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으로 날개 다는 K-제조업, 남은 과제는 ‘고도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제조업은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하며, 이는 독일(약 20%)이나 미국(약 10%)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제조업은 한때 대표적인 2차 산업으로 분류되곤 했다. 때문에 최소한의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한 빨리, 그리고 많이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지금도 다수의 국내 기업들은 원가 절감 및 인원 감축, 그리고 자동화 설비 도입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출처=중소벤처기업부)
(출처=중소벤처기업부)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며 제조업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이하 AI), 사물인터넷(이하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비롯한 4차 산업 기술이 2차 산업인 제조업과 융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한 ICT 기술을 생산현장에 결합해 기획∙설계∙생산∙유통∙판매를 비롯한 모든 과정을 통합한 스마트공장(Smart-Factory, 스마트팩토리)은 대표적인 미래형 제조업 솔루션이다. 스마트공장은 현장 곳곳에 IoT 기반 센서 및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제품 생산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공장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원격 관리가 가능하다.

특정 작업 외에도 전체 작업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모니터링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고나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이를 빠르게 확인해 대응할 수 있다. 가상현실(이하 VR)이나 증강현실(이하 AR)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의 경우, VR 헤드셋이나 태블릿 등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이상이 발생한 부분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그 후, 설비를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현장 작업자에게 대처 방안을 전달해 빠르게 수습이 가능하다.

AR 기반 태블릿 카메라를 통해 장비의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슈나이더일렉트릭 익산공장 (출처=IT동아)
AR 기반 태블릿 카메라를 통해 장비의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슈나이더일렉트릭 익산공장 (출처=IT동아)

스마트공장은 단순히 제조 공정을 자동화∙무인화하는 것에만 집중하던 기존의 제조업 현대화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 자동화∙무인화된 공장뿐만 아니라, 공정의 상당부분을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공장에도 스마트공장 기술을 도입하면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며, 불량률 및 사고 발생률 저하도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기업들은 스마트공장을 통해 얻은 각종 데이터를 통해 향후 제품 기획 및 설계, 그리고 유통을 비롯한 기업활동 전 분야의 비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데이터가 무엇보다 소중한 자원으로 통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이는 큰 이점이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상당부분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테슬라다. ‘기가팩토리’라고 명명한 테슬라의 스마트공장은 2016년 7월부터 생산을 본격화한 미국 네바다주 공장을 시작으로, 뉴욕, 텍사스, 상하이, 베를린 등 세계 각지에서 운영 중이다.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 (출처=지멘스)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 (출처=지멘스)

독일의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도 대표적인 스마트공장이다. 이 공장에는 1,000여개의 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IoT 장비가 적용되었으며, 제품 100만개당 불량수가 11.5개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불량률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99.7%)의 제품이 24시간 내에 설계 및 주문 변경을 적용해 바로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높은 효율성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업계에도 스마트공장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227개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공장의 수는 2017년을 기점으로 5,000개를 돌파했으며, 2021년에는 2만 5,000개에 이르러 2022년 내에 3만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스마트공장의 수는 늘어났으나 각 공장의 전반적인 IoT화 수준, 그리고 실시간 제어 수준이나 기능 간 통합 수준 등까지 고려한 고도화율 수준은 아직 갈 길이 멀다. 2021년 기준, 일부 공정 자동화를 비롯한 기초적인 스마트 요소를 도입한 공장은 76.8%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각종 설비 데이터 자동 집계와 실시간 의사 결정 및 공장제어가 가능한 고도화 수준 이상의 본격적인 스마트화를 달성한 공장은 23.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중기부가 작년 말에 발표한 2022년 스마트제조혁신 지원사업의 내용에 따르면, 2021년부터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공장 수준을 ‘기초’, ‘고도화1’, ‘고도화2’로 나눠 맞춤 지원한다. 또한, 국내 스마트공장 고도화의 사례가 될 수 있는 ‘K-스마트등대공장’의 수를 늘림과 동시에, 유사한 특성의 기업들에게 업종별 특화 솔루션을 보급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그동안 양적 보급 위주로 진행되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방향을 바꿔 질적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스마트공장’의 보급과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전시회도 열릴 예정이다.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되는 ‘2022 스마트제조혁신대전(SMIE 2022)’이 대표적이다. 중기부에서 개최하고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K-스마트공장의 비전과 성과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시 부스 및 컨퍼런스, 비즈니스 교류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를 확인하고자 하는 제조업 종사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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