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파고든 증권 앱…잦은 전산장애는 개선점
[IT동아 김동진 기자] 증권 앱이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시중에 있는 증권 앱을 최소 1개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업계는 차세대 플랫폼을 선보이며 다양한 연령의 금융 소비자 유치에 여념이 없지만, 잦은 전산장애로 피해를 유발하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명 중 4명 증권 앱 ‘생활 필수’ 인식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8월, 매주 500명 이상 전국 20~69세 성인을 대상으로 금융플랫폼 이용 현황을 조사했다. 이메일과 모바일을 통해 설문했고, 총 2,549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휴대폰에 증권 앱을 1개라도 설치한 응답자 비율은 10명 중 6명에 해당하는 62.1%였다. 이 중 생활에 필수라고 할 만큼 자주 증권 앱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41.0%였다.
휴대폰에 설치한 증권 앱 가운데 평소 꾸준하게 이용하거나, 생활에 필수라고 느끼는 앱은 무엇이냐는 질문(총 26개 앱 중에서 복수 선택)에 KB증권 ‘마블(M-able)’(8.6%)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한국투자증권(8.3%), 키움증권 영웅문S(7.6%), 삼성증권 엠팝(mPOP) (7.4%), 미래에셋증권 엠스톡(M-STOCK)이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증권 앱이 1%p 내외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기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소비자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소비자가 추가 유입된 상황으로,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라며 “각사가 차세대 MTS를 속속 선보이며 MZ세대 붙잡기에 여념이 없다는 점도 영향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너도나도 차세대 MTS…간소화가 대세
증권업계는 소비자 확대를 목적으로 차세대 MTS를 선보인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은 과감히 배제하고, 주린이도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간소화’에 초점을 맞췄다.
일례로 삼성증권은 지난해 6월, 기존 MTS 대비 메뉴 탭을 크게 줄이고 자주 쓰는 기능을 한 화면에 모아 편의성을 높인 ‘오투’ 앱을 선보였다. 본인이 원하는 메뉴를 설정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해외 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한 화면으로 국내와 해외 주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 결과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71만 건을 기록했다.
KB증권도 지난해 8월, 기존 MTS인 ‘마블(M-able)’을 간소화해 MTS 마블 미니를 출시했다. 증권 방송을 보면서 바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주식거래와 관련 콘텐츠만을 담아 선보인 마블 미니는 출시 4개월 만에 다운로드 50만건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해외주식·선물 거래앱인 '엠글로벌'(m.Global), 연금·금융상품 관리앱인 '엠올'(m.ALL)을 국내주식 거래앱인 '엠스톡'(M-STOCK)에 통합해 선보였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존 MTS 앱을 리뉴얼한 ‘한국투자’를 선보였다. 휴대폰을 흔들면 관심종목 시세와 주요 지수 등을 보여주는 ‘퀵뷰’ 기능을 포함해 MZ세대를 공략할 사용자 환경과 경험을 앞세웠다.
키움증권도 기존 계좌개설앱과 국내주식(영웅문S), 해외주식(영웅문S글로벌) 등 흩어진 앱을 하나로 합쳐 차세대 MTS, 영웅문S#을 출시하는 등 간소화를 화두로 증권 업계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장소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 누구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소비 성향 등으로 증권 앱을 통한 거래와 이용이 앞으로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잦은 거래 장애는 개선 요인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증권업계가 개선해야 할 사항도 분명하다. 잦은 거래 장애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금융투자 민원은 5,612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4.5% 증가했다. 이중에서 증권회사 관련 민원이 3,625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9.7% 늘었다.
구체적으로 증권사 HTS‧MTS 장애 관련 민원발생으로 ‘내부통제‧전산장애’ 유형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6.4% 증가한 것이 증권회사 민원 증가에 영향을 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제도가 바뀌어 일반인들도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고 있는 점, 코로나19 영향으로 MTS 이용량이 폭증한 측면이 있다”며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각 증권사는 안정적인 전자금융거래를 위해 성능 관리에 나서야 한다.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거래량이 늘어난 만큼, 시스템에 투자해 수요를 뒷받침해야 한다. 이를 모니터링하고 미흡하면 시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