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의 기준선, 인텔 코어 i7-12700H
[IT동아 남시현 기자] 게이밍 노트북과 작업용 노트북 업계에서 인텔 코어 i7 H시리즈 프로세서는 하나의 표준이자 잣대로 여겨져 왔다. 출시 기준으로 중상위급 성능과 평균 이상의 코어 수, 높은 동작 속도, 그리고 최신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병목 없이 구현할 수 있는 성능 덕분이다. 본격적으로 게이밍 노트북이 대두되기 시작한 엔비디아 GTX 10 시리즈 출시 당시에는 인텔 코어 i7-7700HQ가 표준의 입지였고, RTX 20 시리즈가 출시될 시점에는 코어 i7-9850H가 하나의 기준처럼 쓰였다.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가 출시된 지금은 인텔 코어 i7-12700H 프로세서와 RTX 30 시리즈가 그 입지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출시된 게이밍 노트북을 살펴보면 인텔 코어 i7-12700H가 거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AMD 라이젠 7 6800H가 경쟁 입지에 있다. 그 아래 성능인 인텔 코어 i5-12500H나 AMD 라이젠 7 6600H는 고성능 작업용 혹은 보급형 게이밍 노트북 등에 쓰인다. 노트북은 데스크톱과 다르게 프로세서를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필요한 스펙보다 조금 더 높은 사양을 선택하는 특성이 있고, 인텔 코어 i9이나 라이젠 9은 가격적으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인텔 코어 i7 H 시리즈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다. 인텔 코어 i7-12700H와 엔비디아 RTX 3070 Ti를 탑재한 MSI 레이더 GE76 12UGS를 활용해 인텔 코어 i7-12700H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본다.
작업과 게이밍에 부족함 없는 14코어 20스레드, 인텔 코어 i7-12700H
MSI 레이더 GE76에 탑재된 인텔 코어 i7-12700H는 코드명 ‘엘더레이크’ 프로세서로, 10nm 상당의 인텔 7 공정이 활용됐다. 코어 수는 6개의 성능 코어와 8개의 효율 코어로 총 14개의 코어가 활용되며, 효율 코어 6개가 스레드 2개씩을 담당해 총 20개의 스레드로 구성된다. 코어의 종류가 나뉘어있는 이유는 12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부터 적용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의 영향이다.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게임이나 렌더링 등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에는 성능 코어를 중심으로 작동하다가, 웹서핑이나 영상 감상 등 저연산 작업에는 효율 코어가 동작하며 전력 효율을 높인다. 덕분에 고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특징이다. 참고로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윈도우 10이 아닌 윈도우 11을 활용해야 하는데, 성능 및 효율 코어 프로세서의 동작을 할당하는 스레드 디렉터가 윈도우 11에서 처음 등장한 기술이라서다.
동작 속도는 성능 코어가 4.7GHz, 효율 코어가 3.5GHz며, 프로세서의 열설계 전력은 45W 수준이다. 메르센 소수 연산을 통해 프로세서에 과부하를 거는 Prime95 프로그램을 활용해 프로세서 온도를 확인한 결과에서는 코어 온도는 약 88~94도 사이의 온도를 기록했으며, 저부하 작업에서는 47~52도 사이를 오르내렸다. 프로세서 온도는 노트북마다 다르므로 대략 참고하자. 프로세서의 시스템 캐시는 24MB로 구성되며, 메모리는 DDR5 4800MHz 혹은 LPDDR5 5200MHz를 지원한다. MSI 레이더 GE76에는 DDR5 4800MHz 32GB가 장착돼있는데, 최대 64GB까지 장착할 수 있다.
최신 데스크톱 기준으로도 중간 라인업 수준, 휴대용으로는 우수
인텔 코어 i7-12700H의 게이밍 성능, 작업 성능을 확인해볼 수 있는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우선 게이밍 성능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 타임스파이, 파이어 스트라이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타임스파이 결과는 그래픽 1만1437점, CPU 1만3154점이며 파이어 스트라이크는 그래픽 3만204점, 물리 점수 2만8604점으로 확인된다.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i5-12400F의 타임스파이 점수가 1만338점, AMD 라이젠 5 5600X가 1만2540점이니 그 중간 수준이다. CPU만 놓고 보면 전체 라인업 중 중간 성능인 메인스트림 급 데스크톱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게임 결과를 살펴보자. 테스트는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파크라이 6에 내장된 벤치마크를 각각 실행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매우 높음 설정의 1080p 해상도로 설정한 다음 벤치마크를 실행한 결과, 평균 88.62프레임에 최대 159.89프레임까지 확인됐다. 비슷한 사양인 파크라이 6를 1080p 해상도, 울트라 설정으로 벤치마크를 실행한 결과에서도 평균 105프레임, 최대 123프레임을 확보했다.
게이밍 성능의 경우 그래픽 카드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그만큼 프로세서의 성능도 중요하다. 엔비디아 RTX 3070 이상 급의 그래픽 카드라면 최소한 인텔 코어 i7-12700H가 탑재돼있어야 제성능을 발휘하며, RTX 3060이나 3060 Ti라면 i5 조합도 나쁘지 않고, i7-12700H면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다. MSI 레이더 GE76을 기준으로는 150만 원대 게이밍 데스크톱과 비슷한 수준이라 보면 된다.
프로세서 성능이 중요한 3D 렌더링 결과도 확인했다. 언리얼 엔진 5에 실시간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8K 텍스처 기반 엔진 데이터를 처리해 컴퓨터의 성능을 확인하는 Ez벤치를 진행했다. Ez벤치는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EZbench로 검색한 뒤 다운로드하면 누구나 본인의 컴퓨터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최소 8GB의 비디오 메모리가 장착된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며, 기준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면 3D 편집 용도로 쓰기는 어려운 컴퓨터라 보면 된다.
해당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7-12700H가 획득한 점수는 FHD 기준 2만7800점으로 평균보다 3천 점 가량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17.3인치의 큰 제품 크기에서 발휘하는 충분한 발열 제어 성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3D 렌더링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의 실질 성능을 확인하는 벤치마크, 옥탄 벤치 2020.1.5와 블랜더 3.1 테스트를 각각 진행했다. 옥탄 벤치에서 i7-12700H가 획득한 점수는 413.91점으로 확인된다. 앞서 EZ벤치 결과와 마찬가지로 RTX 3070 Ti의 발열을 잘 해소해 성능이 잘 나온 영향으로 보이며, 데스크톱용 RTX 3070에 가까운 처리 성능을 보여준다. CPU 영향이 높은 블렌더 3.1 테스트는 총합 237.36점으로 인텔 코어 i7-11700K나 AMD 라이젠 7 5800X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다.
데스크톱 못지않게 발전된 성능, 비교군으로도 좋아
사실 테스트 결과만 놓고 인텔 코어 i7-12700H의 성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노트북마다 성능 설정이 조금씩 다르고, 그래픽 카드도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구분이 어렵다. MSI 레이더 GE76을 기준으로 하자면 대략 i5-12400F에 RTX 3060을 장착한 데스크톱 성능과 맞먹으며, 인텔 코어 i5-10400F나 AMD 라이젠 5 3600, 지포스 GTX 10 시리즈를 탑재한 컴퓨터라면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노트북인 만큼 크기가 데스크톱보다 작으면서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은 인텔 코어 i7-12700H만의 장점이다. 1
인텔 코어 i7 H 시리즈 프로세서는 모바일 프로세서가 데스크톱의 대체재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기준점으로 쓰이는 프로세서다. 이보다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i7-12700H보다 더 상위 라인업인 i7-12800HX나 i7-12850HX, 상위 라인업인 i9-12900H 시리즈를 고려할 수 있고, 무난한 성능을 찾는다면 i5 혹은 P, U 시리즈 프로세서 노트북을 찾으면 된다. 노트북을 찾지만 성능에 대한 분별이 어렵다면, 인텔 코어 i7-12700H 탑재 제품을 기준으로 비교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