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가상자산 산업의 성장 투명성과 신뢰에 달려있다"
[IT동아 정연호 기자]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가 오늘 28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LINKS Seoul 2022’를 개최해 가상자산 산업이 당면한 문제들을 논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된 LINKS 행사에선 가상자산 범죄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 등 가상자산 업계의 중요한 안건들이 다뤄졌다.
체이널리시스는 정부, 금융기관, 보험회사, 사이버 보안회사가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이버 범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데이터,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리서치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소비자가 가상자산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사, 규정 준수 및 시장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체이널리시스 LINKS 행사는 금융기관, 가상자산 기업, 정부기관의 리더가 참여해 가상자산과 관련된 핵심 안건들을 논하는 자리로, 런던·뉴욕·시드니·도쿄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서울에서도 열렸다.
체이널리시스의 공동창업자 겸 CSO인 조나단 레빈(Jonathan Levin)은 “가상자산은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 장소에서든 다른 곳으로 정보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다양한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가상자산은 대출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출시되면서, 기존 금융기관들도 많은 관심을 두게 된 기술이다. 다만, 최근 가상자산 가치의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온 테라-루나 사태나, 해킹 및 자금 세탁 등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가 손상된 것도 사실이다. 체이널리시스를 비롯한 다양한 가상자산 기업들이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체이널리시스의 핵심 역량은 ‘블록체인 위에서 어떠한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체이널리시스의 연구팀은 기존에 포럼이나 조사 등을 통해서 불법자금과 연루되는 엔티티(가상자산 지갑주소에 연결된 개인 혹은 조직)에 대한 정보를 분석해 놓는다. 그리고, 블록체인 위에서 발생하는 거래 중 라벨링이 안 된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불법자금의 패턴과 유사한 것들을 발견하면서 불법자금을 추적한다.
조나단 레빈 CSO는 “우리는 데이터 플랫폼 회사로서 정부와 산업이 불법 행동을 막을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현재 70개국에서 750개 이상의 고객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사례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의 수사와 폐쇄를 도운 것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웰컴 투 비디오의 범죄를 통해서 벌어들인 암호화폐를 추적하는 것을 지원했다. 또한, 암호화폐 세탁 방식으로 북한에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막는 것도 협조했다.
조나단 레빈 CSO는 “시장은 전반적으로 구축 단계와 실행 단계로 나뉜다. 구축 단계에선 시장이 조용하고 활동이 별로 없지만, 실행 단계에선 구축된 신기술을 통해 많은 비즈니스가 발생한다. 가상자산 업계도 구축 단계로 다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체이널리시스는 구축 단계에서 멀티체인, 소비자 보호, 국가 안보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했다. 이어, “지난 며칠 동안 한국에서 방문한 모든 매장엔 뛰어난 결제 기술이 있었다. 한국은 미래의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국가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국은 체이널리시스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조 연설을 마무리했다.
체이널리시스의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 톰 울웨이(Tom Woolway)는 “체이널리시스는 국가의 수사 기관,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에 종사하는 사람들(리스크 관리), 가상자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4년 이후로 방대한 데이터를 쌓아왔고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네 가지 부분에 책임 의식을 갖고 집중하고 있다. 첫째,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불법적인 행동을 추적하고 자금의 흐름을 실제로 막을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얻은 데이터로 인사이트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셋째,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복잡해진 결제 프로세스를 단순화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체이널리시스는 기존 솔루션과 함께 새로운 솔루션인 ‘스토리라인(Storyline)’을 공개했다. 스토리라인은 디파이, NFT 등의 스마트 콘트랙트(계약)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블록체인 분석 솔루션이다. 디파이와 NFT 거래는 자금을 추적하는 게 쉽지 않다. 거래에 대한 경계가 불명확하고, 많은 노드가 거래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며, 거래가 언제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스토리라인은 디파이와 NFT 거래를 시각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불법자금을 추적을 도울 수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NFT 도난 사례와 함께 스토리라인을 설명했다. 범죄자 A는 NFT를 보유하고 있던 B의 가상자산 지갑을 해킹해서 NFT를 탈취했다. 스토리라인을 통해선 B의 지갑주소에서 A 지갑주소로 NFT가 이동됐다는 걸 표시하고, A와 B를 각각 ‘범죄자’ ‘피해자’로 라벨링을 붙일 수 있다. 그리고, A가 탈취한 NFT를 어떠한 암호화폐로 교환했는지 계속 추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간 거래소에 협조를 요청하면 해당 계좌를 동결하거나, 계좌의 신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체이널리시스의 백용기 한국 지사장은 “현재 가상자산 고객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가상자산 비즈니스가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검증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에 2만 개가 넘는 코인이 있는데, 이러한 코인들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다들 우려스러워한다. 불법행위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고, 기존의 방식을 대체하는 양상들이 나타날 것이다. 체이널리시스의 역할은 강력한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서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