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어워드 2022'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IT동아]
글로벌 기술 기업인 다이슨은 차세대 인재 양성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적 공헌 활동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다이슨의 창업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은 위탁자선단체인 '제임스 다이슨 재단(The James Dyson Foundation)'을 설립하고, 재단을 통해 2005년부터 차세대 엔지니어 및 디자이너 양성을 목적으로 국제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공모전인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The James Dyson Award)'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 공모전은 학생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발명하는 경험을 통해 엔지니어링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등 총 29개 국에서 동시 개최되는 국제 공모전으로, 생선 폐기물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부터 자동으로 주사침을 분리해 상해 사고를 방지하는 기기까지 학생들의 참식한 아이디어로 구현된 다양한 국내외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모든 개발의 핵심이 되는 엔지니어 부족 현상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던 제임스 다이슨은 오랜 시간 영국의 기술자 부족 현상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그는 친분이 있던 대학∙과학∙연구∙혁신부 부장관이었던 조 존슨(Joe Johnson)과 교육 관련 대담을 나누게 됐고, 엔지니어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여기서 존슨 부장관은 흔쾌히 직접 대학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떠하겠냐고 제안했고, 그 길로 제임스 다이슨은 국내 문제 해결을 위해 2017년 '다이슨 기술공과대학(DIET, Dyson Institute of Engineering and Technology)'를 설립한다. 지난 2017년 9월, 다이슨 맘스베리 건물 내에 개교한 다이슨 기술공과대학은 영국 정부에서 인가한 정식 대학이다.
다이슨 기술공과대학은 정규 대학 과정으로 총 4년의 학부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이자 영국 워릭 대학교의 WMG(Warwick Manufacturing Group)에서도 교육을 병행하는 다이슨의 과학자 및 엔지니어들에게 교육을 받는다.
첫 2년 간은 공학의 기본 원리를 학습하고, 그 후 2년 동안은 심도 있는 전자 및 기계 엔지니어링을 공부함과 동시에, 다이슨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로 구성된 R&D팀과 다이슨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즉 다이슨 기술공학대학 재학생들은 이론 수업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 부딪혀 보고 도전하면서 엔지니어링적 실무 역량을 기른다.
차세대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다이슨이 지난 16일, 올해로 18회 째 개최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2'의 국제전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도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출품됐고, 국제전 우승작과 지속가능성 부문 우승작, 국제전 입상작이 선정됐다.
국제전 우승작에는 드레싱 밴드에 상처 부위의 치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pH 센서가 탑재된 '스마트힐(SmartHEAL)'이, 지속가능성 부문 우승작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플라스틱 병을 3D 프린터의 필라멘트로 재활용해주는 '폴리포머(Polyformer)'가 각각 선정됐다.
또한, 기존에 병원에서 사용되는 수액걸이를 가정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개선한 웨어러블 기기 '아이비(Ivvy)'가 국제전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국제전 및 지속가능성 부문 우승작에는 각 3만 파운드(한화 약 4,800만 원)의 상금이, 국제전 입상작에는 5,000 파운드(약 8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제임스 다이슨은 "매년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젊은 이들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의료 및 환경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젊은 인재들은 공학과 과학적 사고 그리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활용한 문제 해결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전 우승작 - ‘스마트힐(SmartHEAL)’
드레싱 밴드에 덮여 있는 상처는 회복 경과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기존에는 상처 상태를 진단하려면 부위의 색상과 냄새, 온도와 같은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거나, 비싼 비용을 주고 실험실에서 생화학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다. 또한, 상처 치료 과정에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드레싱 밴드를 과하게 자주 교체하는 것인데, 이는 감염 및 조직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유발될 뿐 아니라 괴사가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환자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폴란드의 바르샤바 공과대학교에 재학중인 토마시 라친스키, 도미닉 바라니에키, 피오트르 발터가 개발한 '스마트힐'은 드레싱 밴드에 상처 부위의 pH 값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pH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드레싱 밴드를 제거하지 않고도 상처의 상태와 회복 경과를 진단할 수 있다.
센서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하며, 생화학 테스트보다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드레싱 밴드가 덮여 있는 상태에서 진단하므로 피부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검사가 가능하다. 전문 의료진은 스마트힐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상처에 대해 적절하게 처방할 수 있다. 또한, 상처가 아무는데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지속가능성 부문 우승작 - ‘폴리포머(Polyformer)’
캐나다의 맥마스터대학교에 재학 중인 스왈레 오와이스와 레이텐 쳉은 르완다의 메이커스페이스에서 근무하면서, 3D 프린터에 필요한 필라멘트 수입 비용이 높아 3D 프린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에 개발된 '폴리포머'는 플라스틱 병을 필라멘트로 재활용해 주는 기기로,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길고 가는 스트립 형태로 다듬어진 플라스틱 병을 폴리포머 압출기에 넣으면, 스트립이 뜨겁게 달궈진 노즐을 통과하면서 1.75mm 지름의 필라멘트로 열성형된다. 노즐에서 압축된 필라멘트는 여러 통풍구를 거쳐 냉각된 후, 스풀에 감겨지며 이렇게 제작된 필라멘트는 모든 3D 프린터에 바로 삽입하여 사용할 수 있다.
폴리포머는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3D 프린터용 필라멘트를 제공해 여러 시설물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직업을 새롭게 창출하고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사회적, 환경적 이점을 준다. 폴리포머 프로젝트는 완전한 오픈소스(open-source)로 운영된다.
국제전 입상작 - '아이비(Ivvy)'
벨기에의 샬럿 블랑케가 개발한 국제전 입상작인 '아이비'는, 어머니의 직장 동료가 집에서 자녀가 사용하는 수액걸이가 불편해 코트걸이로 교체하여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아이디어다. 샬럿이 아이비를 개발하면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재택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액걸이가 병원의 복잡한 장비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병원용 수액걸이는 길이에 비해 받침이 약해 안정성이 부족하여 쓰러지기 쉽고, 복잡한 형태라 가정에서 요양을 하거나 장기 치료를 받는 환자가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샬럿은 환자가 보다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기존의 수액걸이를 재설계한 아이비를 개발했다.
아이비는 웨어러블 형태로 기기화 되어, 환자가 집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편리성을 더했다. 또한, 기존 인퓨전 펌프의 인터페이스가 복잡하고 재택치료의 경우 원격 진료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인퓨전 펌프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바꿨고, 간호사들이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원격으로 수액주사 주입량을 설정하고, 환자는 LED 표시, 디스플레이와 알람 소리로 치료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편, 올해 우리나라 우승작으로는 지난 9월, 홍익대학교 디자인엔지니어링 학부 재학생들이 출품한 '회전형 안전고리(The Rotary Safety Hook)'가 선정됐다.
이는 건설 현장에서 비계에 탈착을 반복하지 않고 작업 환경에 맞게 자유로이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형태의 안전 장치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