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기기 이어 모빌리티와 입맞춤
[IT동아 차주경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스마트 기기에 이어 모빌리티에도 뿌리를 내린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며 모빌리티 기기의 종류가 늘고 시장 규모도 커졌다. 모빌리티는 이동 수단을 넘어 사용자의 고유한 공간이 됐다. 사용자가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시간이 점차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 정보통신업계는 모빌리티에 어울리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연구 개발에 나섰다.
2027년경 100억 달러(12조 9,850억 원, 시장조사기업 프레시던스 리서치 조사 결과) 규모로 성장할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정보통신기업간 경쟁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해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 두 기술의 융합 사례가 곧 나올 전망이다.
몸의 온도와 심장 박동 수를 측정해 사용자의 건강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각종 센서. 사람처럼 이야기를 건네며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지키도록 돕고 올바른 생활 습관도 제시하는 챗봇. 사용자의 일정과 이동 경로, 생활 영역과 소비 습관 등을 분석해 운동량을 계산하고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자리 잡았다.
이 기술들은 휴대전화와 손목 밴드, 시계 등 다양한 휴대용 스마트 기기에 이식돼 많은 인기를 모았다. 풍부한 헬스케어 데이터도 모았다. 이어 정보통신업계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적용 영역을 모빌리티로 넓히려 한다.
모빌리티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스마트 자동차, 전기 자전거와 킥보드 등 소형 이동 수단, 사람을 태우는 나는 초소형 드론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이동 수단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적용하면 운용 중 사용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것을 돕는다. 사용자에게 편의를 주는 덕분에 모빌리티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도 각광 받는다.
스마트 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정보통신기업이 최근 모빌리티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까닭도 이것이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등 앱으로 스마트 기기와 모빌리티를 연결하면, 지금까지 스마트 기기와 앱으로 쌓은 풍부한 헬스케어 데이터와 사용자의 개인화 데이터를 자연스레 모빌리티에 이식 가능하다.
모빌리티에 특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돋보인다. 이미 자동차에는 실내 전동안마 시트, 사용자의 눈동자를 인식해 졸음 여부를 파악하는 헬스케어 기술이 적용됐다. 나아가 실내 이산화탄소·산소 농도와 온습도를 측정, 조절해 사용자의 피로를 푸는 기술, 음향으로 운전자의 피로는 풀고 졸음에 빠지는 것은 막도록 돕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나왔다.
전기 자전거나 킥보드의 손잡이에 진동과 음파를 적용, 피로를 푸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있다. 사용자의 검색 성향과 운전 습관,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하면 개인 맞춤형 운전 환경을 만든다. 실시간 심장활동 감지 심전도 기술이나 뇌파 감지 기술도 모빌리티에 적용하기 알맞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융합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대모비스는 사용자의 운전 자세와 심장 박동 수, 뇌파 등 생체 신호를 분석해 자동차의 설정을 가장 알맞게 변경하는 스마트 캐빈 제어기를 모빌리티 헬스케어 기술로 선보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특구 홍릉강소연구특구는 최근 모빌리티 헬스케어 기업들의 상승 효과를 이끌 K 모빌리티 헬스케어 얼라이언스 협약식을 열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스타트업의 기술 이전과 병원 등지에서의 실증을 돕고, 모빌리티 대기업과 투자사와 연결해 성장을 이끌려는 의도다.
투자사로는 케이그라운드벤처스가,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는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옐로나이프 ▲심장활동 감지 심전도 장치 개발사 엠에스엘 ▲3D 사운드 기업 디지소닉 ▲산소 공급 시스템 개발사 엔에프 ▲근거리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 기업 GLS 등이 각각 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최치호 홍릉강소연구특구 단장은 "모빌리티와 헬스케어 융합 기술을 확보하고 얼라이언스 내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10년 안에 디지털 헬스케어 원천 기술 국가로 도약하도록 이끌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