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첫 데스크톱 그래픽 카드 공개··· 'GPU 시장 달굴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인텔의 Xe HPG 마이크로 아키텍처 기반 데스크톱 그래픽 카드가 중국 시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그래픽 카드는 보급형 라인업인 아크(ARC) 3 시리즈의 A380 6GB 모델로, 지난 3월 말 인텔 아크 그래픽 카드 라인업을 공개한 이후 첫 데스크톱 그래픽 카드다. 인텔은 중국 시장을 시작으로 올 3분기 안에 전 세계에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 아크 3 A380은 6나노미터 공정 기반의 TSMC N6 공정을 기반으로 하며, 8개의 Xe 그래픽 코어와 2개의 렌더 슬라이스, 8개의 광선 추적 장치가 탑재된다. 그래픽 기본 동작 속도는 2000MHz며, 열 설계 전력은 75W로 높지 않다. 메모리는 GDDR6 메모리 6GB가 탑재되며, 대역폭은 PCIe 4.0을 기반으로 하며, 186GB/s의 메모리 대역폭과 15.5Gbps의 메모리 속도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는 최대 7680x4320을 지원하며, 최대 네 대의 디스플레이를 부착할 수 있다.
지원 기능 면에서는 실시간 광선 추적과 업스케일링 기술인 XeSS(Xe Super Sampling)이 지원되며, H.265(HEVC) 하드웨어 인코딩 및 디코딩, AV1 인코딩 및 디코딩, VP9 비트스트림 및 디코딩도 원활하게 지원한다. 또한 인텔 딥 링크 스트림을 지원해 인텔 프로세서와 함께 활용할 때 연산 처리 및 인코딩 작업 시 내장 그래픽과 함께 동작해 성능을 더 끌어올린다.
선 공개된 성능은 인상적, 드라이버는 미지수
이번에 공개된 성능에 따르면, 인텔 아크 3 A380은 동일 조건에서 AMD의 동급 그래픽 카드보다 15~30%가량 앞선 성능을 보인다. 인텔은 인텔 코어 i5-12600K 및 MSI Pro Z690-A WiFi, 32GB(2x16GB) 3200MHz DDR4 메모리가 탑재된 시스템에 아크 3 A380과 AMD 라데온 RX 6400를 교차 연결해 성능을 시험했다. FHD 해상도 중간 설정으로 비교한 결과, 나라카: 블레이드 포인트 및 JX 리메이크에서는 최대 27%의 프레임 향상, F1 2021과 러스트에서는 각각 26, 24%의 프레임 향상이 관측됐다. 토탈워사가: 트로이, 더 위처 3, 아케이드게돈, 메트로 엑소더스에서는 17~22% 정도 프레임이 높았고, 울펜슈타인: 영블러드, 데스티니 2에서는 14~15%의 성능 차이만 관측됐다.
고무적으로 볼 내용은 중국 시장에서 AMD 라데온 RX 6400의 소매 가격이 아크 3 A380보다 약 15% 비싼 가격이라는 점이며, 가격 투자 대비 25%가량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와 비교하면 엔비디아 지포스 GTX 1660 정도의 성능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는 어디까지나 호환성이 동급일 때 가능한 이야기다.
그래픽 카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그래픽 드라이버의 소프트웨어 지원이 필수다. 하드웨어 성능이 높더라도 그래픽 드라이버에서 게임을 제대로 호환하지 않으면 실행이 안되거나 그래픽이 깨지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AMD와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그래픽 드라이버 생태계를 꾸려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인텔은 이제 시작인 만큼 어디서 어떤 호환성 문제가 벌어질지 미지수다.
인텔은 인텔 아크 3 A380을 위한 인텔 그래픽 드라이버 30.0.101.1736 버전을 함께 출시했다. 이 드라이버는 1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Xe 내장 그래픽, 아크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또한 레드아웃2, 레지던트 이블 2 및 3, 레지던트 이블 7: 바이오하자드에 대한 최적화를 함께 적용했다.
하드웨어는 중국 브랜드 Gunnir의 ‘Arc A380 Photon 6GB OC’로 첫선을 보이며, 에이수스나 MSI, 기가바이트, 에이서, HP 등 주요 파트너사에서도 아크 3 A380 기반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Arc A380 Photon 6GB OC는 길이 222mm의 소형 그래픽 카드로, 두 개의 90mm 냉각팬이 장착돼있다. 전력은 총 92W가 필요하며, 8핀 PCIe 전원 커넥터만 있으면 된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생산자권장가격(MSRP) 기준 150달러(한화 19만 3천 원대)다.
경쟁 심화된 그래픽 카드 업계, 인텔의 향후 방향은?
인텔이 Xe HPG 기반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이밍 그래픽 카드 시장이 삼분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첫발을 내디딘 인텔에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 카드, RTX 40 시리즈(코드명: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빠르면 올해 말이면 출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게다가 새 그래픽 카드 출시를 앞두고 이전 세대인 RTX 30 시리즈의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AMD 역시 올해 연말에 와트당 성능이 전 세대 대비 50% 향상된 RDNA 3 아키텍처 기반의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출시한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주요 경쟁사가 모두 새 공정, 새 그래픽 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라, 이제 막 시작하는 인텔 입장에서는 대단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게이밍 시장을 떼놓고 보면 크게 문제 되진 않는다. 인텔이 그래픽 카드 시장에 진출한 것 자체가 향후 인공지능이나 3D 렌더링, 하드웨어 디코딩 등 그래픽 카드를 활용하는 시장을 노리기 위한 포석이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첫 공개 이후 4년 만에 등장한 인텔 아크 그래픽 카드가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을지 두고 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