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빠르다는 와이파이7, 2024년 상용화 앞두고 관련 솔루션 속속 등장
[IT동아 김영우 기자] 와이파이(Wi-Fi)는 2022년 현재, 디지털 기기를 위한 근거리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비롯한 단말기는 물론, 스마트 TV나 스마트 에어컨과 같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결합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와이파이는 널리 적용되고 있다.
블루투스(bluetooth)나 지그비(Zigbee)를 비롯한 다른 근거리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과 와이파이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다. 2022년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와이파이6(802.11ax) 규격의 경우, 이론상 최대 9.6Gbps의 대역폭을 구현할 수 있다.
최대 2Mbps인 블루투스(5.0), 최대 250kbps에 불과한 대역폭을 발휘하는 지그비(3.0)에 비하면 이것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알 수 있다. 대신 블루투스나 지그비는 와이파이처럼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진 못하지만 소비전력이나 통신 모듈의 크기, 그리고 가격 면에서 이점이 있어 와이파이와는 다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와이파이는 1997년에 첫 규격(802.11)이 제정된 이후, 4~5년 주기로 성능을 높인 새로운 버전이 등장했다. 현재의 와이파이6는 2018년에 첫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9년에 최종 규격이 확정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현재 와이파이6보다 성능이 향상된 와이파이7(802.11be) 규격이 개발 중이다. 와이파이 관련 단체의 연합체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는 오는 2024년까지 와이파이7의 표준화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와이파이7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한층 향상된 데이터 전송속도다. 현재 공개된 와이파이7의 최대 대역폭은 46Gbps에 이르는데, 이는 현재의 와이파이6에 비해 5배가량 향상된 것이다. 이를 위해 와이파이7은 기존 와이파이6까지 이용하던 2.4GHz와 5.0 GHz 주파수 대역 외에 새로 6GHz 대역까지 이용한다.
참고로 6GHz 대역은 와이파이6의 확장 규격인 와이파이6E 규격에서 처음 지원한 바 있다. 와이파이6E는 데이터 대역폭이 와이파이6와 동일한 최대 9.6Gbps지만 한층 늘어난 채널을 이용하므로 신호 간섭도 적고, 더 많은 기기가 접속하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었다.
다만, 수치적인 통신 속도 면에서 와이파이6와 와이파이6E의 차이는 없기 때문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용자들이 상당수였다. 이러한 이유로 와이파이6E는 와이파이6에 비해 지원하는 공유기나 단말기의 수가 적은 편이며, 규격 자체의 인지도도 높지 않다.
하지만 와이파이7은 이용할 수 있는 채널 폭을 160MHz에서 320MHz까지 끌어올렸으며, 여러 채널을 함께 활용해 데이터의 전송과 수신이 동시에 진행되는 MLO(Multi Link Operation) 기술까지 적용했다. 덕분에 무선 환경에서도 유선과 거의 차이가 없거나 대등한 수준의 속도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와이파이7과 관련한 제품 및 서비스도 이미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미디어텍(Mediatek)이 지난 1월 자사의 시험 제품을 이용해 와이파이7의 시연에 성공했으며, 4월에는 브로드컴(Broadcom)이 와이파이7을 지원하는 칩 세트의 샘플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그리고 퀄컴(Qualcomm)은 오늘(28일), 와이파이7을 지원하는 신형 RF 프론트엔드(RFFE) 모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RF 프론트엔드 모듈은 와이파이 칩과 안테나 사이에서 위치하며, 신호의 증폭 및 분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와이파이7의 표준 규격은 2024년에 확정될 예정이지만, 상당수의 관련 업체들이 빠르게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와이파이7를 지원하는 단말기나 공유기 제품은 2023년에 한 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와이파이7의 이론상 최대 대역폭이 최대 46Gbps지만 제품에 내장된 안테나의 형태 및 칩의 종류, 그리고 소비전력 등의 변수로 인해 실제 시장에 출시된 제품의 실제 성능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6 역시 이론상 최대 대역폭인 9.6Gbps을 실현한 상용제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일부 최상위급 제품이 이론상 최대 대역폭의 절반 수준인 4.8Gbps 수준의 속도를 지원하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