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모두 쓸 ‘착한 키오스크’ 스마트 상점계가 해법 찾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스마트 상점 업계가 무인 주문기 ‘키오스크’ 기술 연구 개발에 한창이다. 눈이나 귀가 어두운 장년층,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키오스크를 쉽게 쓰도록 비전 인식과 목소리 주문 등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하고 모습도 다양하게 설계한다.

패스트푸드 매장, 카페와 음식점 등 요식 업계가 키오스크를 적극 도입한다. 덕분에 소비자는 큰 화면으로 상품 사진과 설명을 보면서, 터치 몇 번 만으로 비대면·온라인 결제한다. 간편하고 위생적이다. 상점 관리자는 키오스크에 주문과 결제, 상품 설명을 맡기고 운영에만 집중한다.

카페에 설치된 벽걸이형 키오스크. 출처 = 넥스트페이먼츠
카페에 설치된 벽걸이형 키오스크. 출처 = 넥스트페이먼츠

하지만, 키오스크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노년층 소비자, 눈이나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등이다. 노년층 소비자는 화면을 보며 아이콘을 눌러야 하고, 현금이 아니라 카드나 모바일로 결제해야 하는 키오스크를 다루기 어려워한다.

한국리서치는 60대 이상 소비자 36%가 키오스크의 화면을 읽기 어렵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도 65세 이상 소비자 가운데 51.4%가 키오스크의 사용 절차가 복잡하다고, 44.1%가 그림이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키오스크의 화면 높이를, 눈이 불편한 장애인은 키오스크의 터치 기반 조작계를 불편하게 느낀다. 이들에게는 카드나 모바일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받는 일, 주문한 상품이나 번호를 확인하는 일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목소리로 사용법을 알려주는 키오스크도 있으나,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음악을 틀어놓은 매장에서는 그나마도 잘 들리지 않는다. 점자를 지원하는 키오스크 대수도 극히 적고 있더라도 관공서나 서류 발급 키오스크가 대부분이다.

노년층 소비자, 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 기술이 속속 등장한다. 출처 = 한국소비자원
노년층 소비자, 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 기술이 속속 등장한다. 출처 = 한국소비자원

키오스크 제작사는 터치 아이콘을 크게 만들고 주문 결제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목소리 안내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대응에 나섰다. 스마트 상점 업계도 힘을 보탠다.

이들은 우선 키오스크의 유형을 다양하게 설계한다. 이전처럼 세워서 쓰는 키오스크 외에도 위아래 길이가 짧아 어디든 올려놓고 쓰기 좋은 탁상 거치용 키오스크, 사이니지처럼 쓰기 좋은 벽걸이(벽 브라켓) 키오스크, 앞뒤에 화면이 하나씩 달린 듀얼 스크린 키오스크 등을 개발한다. 이들 키오스크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키가 작은 사용자도 쉽게 쓴다. 설치 장소와 활용 범위도 늘어난다.

다음에는 키오스크에 사용 편의를 높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넣고 고도화한다. 카메라를 활용한 비전 인식이 대표적이다. 카메라로 사용자의 나이나 성별을 파악해 인기 상품을 제시하는 이 기술은 노년층의 키오스크 활용도 돕는다. 비전 인식이 노년층 소비자를 인식하면 아이콘의 크기를 확대하고 목소리와 화면 가이드로 사용을 보조하는 식이다. 음성 인식과 목소리 가이드 기능도 강화한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 화면 한 켠에 작게 수어를 표시하는 키오스크도 조금씩 늘어난다.

모바일 앱과 키오스크를 연동한 주문 통합 솔루션도 등장했다. 이 솔루션을 쓰면 사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주문과 결제를 한 다음 그 결과를 키오스크에 보내 간편하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는다.

비전 인식으로 소비자를 판별하고 목소리로 안내하는 인공지능 키오스크 기술. 출처 = 넥스트페이먼츠
비전 인식으로 소비자를 판별하고 목소리로 안내하는 인공지능 키오스크 기술. 출처 = 넥스트페이먼츠

스마트 상점 업계는 키오스크의 비전, 음성 인식 기능에 인공지능을 더해 상승 효과도 노린다. 키오스크가 소비자를 비전 인식하고 연령, 방문 시간대를 분석한 후 화면 구성과 아이콘 크기, 구매 절차의 변경 여부와 목소리 가이드 활용 여부를 스스로 파악한다.

나아가 자율주행 로봇과 인공지능 키오스크의 융합도 시도한다. 소비자를 찾아가는 키오스크다. 스마트 상점 업계는 이르면 올해 말 고도회된 인공지능 키오스크를 상점가에 보급할 것으로 내다본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기능과 모습이 다양해질 수록 키오스크의 가격이 비싸진다. 비전, 음성 인식과 목소리 가이드의 기술 수준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 키오스크는 결제를 담당하므로 모습이나 목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결제를 잘못하면 되려 더 큰 불편을 낳는다. 편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쓰기 쉽게 다듬는다 해도 소비자가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스마트 상점 기술 스타트업 넥스트페이먼츠의 지광철 대표는 “스마트 상점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은 비대면 결제 키오스크를 쓸 때 노년층 혹은 장애인 소비자가 겪는 불편을 해결하려 노력한다. 비전 인식과 음성 인식 등 인공지능을 접목해 디지털 소외를 일으키지 않는, 누구나 쉽게 쓰며 혜택을 받는 스마트 상점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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