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선풍기와 에어 서큘레이터, 무엇을 고를까?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여름에 꼭 필요한 가전을 꼽으라면 에어컨이 제일이며, 그다음으로 선풍기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에어컨은 확실하게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지만 소비전력이 높아 전기세가 부담스럽다. 반면 선풍기는 소비전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항상 틀어놔도 부담이 없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선풍기를 한 대가 아닌 두 세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에어 서큘레이터와 일반 선풍기, 최근에는 두 제품 모두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출처=IT동아
에어 서큘레이터와 일반 선풍기, 최근에는 두 제품 모두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출처=IT동아

하지만 약 4~5년 만에 새로 선풍기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의외로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어서 놀랄 것이다. 단순히 날개와 모터, 버튼으로 구성돼있던 선풍기가 최근에는 브러시리스 모터에 사물인터넷까지 적용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에어 서큘레이터’라는 카테고리까지 생기면서 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을 더한다. 선풍기와 에어서큘레이터, 그 차이점과 활용도에 대해 짚어드린다.

선풍기는 바뀌어도 선풍기

최근 들어 선풍기의 모양이나 형태, 성능에 많은 변화가 찾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선풍기는 선풍기다. 가장 큰 변화는 브러시리스 DC 모터의 등장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활용해오던 선풍기는 DC 모터를 활용한다. DC 모터는 영구 자석을 활용하고 회전축에 코일을 활용해 회전하는 형태의 모터로, 전력 소모대 효율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 대신 열이 많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모된다는 한계가 있다. 세부적인 풍량 조절도 어렵다.

일반적인 형태의 선풍기, 최근에는 BLDC 모터를 탑재한 제품이 대중화됐다. 출처=IT동아
일반적인 형태의 선풍기, 최근에는 BLDC 모터를 탑재한 제품이 대중화됐다. 출처=IT동아

이런 단점을 줄인 모터가 바로 브러시리스 DC 모터다. 브러시리스 모터는 움직이는 부품에 전기를 공급하는 접점인 ‘브러시’가 없는 형태의 모터로, 접점이 없어서 동력 손실이나 마찰로 인한 내구성 문제에서 자유롭다. DC 모터에 비해 풍량도 훨씬 강한데 소음은 적다. 게다가 약, 중, 강 수준이었던 풍량 조절도 수십 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과거에는 매우 비싸 선풍기용으로 활용하기엔 어려웠지만, 지금은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 5만 원대에서도 브러시리스 DC 모터를 탑재한 선풍기를 찾아볼 수 있다. 비싼 값을 하는 선풍기라 할 수 있다.

해당 선풍기도 풍량 조절이 1단에서 24단까지 있다. 출처=IT동아
해당 선풍기도 풍량 조절이 1단에서 24단까지 있다. 출처=IT동아

브러시리스 DC 모터를 활용한 선풍기는 대부분 설명에 BLDC 모터라고 기재하고 있다. 고성능 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설명에 꼭 적어놓는다. 또한 풍속 조절이 1~12단, 1~24단 등등 세부적으로 나뉘어도 브러시리스 모터를 사용한 선풍기다. 또 6~7만 원대 이상 선풍기는 블루투스를 통한 선풍기 제어나 와이파이를 활용한 사물인터넷 제어까지 지원한다. 특이 사항은 제품에 따라 좌우 조절은 물론 위로 90도로 꺾는다거나 ∞모양으로 회전하는 등의 제품도 있다. 이는 선풍기를 환기 용도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선풍기의 활용도에 대해서는 크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대신 브러시리스 DC 모터를 장착한 제품은 기존보다 최대 풍량이 훨씬 강하고, 직진성이 강한 날개를 가지고 있어서 기존 선풍기보다 활용도가 높다. 따라서 기존 용도는 물론 환기 용도나 에어컨 바람을 확산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확산에 초점을 맞추는 에어 서큘레이터

에어 서큘레이터는 순환시키다는 뜻의 ‘circulate’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계다. 서큘레이터 자체가 등장한 건 1940년대부터로 역사가 상당히 길지만, 국내 시장에 등장한 시점은 2014년부터다. 선풍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방식이 다르다. 선풍기는 내부에 있는 모터가 날개를 회전시켜서 바람을 일으킨다. 반면 에어 서큘레이터는 공기를 흡입한 다음 원통형 몸체로 압축해 풍량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덕분에 바람의 도달 범위가 가정용도 15~20미터에 달하고, 고가의 대형 제품은 3~40미터까지도 공기를 전달한다. 에어컨과 함께 활용하면 더 빠르게 실내 공기가 냉각된다는 점이 알려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닥형 에어 서큘레이터를 선풍기 대용으로 쓰려면 반드시 각도 조절이 되는 제품으로 사야한다. 출처=IT동아
바닥형 에어 서큘레이터를 선풍기 대용으로 쓰려면 반드시 각도 조절이 되는 제품으로 사야한다. 출처=IT동아

에어 서큘레이터 자체는 선풍기가 아닌 공기 순환기이므로 선풍기와는 차이가 있다. 선풍기는 좌우 각도 조절이 가능한 건 물론 타이머나 리모컨, 높이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양의 에어 서큘레이터는 바닥에 설치하는 형태며, 타이머나 자연풍 설정 등등의 부가 기능은 없다. 저가형 사양은 팬 방향을 90도로 조절하는 기능도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차지하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무조건 강한 바람이 좋은 경우, 크기가 작으면서 에어컨 바람을 빠르게 순환시키거나 환기 용도로 쓰는 경우에 좋다.

물론 에어 서큘레이터를 선풍기처럼 활용하는 가정이 늘다 보니 최근에는 선풍기처럼 스탠드 형태로 나오는 물건도 많다. 스탠드형 에어 서큘레이터는 기존 에어 서큘레이터의 몸체를 선풍기의 스탠드와 결합한 제품이다. 덕분에 자유롭게 방향 조절이나 높낮이 조절도 되고, 선풍기에 있는 풍향 조절이나 타이머 등의 기능도 포함된다. 대신 이 형태의 제품은 가격대가 일반 선풍기보다 비싸서 사물인터넷까지 지원하는 제품은 아직까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제품에 따라서 커버가 분리되는 제품이 있다. 분리가 되지 않으면 청소가 까다로워진다. 출처=IT동아
제품에 따라서 커버가 분리되는 제품이 있다. 분리가 되지 않으면 청소가 까다로워진다. 출처=IT동아

활용도는 일반 선풍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바람을 쐬는 등으로 활용하는데도 좋지만, 에어컨과 결합해 내부 공기를 빠르게 차갑게 만들거나, 난방 기기와 활용해 따뜻하게 만드는 등으로도 쓸 수 있다. 제습기와 결합해도 좋고, 실내에서 빨래를 건조하거나 환기 용도로도 쓰임새가 좋다. 일반 선풍기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다만 일반 선풍기와 다르게 분리 청소가 어려운 제품이 많다. 고가형 제품들도 앞의 그릴만 분해해 날개를 닦는 정도만 가능하고, 후면까지 청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저가형 제품은 아예 뜯을 수 없게 돼있어서 나중에는 위생적인 문제가 생길수 있다. 또한 날개 회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선풍기와 비교해 소음의 정도가 더 크다. 선풍기 스탠드처럼 선풍기로 쓸 수 있게 된 제품은 저음 모드가 있는 편이지만, 일반 바닥형 에어 서큘레이터는 세부적으로 풍량 조절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약하게 틀어도 소음 문제가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선풍기와 에어 서큘레이터, 선택은?

좌측부터 스탠드형 에어 서큘레이터, BLDC 선풍기, 에어 서큘레이터, 일반 DC 선풍기. 출처=다나와
좌측부터 스탠드형 에어 서큘레이터, BLDC 선풍기, 에어 서큘레이터, 일반 DC 선풍기. 출처=다나와

선풍기와 에어 서큘레이터는 비슷하지만 다른 제품이다.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선풍기가 에어 서큘레이터화 하고 있고, 에어 서큘레이터가 선풍기화 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을 선택하기에 앞서 특성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저가형 선풍기는 DC 모터를 활용해 기존의 선풍기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브러시리스 DC 모터를 장착한 선풍기는 풍향 조절의 폭이 넓고, 훨씬 조용하며 열도 적게 발생한다. 가격은 7~10만 원 이상으로 두 배이상 비싸지만 최대 풍량도 그만큼 강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좋다. 고가의 선풍기는 최대 풍량에서 에어 서큘레이터와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바닥에 놓는 제품, 스탠드형이 있다. 바닥에 놓는 제품을 선풍기처럼 활용하려면 반드시 90도로 각도 조절이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각도 조절을 지원하지 않으면 바닥으로만 바람을 보내 선풍기를 대체할 수 없다. 대신 스탠드형은 가격은 두 배정도 비싸지만 선풍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쓸 수 있다. 환기나 건조 용도로도 쓰기 좋고, 풍량도 매우 강하다. 대신 소음 문제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가 있고, 청소가 선풍기보다 어렵다는 점도 이해가 필요하다. 가격은 바닥형이 3~10만 원 사이, 스탠드 형은 7~15만 원 사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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