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여름철 이어폰으로 인한 귓병 예방하려면?
[IT동아 권택경 기자] 이어폰과 헤드폰을 장시간 이용하는 건 귀 건강에 좋지 않다고들 말합니다. 일정 크기 이상의 소음에 노출될 때와 마찬가지로 청력 신경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심해지면 소음성 난청 같은 청력 이상이 생기기도 하죠.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고려해야 할 게 한 가지 더 늘어납니다. 바로 위생 문제입니다. 더운 날씨에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하다 보면 귀에 금방 땀이 찹니다. 특히 최근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는 이어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부분 커널 혹은 인이어라 불리는 형태입니다. 이런 인이어 이어폰은 귓구멍 안에 직접 밀어 넣어 착용하는 형태라 덥고 습한 날씨에는 금세 귓속을 축축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축축한 따뜻한 환경은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라, 외이도염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외이도염은 귀의 입구부터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가 세균이나 곰팡이에 감염되면서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귀가 가렵고 진물, 악취가 난다면 이 외이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장시간 이용, 젖은 귀에 착용은 금물
인이어 이어폰에 의한 외이도염을 막으려면 먼저 사용 습관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오랜 시간 연속해서 사용하는 건 자제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등은 이어폰을 쓸 때 하루 60분, 최대 음량의 60분을 넘기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세균 감염보다는 청력 손실을 고려한 내용이지만, 어느 쪽이든 장시간 이용이 문제가 되는 건 똑같기 때문에 가능한 지켜주는 게 좋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하루 60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대로 지키기 어렵다면 1시간에 한 번 10~20분 정도 이어폰을 빼고 휴식을 취해주는 게 좋습니다. 무심코 이어폰을 낀 채로 잠드는 일도 없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샤워 후 귀에 물기가 남아있는 채로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가뜩이나 축축한 귀가 밀폐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운동하면서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땀과 체온 때문에 외이도염 발병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방수 등급이 낮은 이어폰이라면 땀 때문에 이어폰이 고장 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주기적 살균, 소독 등 위생 관리도 필수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위생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이어폰 자체에도 세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을 보관할 때는 티슈를 활용해 닦아준 뒤 잘 말려서 보관해야 합니다.
이때는 일반 물티슈보다는 살균·소독 티슈를 써야 합니다. 이어폰뿐만 아니라 충전 케이스 내부도 잊지 말고 함께 닦아주어야 합니다. 자외선(UV)이나 소형 열풍 살균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귀 막지 않는 골전도 이어폰도 대안 될 수 있어
외이도염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장시간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는 게 좋지만,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컨대 콜센터 상담원, 배송 기사 등 일 때문에 이어폰을 항상 끼고 있어야 하는 분들도 있죠.
이럴 때는 골전도 이어폰을 활용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골전도 이어폰은 두개골을 진동시켜 소리를 전달하는 형태라 귓구멍을 막지 않습니다. 적어도 귓구멍 속 습기로 인한 외이도염 문제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야외 운동 중 사용할 목적으로도 추천할 만합니다.
다만 음질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고, 구조상 외부 소음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골전도 이어폰도 결국 달팽이관을 자극해 소리를 전달한다는 점은 똑같기 때문에 달팽이관 손상이 원인인 청력 손실을 막아주는 효과는 없습니다. 따라서 골전도 이어폰이라도 음량을 너무 높이고 이용하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