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이 디트로이트 공항에 구축한 '평행현실'은 어떤 기술?
[IT동아]
흔히 '미국 내 3대 항공사'로 인식되는 델타항공(Delta AirLine)이 7월 2일 인천-디트로이트 노선을 증편한다고 발표했다. 주 4회 운항에서 매일 운항으로 항공편을 늘리며, 미국 여행을 다시 하려는 승객들에게 편의성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올해 6월 한 달 동안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의 총 방문 승객은 2,576,348명으로(미주 국내선 이용객 2,382,358명, 국제선 이용객 193,990명), 전년도 동기 대비 12%(각각 6.9%, 100% 이상) 증가했다. 여름철 휴가 성수기 시즌의 특수성을 비롯해, 항공 여행이 본격적으로 정상 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항공업계가 분주히 승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이와 함께 공항 내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등 대규모 공항 리뉴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평행현실(Parallel Reality)' 기술은 승객의 여정을 더욱 간소화하는 효과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델타 항공은 미국의 첨단 기술 스타트업인 '미스어플라이드 사이언스(Misapplied Sciences)'와 업무 협약을 맺고, 6월부터 디트로이트 공항에 디지털 신기술인 평행현실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CES 2020 전시회에서 공개된 평행현실 기술은 디지털 디스플레이 화면 하나로 최대 100명의 승객에게 맞춤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 이 평행현실 서비스에 사전 동의한 델타항공 고객은,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길 찾기 서비스나 항공편 정보를 쉽게 안내 받을 수 있다. 많은 인파로 붐비는 복잡한 공항에서도 승객 개개인에게 맞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평행현실 서비스는 3년 전 델타항공 혁신센터인 '더 행거(The Hangar)'의 테크팀이 먼저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평행현실 기술이 공항 내에서 승객의 이동 경로에 따라 더욱 개인화되고 매끄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술임을 확신했다.
델타항공 이노베이션 부문 매트 무타(Matt Muta) 전무이사는 "델타항공의 모든 혁신 프로젝트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다. 최첨단 기술 도입 자체보다는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한 진정성 있는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번 평행현실 기술을 통해서도 복잡하고 번거로운 공항 내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객 개개인에 맞춘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델타항공은 먼저 디트로이트 공항에 구현한 평행현실 베타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용자 편의성과 효과 등을 확인한 후 다른 공항으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그들은 평행현실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본 승객이라면 높은 만족감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반적으로, 공항이라면 키오스크 화면으로 체크인 수속을 밟거나, 보안검색대의 대기열을 기다리는 입국심사 과정을 떠올린다. 많은 승객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면, 공항 내 공간을 좀더 혁신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평행현실 서비스에는 맞춤형 서비스와 길 찾기 기능이 탑재돼, 델타항공의 공식 앱인 '플라이 델타'와 함께 사용하면 좀더 편리하다.
델타항공 브랜드 경험 부문 란잔 고스와미(Ranjan Goswami) 부사장은, 개인정보를 검색하는데 가장 편리한 게 스마트폰이라는 고정관념을 평행현실 서비스가 깰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익숙하지만, 머지 않아 적어도 공항에서는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정보나 가이드를 얻을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 덧붙였다. 고스와미 부사장은 작은 스마트폰 화면의 깨알 같은 글씨보다는, 넓은 스크린을 통해 안내 사항을 바로바로 확인하는게 승객들에게 훨씬 유용하리라 판단하고 있다.
현재 델타항공의 평행현실 서비스는 미국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델타항공의 안면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디트로이트 공항 보안검색대를 지나 보이는 맥나마라(McNamara) 터미널 A 중앙홀에 설치되어 있다. 디지털 개인정보 사용에 사전 동의한 승객들은 체크인 때, 평행현실 화면에서 안면인식만으로 키오스크 화면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 수화물 위탁 서비스-보안검색대 통과-탑승 등의 절차도 안면인식 기술로 한 번에 완료할 수 있다. 승객 정보는 현장 이용 직후 파기된다.
한편, 델타항공은 올해 초 수십 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진행한 미국의 라과디아 공항 및 로스앤젤레스 공항 터미널 현대화 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으며,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승객이 공항에서 항공권이나 신분증 등을 제시하지 않고 얼굴 인증 만으로 수속 절차를 마칠 수 있게 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