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물결 탄 전기차 타이어, 특징과 종류는?
[IT동아 김동진 기자] 완성차 업계가 속속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자 판매량이 급증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4만6,909대였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0만681대로 115%가량 늘었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자 타이어 업계는 맞춤형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약 20% 비싼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장착해야만 하는지 의문을 품는다. 이에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무엇이 다른지 제품 특성과 종류를 살펴봤다.
전기차 ‘무게·초반 가속 성능·무소음’ 등 내연기관과 다른 특성 지녀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살펴보기 전, 전기차의 몇몇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무게 ▲초반 가속 성능 ▲무소음 등이다.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하므로, 내연기관 엔진으로 달리는 차보다 무겁다. 일례로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의 공차중량은 모델별 1,540kg~1,685kg으로 내연기관 코나의 공차중량인 1,300kg~1,415kg보다 200kg 이상 더 무겁다. 따라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더 무거운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된다.
또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 모터를 동력으로 삼기 때문에 초반 가속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일정한 회전수에 도달해야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내연기관 엔진과 달리, 전기 모터는 가속 페달을 밟아 전기가 통하는 순간 최대토크에 도달한다. 이때 급격한 토크 증가를 타이어가 견뎌야 하므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는 높은 내구성과 내마모성(마찰에도 닳지 않고 견디는 성질)이 요구된다. 일반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차량 무게와 초반 가속 성능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타이어가 마모될 확률이 높은데, 이는 전기차 전비(주행가능 거리)에 악영향을 준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달리,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만큼 도로 주행 시 노면의 소음이 잘 전달되는 단점이 있다. 특히 일반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타이어와 노면이 맞닿으면서 생기는 노면 소음이 더욱 두드러진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는 노면 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적용돼 있다.
타이어 업계 전용 제품 속속 선보여
이런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해, 타이어 업계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속속 선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론칭했다. 사계절용 전기차 타이어인 ▲아이온 에보 AS ▲아이온 에보 AS SUV와 겨울용 ▲아이온 윈터 ▲아이온 윈터 SUV 등 4개 상품 총 20개 규격을 판매 중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노면과 닿는 타이어 표면의 블록 내부에서 변형을 제어하는 3D 사이프(타이어 표면의 미세한 홈) 기술을 적용해 타이어 미끄러짐 현상을 최소화했다"며 "해당 기술로 무거운 전기차의 하중을 견디면서도 우수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하도록 전용 타이어를 설계했다. 또 회전저항(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 저항)을 낮추는 기술을 적용해 전비 효율을 높인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행 중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하는 등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적용한 다양한 소음 저감 기술로 운전자에 저소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내년 여름용 상품인 ▲아이온 에보 ▲아이온 에보 SUV를 출시해 여름용, 겨울용, 사계절용 타이어를 포함해 18인치부터 22인치까지 6가지 상품, 총 86개 규격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라인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쉐린 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 ‘미쉐린 e프라이머시’와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EV’를 선보인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고성능 전기차를 위한 전용 제품,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EV’를 출시했다.
김병주 미쉐린코리아 제품 및 기술 담당 매니저는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EV는 전기차 특유의 무거운 무게와 중량 분포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라며 "엑셀을 밟는 순간 최대 토크에 도달해 급격히 가속하는 전기차 특성에 맞춰 뛰어난 내마모성을 지녔다. 또 매우 낮은 회전 저항으로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를 최대 60km까지 추가로 늘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EV에 맞춤형 폴리우레탄 폼을 적용해 노면 소음을 20%가량 줄였다. 노면과 닿는 타이어 표면 중앙에 고강도 컴파운드를 적용해 전기 모터의 높은 토크 특성에 필요한 접지력(타이어와 노면의 밀착성)도 제공한다. 빠른 속도, 고중량 횡가속을 견뎌내는 내구성, 긴 주행가능 거리를 위한 고효율 성능을 두루 뒷받침하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넥센타이어는 아이오닉6 신차에 들어가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엔페라 AU7 EV'와 '엔페라 스포츠 EV'를 공급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도 '마제스티9 솔루스 TA91 EV'와 ‘크루젠 HP71 EV’ 등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선보였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마다 다양한 성능과 제품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선보이고 있는데, 일반 타이어에 비해 고가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교체를 고민하는 것 같다"며 "전기차 전용 제품이 지닌 장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소비자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 제품 소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