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사회 한국…'돌봄 공백' 메우는 스타트업 뜬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돌봄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저출생·고령화 추세의 원인이자 결과로 나타나는 ‘돌봄 공백’을 메워주는 대안 역할을 하면서다.
대표적인 게 아이 돌봄 연결 플랫폼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아이 돌봄 수요도 높다. 어린이집과 같은 기존 돌봄 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사이사이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메울 수 있어 인기가 뜨겁다. 필요할 때, 원하는 시간만큼만 짧게 일을 맡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맘편한 세상'이 운영하는 아이 돌봄 연결 플랫폼 ‘맘시터’는 올해 2월 누적 회원 수 100만 명을 넘겼다. 아이 돌보미를 구하고자 하는 부모와 일자리를 찾는 돌보미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단순 등·하원 지도부터 놀이, 학습까지 다양한 돌봄 활동을 대신해준다.
또 다른 돌봄 플랫폼 ‘자란다’도 지난 4월 310억 규모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눈길을 끌었다. 자란다는 돌봄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3세 이하 영아도 이용할 수 있는 맘시터와 달리 이용 연령대도 비교적 높게 잡았다. 의사소통이 원활한 4세부터 13세까지다. 주로 대학생들이 아이 돌보미 역할을 겸한 과외 선생님인 ‘자란쌤’으로 활동한다.
영유아를 위한 놀잇감 구독 서비스도 등장했다. 육아 스타트업 ‘올디너리매직’은 월령별 발달 단계에 맞춰 놀잇감을 보내주는 정기 구독 서비스 ‘피카비 플레이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발달 이론에 맞춰 신체, 인지, 언어, 사회성 등 시점별로 꼭 필요한 발달 영역을 골고루 자극하는 놀잇감을 엄선해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놀잇감뿐만 아니라 활용법이나 아이 발달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온라인 가이드 등도 함께 제공해 육아법 학습에서 부모가 느낄 부담과 수고를 덜어준다. 올디너리 매직 허청아 대표는 “올 1분기 전년 대비 198%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지난해 4분기 대비 신규 고객을 5.7배가량 유치했다”면서 “MZ세대 부모 사이에서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시니어 돌봄 산업도 성장이 가파르다. 시니어 돌봄 플랫폼 케어닥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배 늘었다. 누적거래액도 500억 원을 넘겼다. 케어닥은 케어코디(요양보호사, 간병인)들을 보호자들과 연결해 집에나 병원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업계 최초로 간병비 정찰제로 도입해 추가 비용 발생이나 이로 인한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케어닥 측은 지난해와 비교해 방문요양 부문 매출은 566%, 병원 간병 부문 매출은 152%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입된 케어코디 숫자도 270%, 돌봄을 제공받는 노인 숫자도 190% 증가했다. 케어닥 박재병 대표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을 예고하는 만큼, 시니어 돌봄 및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발달 장애인 돌봄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돌봄 사각지대 중 하나다. 이런 발달 장애인 돌봄 공백을 혁신 기술로 풀어보고자 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소셜벤처 돌봄드림은 발달 장애인을 위한 돌봄조끼 ‘허기(HUGgy)’를 개발했다.
허기는 공기 펌프로 압력을 가해 포옹과 유사한 긴장 완화 효과를 낸다.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조끼도 개발했다. 착용자의 불안감, 긴장감 등 스트레스 정도를 생체센서로 모니터링해서 필요시 착용자를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돌봄드림 김지훈 대표는 “9월부터 손 펌프 방식 조끼를 시판 예정이며, 올해 안에 스마트 조끼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