 시장은 1,50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는데, 전체 교정 시장 증가 속도(국내 교정 매출 연간 7~8% 증가) 보다 투명교정 시장 증가 속도는 약 2배(국내 투명교정 매출 매년 15% 증가)에 이른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빠르게 투명교정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이노디테크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맞춰 올해 초까지 약 3년 동안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했고, 의료기기 판매를 위한 품목 허가와 제조 시설 허가 등을 모두 완료했다. 그리고 얼마 전, 국내 교정학회에도 우리 제품을 들고 처음 참여했다. 직접 시장에 우리를 알릴 시기가 다가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비절라인의 투명교정기기를 수입해 판매했고, 우리 스스로 투명교정기기를 임상실험하며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투명교정을 체험한 환자들은 ‘기존 철사교정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픔의 정도를 표현해 달라는 말에 ‘철사교정이 10이라면, 투명교정은 1이라고’ 말한다. 현장에서 환자들의 이런 말이 너무 와닿았다.
지금은 전 세계 투명교정기기 1위 업체인 인비절라인도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의사들이 현장에서 ‘투명교정도 효과가 있구나’라는 확신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부터 빠르게 성장해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를 강화하며, 효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비절라인보다 더 표준화된 투명교정을 제공한다. 가격 부담도 줄였다. 기존 투명교정은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에 달하지만 이를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해외에서 만들어 가져오는 시간 보다 훨씬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이노디테크는 지난 3년 동안 우리만의 투명교정기기를 완성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썼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표준화, 수입산 투명교정기기 대비 저렴한 가격, 신뢰할 수 있는 효과(임상 실험), 고객 대응 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20년 이상 치아교정을 제공하며 쌓은 경험을 담았다. 우리 이노디테크의 투명교정기기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