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푼타컴퍼니 [2] "브랜딩과 마케팅, 목적은 같습니다"
[스케일업코리아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케일업코리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알리고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농식품을 넘어 ESG, 푸드 테크와 그린 바이오, 식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타트업의 성장사와 고민을 전달하고, 이들이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스케일업] 푼타컴퍼니 [1] “식후경 2.0 서비스, 이제 맛보고 구매하세요” 기사를 통해 배송료만 받고 시식할 수 있는, 새로운 식문화 경험을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장진호 대표의 목표를 소개했습니다. ‘신발도 신어보고, 옷도 입어보고 사는 시대에, 왜 음식은 맛보고 살 수 없을까?’라는 장진호 대표의 의문에서 시작한 푼타컴퍼니는, 지난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조금씩 내실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오는 11월, 푼타컴퍼니는 식후경 2.0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장진호 대표는 “오랜 시간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쌓아 온 식후경 서비스의 본격적인 성장과 도약 타이밍”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래서 고민도 깊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여전히 어딘가 부족한 것만 같습니다.
이에 스케일업팀은 O2O(Online to Offline/Offline to Online) 마케팅 기획사 THE BOLT IDEA(이하 더볼트)의 김보라 대표와의 만남을 추천했습니다. 김보라 대표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TBWA'를 거쳐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에서 4년간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기획/운영한 'IMC 캠페인' 전문가인데요. 국내 최초로 클리오스포츠 광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맥머도 바이럴 캠페인'을 비롯해 삼성증권, 배달통, 요기요, 쉐보레, 42dot, 웨이브 등 다양한 기업의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전 스케일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O2O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리셔스’, 무인택배함을 통해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키박스’, 50년 전통의 욕실 전문 기업 ‘세비앙’, 헤어 디자이너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드리머리’에게 SNS/디지털 마케팅 기획 및 운영 등을 조언한 바 있습니다.
‘브랜딩’과 ‘마케팅’, 원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장진호 대표(이하 장 대표): 푼타컴퍼니는 식품 구매자와 식품 판매자 모두를 위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음식도 먹어보고 살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구매자가 시식을 경험할 수 있는 ‘식후경’ 서비스를 기획했고, 지난 2021년 3월 론칭했다.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식후경 서비스를 운영하며, 시식을 원하는 고객(구매자)과 시식을 제공하는 업체(판매자)를 연결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쌓았다. 매주 10명 정도의 구매자 대상으로 VOC(Voice of Customer)를 진행하며 요구사항을 추적했고, 판매자를 위한 상품도 기획했다. 그렇게 구매자와 판매자, 양측이 원하는 개선점을 보완해 준비한 것이 이번에 선보이는 식후경 2.0 이다. 빠르면 오는 11월 초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식후경 2.0 론칭을 결심하며, 그동안 적극적으로 식후경을 알리지 않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홍보/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바꾸고자 한다. 그리고 기왕이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은 브랜딩을 전달하고 싶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알리면 좋을지 고민이 많다. 식후경은 구매자에게 단순히 시식을 제공하고 식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이 아닌데…,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비슷하게 느껴질 것 같아 고민이다.
김보라 대표(이하 김 대표):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고 알리고자 하는 많은 기업, 브랜드 등이 고민하는 포인트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목적이다. 브랜딩을 하고자 하는 목적부터 설정해야 한다. 우리를 알리고자 하는 ‘인지’에 대한 브랜딩인지, 우리를 믿어 달라는 ‘신뢰’에 대한 브랜딩인지, 우리 제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브랜딩인지… 이처럼 원하는 목적에 따라 브랜딩의 방향은 달라진다. 때문에 먼저 푼타컴퍼니가 원하는 목적부터 찾아야 한다.
장 대표: 하고자 하는 ‘목적’을 얘기해주셔서 하는 말인데, 우리는 마케팅과 브랜딩을 분리하고자 한다. 시장에서 제품을 많이 판매하기 위한 활동은 마케팅이고, 이러한 마케팅을 서포트할 수 있는 활동은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마케팅과 브랜딩을 분리해서 다가가고자 한다.
김 대표: 음… 마케팅과 브랜딩을 특정 목적에 따라 구분할 수 있지만, 꼭 영역에 따라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자. 시장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섰다고 가정하자. 그럼 이제부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을 마케팅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한정지어서 분리하고 구분할 필요는 없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하는 활동은 마케팅이지만, 이 역시 브랜딩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장 대표: 식당을 오픈해서 판매를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는 것은 마케팅이고, 식당을 원하는 이미지로 알리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를 꾸미고 바꾸는 것은 브랜딩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 대표: 이렇게 생각해보자. 전단지를 뿌리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모든 활동의 목적은 무엇인지 말이다. 결국 식당에 많은 손님이 찾아와 음식을 구매하길 원하는 활동이다. 이쁜 인테리어를 보고 들어 온 손님들이 SNS에 공유하고, 다른 손님이 해당 SNS를 보고 다시 가게를 찾아왔다면, 이건 브랜딩인가 마케팅인가?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운 시대다.
인터넷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수많은 미디어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가는 현 시대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을 명확하게 구분해 그 효과를 추적하기 힘들어졌다. ‘이건 판매(마케팅) 활동이고’, ‘이건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브랜딩) 활동이야’라고 구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기업이) 마케팅을 하든, 브랜딩을 하든, (기업이 원하는) 고객의 최종 활동은 결국 하나다. 우리의 서비스나 제품을 판매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즉, 세일즈, 판매 활동이다.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면 굳이 마케팅과 브랜딩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찾길 권한다. 그게 브랜딩의 시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 ‘푼타컴퍼니’는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당신의 서비스는 어떤 아이입니까?
장 대표: 푼타컴퍼니의 푼타는,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칠레의 가장 남단에 위치한 푼타아레나스에서 따왔다. 남극을 가기 위해서 꼭 거쳐야만 하는, 마지막 육로의 끝인 도시다. 남극을 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도시처럼, ‘먹어 보고 살 수 있는’ 우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식경험을 위해서는 우리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식후경의 뜻은 무엇인지)
식후경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웃음). 흔히 얘기하는 금강산도 구경도 식후경(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도 배가 부른 뒤라야 볼 맛이 난다는 말)이라는 뜻도 담고 있고, 식후 경험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상표권 등록 때 일반 명사는 등록할 수 없는데, 다행히 우리는 등록할 수 있었다. 네이버에서 ‘식후경’으로 검색해도 우리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보여준다.
김 대표: 푼타컴퍼니, 식후경의 의미를 물어본 이유는, 거기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브랜딩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키우는 것과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푼타컴퍼니, 식후경이라는 이름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지금 키우는 아이는 지금 몇 살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평소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먹는지, 누구를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는지 등… 이렇게 한 명의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게 대입해 보면 브랜드 로고부터 컬러, 폰트, 심볼 등을 조금 더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렇게 푼타컴퍼니라는, 식후경이라는 아이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다만, 사람에 대입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식후경’과 같은 플랫폼 서비스다.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아이를 찾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슬로건이다. 단순히 ‘식후경’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식후 가장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와 같은,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슬로건을 활용하면 거리감을 줄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을 예로 들고 싶다. 배달의민족은 식당(판매자)과 소비자(구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지만, 배달의민족만의 정체성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정체성을 시장에 설득하기 위해 철저하게 관리, 감독한다. 배달의민족을 상징하는 문구부터 폰트, 이미지, 영상을 모두 체크한다. 하나의 뼈대를 세우고, 뼈대를 잇는 살을 붙인 뒤, 이름을 정하고, 옷을 입히고, 성격을 정한다. 이 모든 작업은 내부의 ‘문화디자인팀’에서 모두 관리한다.
식후경이 어떤 스타일의 어떤 아이인지 명확하게 찾기를 권한다. 청담동에 사는 럭셔리한 여자 아이인데 모험을 좋아한다던가, 평소 커뮤니티 활동을 즐겨하며 아줌마들 사이에서 힙스터로 통하는 젊은 엄마라든가, 20대 젊은이 사이에서 워너비 셀럽으로 활동하는 연예인 같은 사람이라든가… 이처럼 세세하고 자세하게 설정하면 튼실한 뼈대를 만들 수 있다.
뼈대를 정의한 뒤, ‘목적’을 세워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목적은 무엇인가를 찾는 과정이다. 그래야 아이가 인지도를 얻을 수 있다. 참고로 목적을 세울 때는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아이가 커서 성인이 되듯 긴 호흡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장 대표: 음… 결국 목적에 따라 브랜딩과 마케팅은 하나일 수도, 구분될 수도 있다는 뜻인가.
김 대표: 맞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이 원하는 목적은 세일즈, 판매다. 무언가를 판매하는 활동에 속한다. 다만, 여기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 아이의 키가 상황에 따라 매번 달라질까? 아이의 성격은 매번 달라질 수 있을까? 아니다. 이렇게 변치 않는 것이 뼈대다. 하지만, 아이가 입는 옷은 달라질 수 있다. 놀이터에 갈 때는 알록달록한 활동복을 입을 수 있고, 학교에 갈 때는 차분한 교복을 입는 것처럼 말이다.
정리하자면, 뼈대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 브랜딩이고,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마케팅이다. 하지만, 브랜딩과 마케팅이 추구하는 목적은 결국 같다.
브랜딩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지루하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숙제다. 그리고 세밀해야 한다. 한가지 팁이라면, 많은 사람이 없는 스타트업은 뼈대를 장 대표님과 같은 최종결정권자가 세우는 것이 좋다. 대기업이라면 여러 팀의 수많은 인원이 모여 오랜 시간 동안 토의하며 가상의 인물을 만들겠지만, 스타트업은 그러기 쉽지 않다. 즉, 변치 않는 목적을 지닌 뼈대를 대표님이 세우고, 상황에 따라 마케팅팀, 기획팀, 세일즈팀이 옷을 바꿔 입히기를 권한다.
모든 팀원들과 소통하겠다며 20명 이하의 스타트업 구성원이 한 자리에 모여 브랜딩과 마케팅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얼토당토한 아이가 탄생한다. 장 대표님이 PM으로 중심을 잡고, 팀원 각각의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기왕이면 포지션에 따라 기간과 예산 한도도 정해줘야 한다. ‘이런 뼈대의 동영상을 제작할 건데 예산은 100만 원이고 기간은 한달이야’, ‘이런 뼈대의 배너를 제작할 건데 예산은 50만 원이고 기간은 일주일이야’ 처럼 말이다.
최종결정권자는 ‘대표님’이어야 합니다
장 대표: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11월이면 직원도 더욱 늘어난다. 시식 상품을 찾는 MD팀, 식후경 2.0 앱을 개발하는 개발팀, 상품 디자인을 담당하는 디자인팀 등… 각각의 팀마다 원하는 메시지가 다른데.
김 대표: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판매팀에서 원하는 메시지와 디자인팀에서 원하는 메시지는 다르다. 당장 담당하고 있는 제품을 많이 판매하길 원하는 MD와 앱을 꾸미는 디자이너의 지향점을 다르기 마련이다.
그 중심을 잡는 담당자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대표님이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많이 바쁘지만, 그래야 한다(웃음). 그게 변하지 않는 뼈대고, 브랜딩이다. 이걸 팀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후 각 팀이 원하는 메시지로 꾸미면, 뼈대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각각의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장 대표: 식후경 2.0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우리 식후경 서비스를 통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시식할 수 있고, 이후 그 어떤 판매처보다 가장 싼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진정성을 담고 싶었다. 단순히 공짜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가 식후경으로 왜 시식을 제공하는지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데.
김 대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변치 않는 뼈대를 모두가 공감한다면, 입는 옷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누구는 진지한 메시지로 전달하고자 말할 것이고, 누구는 웃긴 농담을 툭툭 던지며 가볍게 다가가자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뼈대에서 다르지 않다면, 그게 브랜딩이다. 꼭 항상 똑 같은 모습으로 똑 같은 문구로만 전달할 필요는 없다. 뼈대는 브랜딩,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은 마케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사실 같은 공감대로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장 대표: 공감한다. 브랜딩은 내부에서 변치 않는 가치를 서로 공감하는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충분히 팀원이 우리의 가치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담당팀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다. 사람이 늘어날 때마다 다른 의견이 나오고, 거기에 또 설득되기도 하고….
김 대표: 같은 가치를 공감하기 위해서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소통할 때 변하지 않는 가치(뼈대)는 대표님이 계속 강조해야 한다. ‘내 편이니까 잘 알겠지’, ‘지난 번에 설명했으니까 충분히 이해하고 있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매번 강조하고, 다시 한번 각성시켜야 한다. 평소에 나누는 대화, 미팅 내용에 일관된 메시지로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거치고 나면, 어느 순간 자세히 설명은 못하겠지만, ‘-스럽다’라는 정체성을 띄기 시작한다. 마치 ‘식후경스럽다’라는 것처럼 말이다. 잘 모르겠지만, 배달의민족스러운 것처럼, 그런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이건 LG같은데, 이건 삼성같은데? 이건 누가 봐도 애플이잖아, 이런 ‘-스럽다’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스타트업이 2~3년 안에 만들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다만, 느리더라도 천천히, 변치 않는 뼈대를 바탕으로 모두가 공감해야 한다는 것을 설득하고, 소통하며 만들어야 한다. 그게 브랜딩이다.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활용하라
장 대표: 현재 식후경은 서울시에 인접해 있는 경기권의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여성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 이들에게 식후경을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김 대표: 방금 장 대표님이 원한 방법은 마케팅이다. 특정 타겟에 맞춰서 소개하지 않나. 특정 타겟에 맞춘 활동은 마케팅이다. 다만, 뼈대를 유지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와디즈가 와디즈라는 브랜딩 때문에 많이 알려졌을까? 아니다. 와디즈 초기에는 어디에서 보기 힘든, 톡톡 튀는 스타트업들의 새로운 상품들이 이목을 끌었다. 그런 각각의 상품들이 특정 집단에게 어필하는 마케팅으로 사람들이 모여, 크라우드펀딩이라는 하나의 플랫폼 브랜딩으로 자리 잡았다. 마케팅과 브랜딩이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작용한 사례다.
변치 않는 가치만 설정했다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한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박람회나 전시회에 참여해 시식하는 음식만 제공한다면, 그게 식후경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일까? 식후경은 온라인으로 3,000원이라는 저렴한 배송료만 내면 다양한 음식을 시식해 볼 수 있는 서비스 아닌가. 단순히 시식 음식을 제공하면, 온라인 시식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를 제공할 수 없다. 차라리 박람회 부스를 대형 마트의 시식 코너처럼 꾸며서 동그랑땡을 굽는 것처럼 온라인으로 시식할 수 있는 쿠폰을 요리해보는 것은 어떨까?
박람회에 참여한 일반 관람객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식 코너인 줄 알고 다가왔지만, 온라인으로 시식할 수 있는 쿠폰을 나눠주는 것이다. 또는 다양한 시식 음식을 부스 여기저기에 꾸며 놓고, 온라인으로 장바구니에 담아 배송료만 지불하면 집으로 배송해주는 간접 체험을 제공한다던가. 이처럼 우리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로 표현해 보길 권한다.
얼마 전, 농심이 김과 통깨를 활용해 고소한 맛과 감칠맛을 장점이라며 내세운 ‘라면왕김통깨’를 언급하고 싶다. 라면왕김통깨 마케팅에 앞치마를 두르고 두건을 쓴 라면왕 캐릭터를 만들었다. 눈썹에는 김을 붙였다. 이후 전국의 마트 수천 개에 똑 같은 캐릭터 복장을 입힌 모델을 세워 홍보했다. 캐릭터와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연계해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장 대표: 우리도 인형이나 캐릭터를 내세우면 도움될지 궁금하다.
김 대표: 꼭 그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다.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좋지만, 그 전에 뼈대부터 마련하길 바란다. 그 이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농심처럼 전국 단위로 온/오프라인을 모두 연계할 수 있는 예산과 시간이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효율적인 툴은 온라인, 디지털 마케팅이다. SNS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고, 독특한 콘텐츠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면, 꾸준하게 다만 몇만 원이라고 유료 광고를 진행하길 권한다. 11월에 오픈한다고 갑자기 11월 한달 동안 1,000만 원의 비용을 한번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10월부터 조금씩 꾸준히, 계속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게 노출면에서 많이 유리하다.
장 대표: 나름의 콘텐츠를 활용한 방법은 이전에도 고민했었다. 식후경에서 시식할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을 소개하거나, 집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 등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김 대표: SNS 채널을 내부에서 하나씩 검수하며 손수 운영하기 어렵다면, 외부의 전문 협력 업체와 계약해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푼타컴퍼니가 원하는 변치 않는 뼈대를 전달하고, 어떻게 운영하길 바라는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한다면, 내부에서 매번 신경쓰며 어렵게 접근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만약 직원 1명을 ‘오늘부터 인스타그램 담당자’라고 지정하는 일은 ‘오늘부터 브랜딩은 너 혼자 해라’라는 것과 같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채널이지 않나. 기왕이면 보다 잘,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브랜딩의 뼈대는 변치 않는 가치, 코어밸류(CORE-VALUE)다. 이건 대표님이 만들고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코어밸류를 표현하기 위해 팀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연결하길 바란다. 표현하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 웃길 수도 있고, 감동적일 수도 있고, 울릴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변치 않게 유지한다면, 언젠가는 ‘식후경스럽다’는 브랜딩을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곧 선보일 푼타컴퍼니의 식후경 2.0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 다음 기사는 푼타컴퍼니가 식후경 2.0 서비스와 함께 시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업체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련 전문가와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