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스타트업 양성소로 거듭난 SKT… “차세대 유니콘 후보를 찾습니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대기업이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창업 생태계에 기여함으로써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대기업 입장에서 얻는 것도 있다. 내부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신선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나아가서는 스타트업과의 사업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SK텔레콤(이하 SKT)도 이러한 이유로 활발히 스타트업 육성 사업을 펼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그간 ‘브라보 리스타트’, ‘101 스타트업 코리아’ 등 다양한 육성 사업을 운영하며 꾸준히 유의미한 성과도 거뒀다. 집토스, 정육각, 지바이크, 비주얼캠프, 수퍼빈, 헤이딜러, 집닥 등 거처 간 스타트업들도 화려하다. 이제는 유니콘이 된 버킷 플레이스(오늘의 집)는 6명에 불과한 작은 팀일 때부터 SKT와 인연을 맺었다. 지금까지 지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를 모두 합하면 5조 원에 달한다.
현재 SKT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먼저 높아진 ESG에 대한 관심에 발빠르게 대응해 지난해부터 ‘ESG 코리아’를 시작했다. ESG 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SKT의 ESG 경영 활동과의 연계도 모색한다. 나머지 하나는 SKT의 대표 스타트업 육성 사업인 트루이노베이션이다. SKT와 사업 연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우수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6개월간 지원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인공지능 기반 수면진단 및 수면 가이드 서비스 ‘에이슬립’ ▲MEC 기능 향상을 위한 경량간소화 지원 서비스 ‘에너자이’ ▲CCTV 활용 오프라인 방문객 데이터 분석 서비스 ‘메이아이’ ▲AI에 인격을 부여하는 디지털 페르소나 서비스 ‘스피링크’ ▲콘텐츠 협업 제작 관리 및 커뮤니케이션 ▲이륜차 전용 스마트 네비게이션 및 솔루션 ‘다테크니끄’ ▲스타트업 대상 개인정보 관리 서비스 ‘오내피플’ ▲성격유형 검사 및 그룹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우트’ ▲5G 기반 비대면·원격 호흡기 검체채취 로봇 ‘바이오트코리아’ ▲Z세대 대상 사용자 리뷰 분석 및 맞춤형 리뷰 제공 ‘빌리뷰’ ▲해외 구매자 대상 K-커머스 서비스 ‘서울리시’ ▲온라인 목표지향 그룹 독서 서비스 ‘아씨’ ▲컨텐츠 제작 관리 및 협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이미지블’ 등 14개 팀이 올해 1기로 선발됐다.
오는 30일까지 참여 기업을 모집하는 2기는 중소기업벤처부의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과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의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SKT는 올해 트루 이노베이션 2기에서 최대 15개 팀을 선발해, 그중 우수한 3개 팀을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에 추천할 예정이다. 추천을 받은 팀들은 향후 10개월간 창업진흥원의 후속 관리와 함께 최대 1억 원의 사업화 지원금 , 최대 3억 원 규모 R&D 전략사업 비용을 지원받는다.
SKT ESG 얼라이언스 조직에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업무를 담당하는 박재환 매니저는 트루 이노베이션의 여러 지원 중 특히 멘토링을 강조했다. 매달 다양한 VC를 만나 사업을 소개하고 투자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VC멘토링과 6개월간 스타트업과 함께 호흡하며 좀 더 깊이 있고 구체적인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전담 멘토링을 제공 한다. 이외에도 홍보, 투자 법무 기술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여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다.
박 매니저는 SKT만의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스타트업 서포터즈’ 제도도 소개했다. 스타트업 분야에 관심있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SKT구성원 약 200명을 모집하여 꾸렸다. SKT구성원은 최신 스타트업 트렌드를 배우고, 사업연계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스타트업 대표에게는 사업을 소개할 기회인 동시에, 현직 전문가들의 인사이트와 노하우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사무실 한 칸도 마련하기 어려울 초기 스타트업에 큰 도움이 될 사무 공간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최대 4인실에서 9인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 마련돼 있다. 개별 사무공간 외에도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는 라운지나 세미나 공간, 회의실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테스트용 기기를 포함한 비즈니스 인프라도 제공된다. 이 모든 공간과 인프라가 지원 기간인 6개월 동안 별도 비용없이 기본 지원된다.
트루 이노베이션과 같은 대기업 스타트업 프로그램의 가장 큰 이점은 주관 기업과의 사업 연계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묘수를 찾을 수 있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빠르게 대기업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T는 심사 단계에서부터 사업 부서가 참여하며, 선정 이후에도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스타트업을 만나며 협업을 논의한다.
SKT 트루 이노베이션이 지원 스타트업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뭘까? 박 매니저는 “서비스의 매력도, 구현가능성, 멤버구성 등 다양한 측면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잘 정의하고, 그걸 해결할 능력과 의지, 실행력이 있는 팀이라면 어디라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