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문가용 모니터를 이식한 노트북,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
[IT동아 남시현 기자] 사진 및 영상, 설계, 의료 등의 분야에서는 정확한 색감과 특수 기능을 지원하는 전문가용 모니터를 활용한다. 하지만 활용하는 전문 분야는 넓지만 전문가용 데스크톱 모니터를 제조할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이 분야에서 가장 공들이고 있는 제조사가 일본의 에이조며, 미국의 델 테크놀로지스와 애플, 대만의 벤큐, 그리고 에이수스 정도뿐이다. 소니 캐논, 오리온 등의 레퍼런스 모니터는 대상 시장이 다르니 예외로 둔다. 이처럼 전문가용 모니터 제조사가 손에 꼽는 이유는 단순히 고성능 패널을 활용하는 걸 넘어서 관련 업계의 표준에 대한 이해와 전문가의 수요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휴대할 목적으로 전문가용 모니터 급의 노트북을 찾는다면 델과 애플, 에이수스밖에 선택지가 없다. 그중 델의 XPS 시리즈는 고성능 디스플레이와 완성도 높은 품질을 자랑하지만 비즈니스 제품군에 가깝고, 애플 맥북 프로는 매킨토시 기반의 작업 역량에 최적화돼있는 제품이다. 편집 성능과 고성능 디스플레이를 모두 충족하는 노트북을 찾는다면 에이수스 프로아트 노트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모델명 H7600, 이하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 는 에이수스의 전문가용 모니터 라인업인 프로아트를 계승하는 노트북으로, 미국영화산업 표준인 DCI-P3 색재현력을 100%를 충족하는 OLED 패널과 인텔 코어 i9 시리즈 등 고성능과 고품질 디스플레이를 모두 갖춘 구성이다.
16:10 비율의 전문가용 노트북,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는 16:10 비율의 16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전문가용 노트북이다. 디자인은 발수 및 발유 코팅이 적용된 미네랄 블랙 단일 색상이며, 습도, 진동, 온도, 고도 등의 테스트가 포함된 밀스펙 STD(US MIL-STD 810H)를 충족한다. 외관은 금속 재질의 상하판과 풀 배열 레이아웃 키보드, 그리고 에이수스 다이얼과 세 개의 물리키를 갖춘 터치패드가 적용돼있다. 에이수스 다이얼은 작업 시 단축키를 배정해 휠, 다이얼로 쓰는 기능으로 브러시 크기라던가 필터 변경 등 휠로 진행하는 작업을 더욱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외관상으로는 깔끔한 고성능 노트북인데, 그 진가는 내부에 있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는 노트북으로는 최초로 100개 이상의 블레이드가 사용된 102개의 에어로 포일 듀얼 블레이드와 6개의 히트파이프가 적용돼있고, 내부에 리퀴드 메탈을 서멀 페이스트로 활용해 CPU와 GPU를 합쳐 총 140W의 열설계 전력을 소화한다. 또한 디스플레이 전개 시 하단이 들려 일반 제품보다 공기 흐름이 약 16% 증가한다. 고성능 노트북 특성상 최대 소음은 여전히 높지만, 기본적인 작업에서는 40데시벨 이하의 조용한 작업이 가능하다. 6천 RPM으로 동작하는 최대 속도 모드에서는 Prime95 테스트에도 CPU 코어 온도가 90도 이하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
디스플레이는 노트북으로는 최초로 3.2K(3840x2400) 해상도 16:10 비율 OLED 디스플레이가 활용되며, 선명한 표현을 위해 글레어 패널을 채용했다. OLED 특성상 응답 속도는 0.2초로 극단적으로 짧다. 단 플리커 현상이 있다. 색재현력은 DCI-P3 100%에 휘도는 550니트로 전문가용 모니터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암부 표현 시 소자를 꺼버리기 떄문에 명암비가 최대 백만대:1로 무한대에 가깝고, 베사 디스플레이 HDR 트루블랙 500 인증도 취득했다. 크기만 16인치일 뿐 성능 및 구성은 고성능 전문가용 모니터와 비슷한 수준이며,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도 가능하므로 기존의 전문가용 모니터와 ICC 연동 등도 가능하다.
인터페이스는 40Gbps 전송 속도의 썬더볼트 4 포트, 10Gbps급 USB 3.2 A단자, hdmi 2.1, 2.5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하는 RJ45 랜포트, 2.4기가비트를 지원하는 와이파이 6E가 적용된다. 전원은 USB-PD 충전을 지원하지만, 전용 어댑터를 사용해야 한다. 썬더볼트 포트가 있으므로 디스플레이 포트 입력도 가능하며, 외부 저장 장치나 충전 등도 지원한다. 또한 SD 슬롯이 SD 익스프레스 7.0 사양이어서 최대 985MB/s의 고성능 SD카드까지 활용할 수 있다.
인텔 코어 i9-12900H와 RTX 3080 Ti의 조합은?
리뷰용 제품의 프로세서는 12세대 인텔 코어 i9-12900H와 엔비디아 RTX 3080 Ti 16GB가 적용된 사양이다. 사양은 선택에 따라 인텔 i7-12700H, RTX 3070 Ti 6GB, 3060 6GB가 적용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인텔 제온-W11955M에 RTX A3000 및 A5000, 64GB 메모리를 장착한 워크스테이션 사양도 있다. 인텔 코어 시리즈는 16/32GB DDR5 메모리가 듀얼 채널로 구성돼있으며, 최대 64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리뷰용 제품은 32GB가 사용된다. 저장장치는 PCIe 4.0x4 1TB NVMe가 제공되며, 동일하게 PCIe 4.0x4 배속의 NVMe를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
구체적인 성능을 확인해보기 위해 컴퓨터 성능을 일관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DX11 기반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는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와 DX12 기반 타임스파이를 진행했다. 파이어스트라이크 결과는 그래픽 점수 2만 7865점, 물리점수 3만 423점으로 확인되며, 타임스파이는 그래픽 점수 1만 937점, CPU 점수 1만 4040점이다. CPU와 GPU 점수 모두 노트북으로는 최상위 수준이며, CPU는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코어 i7-11700K와 맞먹는다. GPU는 엔비디아 RTX 3070보다는 소폭 낮지만, 휴대용임을 감안하면 최고 성능이다.
아울러 3D 렌더링 성능과 엔진 처리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벤치마크도 진행했다. 옥탄 벤치 2020.1.5는 3D 렌더링 프로그램 옥탄 렌더의 성능을 확인하는 벤치인데, 결과에서 313.25점을 획득했다. 비교군인 GTX980과 비교하면 세배가 넘는 수준이며, 데스크톱용 엔비디아 RTX 3060 Ti보다 조금 높다. 비슷하게 3D 렌더링 작업에 쓰이는 블렌더 3.1 결과에서는 총합 261.64점을 획득해 인텔 i5-12600K보다 소폭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노트북이지만 최신 데스크톱 컴퓨터와 비교해도 중상급 사양, 1~2년 전 제품의 상급 사양과 맞먹는다.
특정한 언리얼 엔진 5에 실시간 광선 추적(레이 트레이싱), 8K 텍스처 기반 엔진 데이터를 처리해 컴퓨터의 성능을 확인하는 Ez벤치도 진행했다. Ez벤치는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EZbench를 검색해서 실행하면 누구나 무료로 컴퓨터 점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최소 8GB 비디오 메모리가 권장된다. 해당 테스트에서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이 획득한 점수는 FHD 기준 2만 7940점, 4K 기준 1만 1150점으로, 데스크톱용인 AMD 라데온 RX 6950보다 높고 RTX 3080 10GB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다. 게임 엔진 개발자가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PC마크의 ‘모던오피스’ 배터리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화상회의, 문서 편집, 웹 서핑, 3D 작업 등 실사용 환경을 반복 수행해 실제 배터리 체감 시간을 확인한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은 90Wh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고, 또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하이브리드 코어 기능을 통해 전력 소비가 최적화돼있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밝기 50%에 배터리 성능 우선에서 8시간 49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저전력 노트북과 비교하면 긴 시간은 아니지만, 45W급 인텔 H 시리즈 프로세서를 장착한 고성능 노트북으로는 상당히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이다.
전문가라면 탐날만한 제품, 가격은 부담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16 OLED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제품 중 가장 높은 성능과 전문가용 눈높이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하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인텔 코어 i9-12900H 프로세서, 엔비디아 RTX 3080 Ti 프로세서는 현재까지 출시된 노트북 중 가장 확실하고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며, DCI-P3 100%의 16형 OLED 패널은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지원하는 전문가용 모니터만큼 고품질 화상을 제공한다. 무게가 2.4kg으로 조금 무거운 점만 빼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다. 대신 터치 패드의 물리 버튼이라서 조작감에 호불호가 있고, 에이수스 다이얼도 사용자에 따라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성능만큼 가격대도 높다. 리뷰에 사용된 사양은 448만 원대며, RTX 3070 Ti 버전이 338만 원대, RTX 3060 버전이 278만 원대다. 3060 버전은 동급 사양과 비슷한 수준이고, 의외로 3080 Ti 버전은 동급 사양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인텔 제온 W-11955M에 4TB 탑재 제품은 A3000이 459만 원대, A6000이 846만 원대에 달하지만, 워크스테이션 특성상 비싼 가격대는 아니다. 어떤 조건에서든 고품질을 우선시하는 사용자, 그리고 고사양 작업을 휴대하면서 활용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찾아볼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