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예대금리차 온라인서 한눈에...비교 공시 제도 도입
[IT동아 김동진 기자] 금융소비자가 각 은행의 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를 한눈에 파악할 길이 열렸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를 통해서다. 대출을 원하는 금융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손쉽게 금리가 유리한 은행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가 필요한 이유
예대마진으로도 불리는 예대금리차는 각 은행이 이른바 이자 장사를 얼마나 하는지 살필 수 있는 지표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 은행의 수입이 늘지만, 돈을 빌린 사람의 이자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은행들은 기존에도 분기 말쯤 예대금리차를 공시했지만, 금융 소비자가 각각 찾아야 하므로 불편했다.
이번 공시는 대출을 받으려는 금융 소비자에게 편의를 줄 전망이다. 기존에는 은행마다 다른 신용평가 기준으로 대출 금리를 산출했기 때문에 대출자가 금리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반면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공시는 9등급 신용평가를 기준으로 삼아 산출하므로 본인의 신용점수만 알면,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최근 예대마진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자, 은행들이 이자 장사에 열을 올린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은행들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말 1.9%에서 최근 2.4%까지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를 금융소비자가 한눈에 파악하도록 공시해 은행들 스스로 마진을 줄이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예대금리차 확인
예대금리차 공시를 확인하려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소비자 포털’ 카테고리로 진입, ‘예대금리차’ 탭을 누르면 된다.
검색 필터에서 비교를 원하는 은행을 체크하면, 해당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확인할 수 있다.
은행들 반발…“상품 제각각, 중저신용자 포용도 고려해야”
공시로 살펴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 평균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7%p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1.62%p)의 예대금리차가,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토스뱅크(5.6%p)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공시 후 이자 장사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은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는데, 은행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향 정책이라고 맞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사는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 지원 대출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며 “금리변동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가계대출 안정화를 위해 고정 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고자 노력했다. 예컨대 전세자금 대출 2년 고정금리물 출시,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 적극 취급 등이다. 이로 인해 가계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각 은행마다 포트폴리오가 각각 달라 절대 비교가 어렵다”며 “자사는 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취급하는데, 중저신용자를 적극 포용하다 보니 예대금리차가 높게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공시제도 개선 외 다양한 정책 방안 마련할 것”
금융위원회는 각 은행의 반발에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다양한 정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금융위 은행과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취급하는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신용점수 구간별 대출금리 및 예대금리차를 함께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지속해서 공시해 오해를 최소화하고,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금리는 평균 금리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실제 개별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금리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평균 금리를 공시하는 것은 은행 간 금리수준을 비교하도록 돕고, 필요시 은행이 그 차이를 설명하도록 유도해 소비자 권익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그런 만큼, 개별 소비자가 실제 대출을 받을 때, 은행과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본인에게 실제 적용되는 금리를 비교·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