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박영걸 CTO, "직방의 홈 IoT 사업은 더 살기 좋은 집 위한 기술"
[IT동아 남시현 기자] “직방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초창기에는 원룸 위주의 부동산 정보 제공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수요와 데이터 분석을 거치면서 보다 나은 삶, 더 살기 좋은 곳을 제공하는 기술을 다루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프롭테크에 기술을 융합하고 있는 이유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단어로, 부동산에 IT 기술이 합쳐진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초창기의 직방은 부동산 정보 제공 서비스였으나, 11년 사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최근에는 집과 관련된 다원화된 산업 구조를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직방이 꿈꾸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란 무엇이며, 어떤 기술을 프롭테크와 융합하고 있는 것일까? 직방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영걸 부사장, 그리고 홈 IoT(Internet of Things, 이하 사물인터넷) 플랫폼 사업부 김종원 팀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초점은 집이 아닌 사람··· 사람 위한 기술 개발 中
박 부사장은 직방의 기술 전략, 특히 부동산을 기술적인 시각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건축이나 대지 등 부동산의 물리적인 요소를 하드웨어, 여기에 따라오는 서비스나 인적 자원, IT 요소 등을 소프트웨어로 따지고, 이를 조하고 디지털화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전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원격 근무와 소통 과정 등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 중이다. 김종원 팀장은 직방이 추구하는 ‘더 살기 좋은 곳을 만드는 기술’과 관련된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설립 11년 차를 맞았지만, 직방이 추구하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박 부사장은 원격 근무와 거점 오피스, 그리고 사물인터넷 기술의 결합으로 나아가고 있는 직방의 방향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직방 역시 코로나 19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았다. 초기에는 직방 역시 큰 사무실을 두고 있었지만, 코로나 19로 원격 근무를 병행하게 되면서 경기권 전역에 60여 개의 직방 라운지를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근무는 소위 말하는 커넥티드 환경으로 볼 순 없었고, 연구 개발을 거쳐 메타버스 기반의 메타폴리스를 공개했다. 결과적으로 직방은 집과 사무실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하느냐에 도전하고 있으며, 여기에 사물인터넷 혹은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직방도 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부터 디지털 전환 계획을 수립하며 사물인터넷 등의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을 수립해온 바 있다. 김 팀장이 직방의 사물인터넷 사업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기존의 사물인터넷 시장은 제조사 위주의 제품이었지만, 직방의 사물인터넷은 공간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장치를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이를 표준화하고 더 쉽고 편리하게 만들까 고민한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서 "현재는 무인 오피스나 비디오 폰 게이트웨이, 도어록, 카메라 연결성, 사물인터넷 하드웨어 등 집과 관련된 IoT 사업을 다각적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팀장은 AWS의 IoT 코어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AWS IoT 코어는 사물인터넷 장치를 클라우드와 연결하는 서비스며, IoT 기반 솔루션 통합에 필요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는데, 직방 역시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 팀장은 "집안에 인터넷을 넣는 게 어려운 일인 만큼, 누구나 끊어짐 없이 사물인터넷 기반의 홈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다. 그래서 직방 IoT 사업부는 확장성이나 호환성 등 사용자의 이용에 끊어짐이 없게 하기 위해 AWS Iot 코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을 통해 폐쇄적인 생태계를 만들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직방이 개방적인 개발 문화를 갖춘 배경에 대해 박 부사장은 "공유, 차용, 자동화, 경험을 통한 인식 변화"라는 네 가지 모토를 꼽았다. 그는 "직방의 개발 문화는 한땀 한땀 만드는 측면보다도, 필요한 부분은 자동화하고 더 효율적으로 나아가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배울 것은 배우고, 차용할 것은 차용하는 실리적인 문화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그 결과물을 직접 적용하고 경험한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 덕분에 직방은 다른 기술 기업들보다 받아들이는 게 빠르고, 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직방 내에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넘어서는 클라우드 머스트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클라우드를 쓰는 게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잘 사용할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만큼 직방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고, 자동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요 업무가 집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할까인 만큼, AWS의 서버리스 컴퓨팅 플랫폼인 람다나 이벤트 발생 관리인 AWS IoT 이벤트 등을 도입해 비 개발적인 요소는 자동화하고, IoT 개발 작업에만 집중한다”고 답했다.
"IoT 플랫폼의 기반은 데이터, 메타버스도 그 일환"
한편, 지난해 직방은 메타버스 기반의 사무실 '메타폴리스'를 공개한데 이어, 올해 '소마'로 영역을 넓혔다. 프롭테크 기업이 웬 메타버스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박 부사장은 이 역시 IoT 사업과 관련이 있으며 미래 전략 실현을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직방 서비스 중에 모바일 모델하우스나 3D 단지 투어 등이 있다. 이런 기술을 우리는 직방 3D(ZED)라고 부르는데, 이 서비스를 응용한 게 가상 오피스"라며 소마의 등장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직방의 가상 오피스 소마는 오프라인에 있는 사무실을 가상으로 옮긴 세계다.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위치를 가려면 직접 가상 세계에서 이동해야 하고, 회의를 하려면 모든 인원이 같은 공간으로 모여야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들을 우리는 버추얼 싱(Vitrual Thing)이라고 한다. 이런 관점으로 형성된 데이터도 사물인터넷 개발에 활용하자는 게 소마의 당면한 목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직방은 '부동산'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직방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프롭테크 기업이 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계산하고 있다. IoT와 클라우드, 메타버스를 단편적인 조각만 보고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유기적으로 연계된 점들을 짚어보면 최적의 경로를 찾기 위한 시도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직방이 추구하는 미래는 어떨지, 박 부사장에게 구체적인 정리를 부탁했다.
박영걸 부사장은 "직방은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직방 유저 인터페이스(ZUIX)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스템의 사용자 경험을 일관성 있게 정렬하고 있고, 또 IoT 플랫폼은 여러가지 이기종 시스템이 호환되고 연결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 또한 직방 3D 기술인 제드(ZED)와 모바일 기술을 융합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제조사와 산업 생태계, 연계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사업을 풀어갈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며, 오픈 리스라는 키워드를 토대로 열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